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있는 밤

문태준 시인 :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 함민복 시인 : 구름의 주차장 / 이장희 시인 : 봉선화 / 이향지 시인 : 도토리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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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30.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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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詩 : 문태준


 

이제는 아주 작은 바람만을 남겨둘 것


흐르는 물에 징검돌을 놓고 건너올 사람을 기다릴 것


여름 자두를 따서 돌아오다 늦게 돌아오는 새를 기다릴 것


꽉 끼고 있던 깍지를 풀 것


너의 가는 팔목에 꽃팔찌의 시간을 채워줄 것


구름수레에 실려가듯 계절을 갈 것


저 풀밭의 여치에게도 눈물을 보태는 일이 없을 것


누구를 앞서겠다는 생각을 반절 접어둘 것









구름의 주차장


 

       詩 : 함민복









구름의 주차장에서

구름을 기다렸네

구름은 오다

구름을 버리고 흩어졌네

눈알을 달래

마음을 풀었네

눈알과 마음을 믿은 죄로

세월은 가고 나는 늙어

구름에서 멀어지고 있네

나는

나를 타고 움직이고 있었네









봉선화


 

      詩 : 이장희


 

아무것도 없던 우리집 뜰에

언제 누가 심었는지 봉선화가 피었네.

밝은 봉선화는

이 어두컴컴한 집의 정다운 등불이다.


 








도토리 꿈


 

      詩 : 이향지


 

모든 도토리가 모두 상수리나무 되는 것 아니다

아니다

모든 도토리는 상수리나무가 되고 싶다











































 


 

바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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