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조울증 치료, 기분안정제만으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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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3.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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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치료, 기분안정제만 먹으면?


 


 당신을 비롯하여 당신이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은 조증이 단지 활기차고 낙관적이며 활력이 넘치는 상태이고, 우울증은 염세적이며 쉽게 실망하는 경향이라 믿을 수도 있다.

 또한 당신의 혼재성 삽화나 급속 순환(조증으로 갔다가 우울증으로 갔다가 하는 양상)은 타고난 변덕이나 음울한 기질이라 생각할 것이다. 사실 양극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급격한 기분 변동이나 기질적 장애가 있었다는 근거가 있다. 

 미국우울조울병학회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양극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 많은 수에서 어린 시절을 비롯한 과거에 우울증과 경조증 삽화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곱 아키스칼은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양극성 장애 환자의 특징이라고 말하는 행동, 습관, 자세들이 실제로 매우 가벼운 형태의 기분장애이거나 양극성 장애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청소년기에 기분부전장애나 기분순환장애를 앓았다면 그것은 이후에 양극성 우울증 삽화로 발전할 위험성을 예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울증 치료 뿐만 아니라 기분순환장애를 치료함에 있어서도 리튬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소아기나 청소년기에 기분부전장애나 과다한 기분장애를 겪었다면 그것은 경조증 삽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리튬과 같은 기분안정제 없이 항우울제를 단독으로만 복용하였을 경우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앞에서 말한 네 가지 취약한 기질 중 하나를 타고났다면 조증이나 우울증 삽화 이후 정상 상태로 돌아왔을 때에도 당신은 여전히 기분의 변동을 경험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질은 비교적 일정하게 변함이 없으며 장애에 대한 당신의 생물학적 취약성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기질은 장애의 발병 이전부터 계속 있으며 증상 악화가 호전된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양극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항상 기분 변동이 있다고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기분 변동이 성격보다는 장애를 가진 뇌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성격으로 비춰질 수 있는 어떤 것이 실상은 당신이 가진 장애로 인한 증상이며 그것은 좀 더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조울병 치유로 가는 길)



 조울증 치료는 그리 간단치 않다. 윗글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어릴적 혹은 청소년기에 이미 기질적 원인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의원 내원 환자들 중 성년 환자들을 살펴본 결과도 그렇다.


 당장에 문제가 되어 자신의 의지로, 혹은 보호자의 권유로 내원하게 된 상황은 20-30대 이후라고 할지라도, 이들 또한 과거 10대나 10대 미만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이미 이때부터 이 병이 시작된 경우가 훨씬 많다.

 다만, 이때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감정이나 급격한 정서적 혼란을 언어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표현한다고 해도, 전문가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줄 부모나 보호자의 조력을 받는 것이 여의치 않는 상황도 많다.

 첫째 이유는 부모가 이 병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동이 보이는 문제를 단순히 품행장애의 문제나 비행청소년, 혹은 일탈 행위로만 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심각한 일탈 행위로 이어지고 난 뒤에야 상담을 내원하고, 그때까지도 부모들도 이 병 때문에 이런 반항이나 학교적응장애, 일탈 행위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점을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두번째 이유는 아동이 자신의 병을 적극적으로 표현할만한 가정 환경이 되지 못한 경우다. 특히 부모로부터 상처받으며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부모에게 이런 문제로 정신과 진료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아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세번째 이유는 부모나 아동 모두 이 병 혹은 정신과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일련의 증상들을 감춰버리려는 심리가 존재한다. 굳이 이쪽으로 병이 있는지조차 알고 싶지 않기에 제대로 진단되는 것도 힘들어진다. 00


 이처럼 이 병은 보통 10대 이전에 발병되고 증상을 보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제대로 진단되거나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병이 꼭 타고난 기질이나 성장 환경 원인 때문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 중요한 원인은 생활 스트레스다. 10대 때는 가정환경이나 성적, 학업, 학교적응, 친구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촉발된다.


 20대 역시 진로나 취업준비, 고시, 부모와의 주도권 경쟁, 강박적 부모에게서 벗어나려는 과정 등 다양한 어려움에서 촉발될 수 있다. 때로는 연인과 헤어진 뒤에 심한 증상이 폭발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30대 이후에는 가정생활의 어려움이나 사업 불안 등도 주요원인이 된다. 이처럼 기질적 원인과 생활스트레스 등이 겹쳐지면 이 병이 나타나기 쉽다. 그래서 조울증 치료는 단순히 기분안정제만으로는 완치가 힘들다.

 조증이 나타난 순간 그 정도를 덜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것이 근본적 치료법은 아니다. 이 병은 생물학적인 원인과 기질적 원인, 유전적 원인, 생활스트레스 요인 등 크게 4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연관된다.

 유전적 원인이야 이미 결정된 상황이라 치료 과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나머지 세 요인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적 해소도 중요하다. 이런 심리적 해소가 없으면 결국 다 나은 듯 싶다가 재발하기를 반복하게 된다.

 환자 내면에 존재하는 심리적 상처와 좌절, 고립감, 사람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 등 다양한 각도에서 환자 개개인의 발병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근원적 치료를 위한 다양한 현실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글/강용혁 원장(분당 마음자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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