'경차 전성시대' … 현대차 경차 출시 안하는 까닭은


일선 영업소 경차 필요성 제기
사측, "수익성 떨어져 부정적"

국내 경차 시장은 올 상반기에 호황을 누렸다. 올 1~7월까지 국내 경차 판매대수는 젼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12만4450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현대차는 경차를 팔지 않고 있다. 경차 시장이 날개를 달면서 현대차가 경차를 내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 영업소 관계자는 6일 "요즘 경차가 잘 팔리고 있는데 영업사원들이 경차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면서 "기아차는 경차가 있어 영업사원들이 상대적으로 차를 팔 기회가 더 많다"고 말했다.


현재 경차 시장에선 기아차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 올 초 가세한 기아차의 박스형 CUV '레이' 등 총 3개 모델이 경쟁중이다. 모닝은 현대차 아반떼에 이은 국내 베스트셀링카다. 올 1~7월 판매량은 5만5603대로 기아차 내수 차종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다. 올 연말까지 경차 3개 모델의 판매량은 2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산차 대표주자인 현대차는 경차 생산에 부정적이다. 유럽과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선 경차 'i10'을 팔고 있으나 국내 소형차 수요는 엑센트 한 차종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엑센트는 중국 미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수출 효자 차종으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작년 3월 엑센트보다 한 체급 낮은 소형차로 인식되던 클릭의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차가 경차를 만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쏘나타, 그랜저 등 중대형차에 비해 한 대 팔아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차 필요성을 굳이 못 느껴 당분간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올해 경차 판매가 늘어난 데는 고유가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산차 구매자들이 원래 작은차 선호도가 낮아 경기 영향에 따라 경차 시장이 다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경차 수요가 한정적인 것도 제조사 입장에선 부담이다. 업계는 모닝과 스파크 2개 차종만 있어도 충분히 수요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만약 현대차가 경차를 내놓게 되면 기아차 모닝과 라인업이 겹쳐 기아차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며 "경차 생산라인을 추가해 놓고 막상 경차가 안팔리면 손실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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