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 (논단II) 시멘트산업과 환경문제

     ȣ : 113             ۼ : 2003-12-30             ȸ : 35891            
 

시멘트산업과 환경문제

심종성(한양대학교 건설교통공학부 교수)

오늘날 지구환경문제로 거론되는 사항들은 오존층파괴, 열대림감소, 사막화, 산성비, 야생식물의 감소, 개발도상국의 환경파괴, 해양오염, 유해폐기물의 국경이동, 그리고 지구 온난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문제 중 지구 온난화문제는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서 부각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원인규명은 거의 완료단계에 있으나, 적절한 방지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문제발생을 유발하는 인류의 욕망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법만이 유일하다고 결론이 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은 지구 대기중에서 단열재 역할을 하는 온난화 가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온난화 가스로는 수증기나 탄산가스 등이 거론되지만, 이중 탄산가스의 경우는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에 석유소비량이 증가되면서 대기중의 탄산가스 농도도 따라서 급속하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과학자들의 예측으로는 앞으로 100년간 지구의 평균온도는 약 2℃ 정도 상승할 것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남북극권의 융해에 따른 메탄가스발생, 해수면의 상승, 강우특성의 변화, 식량생산량의 감소 등 다양한 지구환경문제가 야기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산업에서도 시멘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부터 시멘트를 사용하는 건설공사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탄산가스를 배출하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의 90% 이상은 그 원인을 탄산가스에 두고 있으므로 시멘트산업에서의 탄산가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어느 통계자료에 따르면 포틀랜드 시멘트의 탄산가스 배출은 0.235 kg·c/kg 으로, 이는 강판생산의 경우 0.436 kg·c/kg 보다는 작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멘트산업에서의 탄산가스 문제는 원료 채굴로부터 소성, 분해, 수송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건설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서의 에너지 절감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현재 어느 정도 수준까지에는 도달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이러한 노력은 한층 더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된 통계자료에서 제철소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인 고로슬래그를 시멘트의 일부로서 대체할 경우에는, 탄산가스배출량이 0.138 kg·c/kg 정도로 현격히 감소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따라서 제철산업에서 발생되는 고로슬래그를 포틀랜드 시멘트에 적극 활용할 경우, 석회석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와 더불어, 고로슬래그의 재활용 효과로 인하여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로슬래그의 시멘트 대체효과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플라이애쉬의 시멘트 대체효과와 더불어 시멘트콘크리트의 장기강도 증진 및 내구성 증진의 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보고되고있다. 따라서 플라이애쉬 또는 고로슬래그 등의 혼화재를 이용한 혼합시멘트의 활용은 에너지 절감 뿐 만 아니라 환경부하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내구성 증진효과까지를 감안하면 일석이조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건설폐기물을 그대로 시멘트의 원료로 시멘트제조 공정에 투입하는 완전 재활용형 콘크리트 등, 재활용을 전제로 하는 콘크리트재료의 연구·개발에 이미 돌입한 실정이고, 따라서 우리나라도 환경대책에 공헌하는 관점에서 시멘트산업이 무언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골재의 재활용이나 석탄회를 이용한 인공골재의 개발·보급에 의해 유한의 석회석 자원의 소비를 줄이는 일은 시멘트산업의 영속은 물론, 자연환경보호 차원에서도 반듯이 해결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산업폐기물의 활용을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다양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폐기물 중의 염소분은 시멘트 킬른의 조업과 시멘트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이 염소분을 시멘트 소성공정도중에 제거하는 「염소 바이패스 기술」, 재활용이 안 되는 저품질의 폐플라스틱을 시멘트 소성용으로 연료화하는 「폐플라스틱 연료화 기술」 등이 이미 개발·실용화되고 있다. 더욱이 중금속이나 염소분을 포함한 도시 쓰레기 소각회를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전처리 기술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원료의 50% 이상을 도시쓰레기 소각회로 한 「에코시멘트」는 소각회 중에 포함되는 중금속도 회수·재활용하는 「100% 리사이클시멘트」 기술로써 완성되어 그 플랜트가 선진국에는 계속 건설되고 있다. 이 에코시멘트 기술과 염소 바이패스 기술을 결합시킨 「폐플라스틱·폐유리 동시 처리 프로세스」와 유휴 킬른에 바이오기술을 응용하여 도시쓰레기를 연료화 시키는 기술 등, 이 방면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의한 신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환경을 개선하는 콘크리트도 최근 실용화되고 있는데 이중 하나가 대기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광촉매 콘크리트이다. 이는 광촉매를 콘크리트에 혼합하거나 도포함으로써 제조되는데 이러한 광촉매 콘크리트를 도로 및 보도블록, 차음벽, 중앙분리대, 그리고 각종 패널을 비롯한 건축자재 등에 적용할 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을 비롯한 각종 대기오염물질의 제거가 가능하고 아울러 탈취, 항균, 자기정화 기능이 발현되어 보다 쾌적한 환경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는 서서히 IMF의 긴 터널을 벗어나 경제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건설업계는 아직도 침체 분위기에 놓여 있고, 이러한 건설 경기의 침체는 시멘트의 수요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21세기 건설시장의 변모에 대비하여 시멘트업계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21세기에 시멘트 및 콘크리트산업이 핵심 건설 재료로써 계속적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노동, 자원, 에너지절약을 통하여 비용의 한계를 극복하지 않을 수 없으며, 최대한의 환경보호를 고려한 생산 및 교역체제를 확립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20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발명왕 에디슨은 시멘트콘크리트의 장점을 근거로 「20세기는 시멘트 콘크리트의 세기」라고 예언한 바 있다. 과연 그의 예측대로 시멘트산업은 20세기를 통해 도로, 항만, 공항, 도시건설 등 사회기반시설의 구축과정에서 기초 자재를 공급하는 주요산업으로써 활약하였다. 21세기에도 시멘트 산업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구환경 문제를 반드시 고려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시멘트 생산과정의 혁신, 혼화재의 활용, 혼합시멘트의 사용, 건설폐기물처리, 에코시멘트 개발, 광촉매 콘크리트개발 등의 각종 환경친화 시멘트·콘크리트 신기술의 과감한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관·산·학 협동연구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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