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에 '제빵왕' 납시오
국내 첫 제빵 올림픽 최고상 김덕규 기능장 재능 기부
국제신문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2012-03-09 23:23
- '인제대愛' 오픈·강좌 개설…수익금은 학생 장학금 지급
"아무리 좋은 제과·제빵 기술이라도 혼자만 알고 있으면 더는 발전이 없고 혼자만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젊은 층에 전수하고 공유하면 우리나라 제과·제빵 기술의 발전을 견인하고 나눔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로 불리는 김덕규(47·사진) 기능장. 그는 요즘 인제대와의 공동브랜드인 '인제대애(愛) 김덕규제과' 구상과 제과·제빵 아카데미 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근 인제대에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기로 협약한 까닭이다. 그의 재능기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는 2010년 '제과·제빵 올림픽'으로 불리는 월드페스트리팀 챔피언십에서 국내 최초로 최우수상(초콜릿 공예 부문)을 수상했다. 이후 그에게 업체들의 사업제안이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모두 거절했다. 김 씨는 "공동사업을 하면 체인점 개설이 늘어나 돈을 벌 수 있지만 자신을 믿고 체인사업에 뛰어든 다른 사람들은 잘 벌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제안을 아예 차단했다"고 말했다.
김 씨와 재능기부 협약을 체결한 인제대는 캠퍼스 내 일강원 로비에 '김덕규 제과제빵 연구소와 판매점'을 겸한 '인제대애(愛) 김덕규 제과점'을 설치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올 5∼6월 공사가 끝나면 오븐 등 제과·제빵 시설을 갖추고 문을 열기로 했다.
그는 "대학 내에 제과점이 갖춰지면 여러 가지 빵과 과자를 만드는 과정을 학생들에게 직접 전수하는 등 실습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제과·제빵 아카데미도 수시로 개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대학 측과 아카데미 일정과 강의 주제를 협의 중이다.
인제대는 학생들이 초콜릿 공예에 관심이 많아 아카데미 첫 강의로 초콜릿 만들기 아카데미를 계획하고 있다. 또 쿠키·케이크 만들기 등 다양한 아카데미를 마련할 예정으로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인제대愛 김덕규 제과점'에서 만든 빵과 과자류는 현장에서 판매하고 수익금은 대학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다. 김 씨는 인제대와 연구개발, 공동브랜드 사용, 디자인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하는 등 다양하게 재능기부를 할 방침이다. 그는 "김탁구와 이름도 비슷하고 제빵왕 김탁구 방영 중일 때 월드페스트리팀 챔피언십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제빵왕으로 불리는 것 같다"며 "평생교육원을 통해 여러 학생들을 만나고 제과·제빵 기술을 제대로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기능장은 경남 통영 출신으로 1980년 제과계에 입문했고, 양산대 호텔식품가공 제과제빵과 교수로 강의했다. 30세까지 창원 등지에서 일하다 1997년 김해시 삼정동으로 옮겨 김덕규 제과점을 경영하고 있다. 또 미국 유제품베이커리 심사위원, 아시아 페스트리언십 심사위원, 대한제과협회 기술지도위원장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