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자기 앞의 생 - 로맹 가리 :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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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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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저자 로맹 가리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0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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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는 나이 60이 되어 로맹 가리라는 가명을 쓰고 마치 새롭게 태어난 듯이 이 책을 써냈다.
60세 노인이 썼다고는 생각도 못 했을 만큼 소설의 주인공 14살 모모는 순수했다. 자신이 창녀의 아들이라는 것에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 돌보아만 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늙고 병들고 못생기고 가난했던 로자 아줌마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겼다. 무가치하다고 불결하다고 말하는 다른 사람들 중에서 자신만큼 로자 아줌마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고 느꼈다. 그것이 연민인지 사랑인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둘 간의 경계가 그리 선명한 것은 아닌듯했다.

모모가 키우던 멋진 푸들을 귀부인에게 높은 값으로 팔고 그 돈을 하수구에 버렸을때, 모모는 강아지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라 했다. 자신이 사는 누추한 곳이 아닌 더 좋은 환경으로 보내는 것이 강아지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친구들이 강아지를 왜 팔았냐고 다그칠 때, 모모의 대답은 '그들은 강아지를 장난감 정도로만 생각했다'였다. 진정 사랑한다면 당신이 내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상대가 더 좋은 것을 누리게 해주기 위해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주고 심지어는 떠나보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모를 통해 알았다. 귀부인에게 간 강아지가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라봤다.

이 책의 제목인 자기 앞의 생. 우리는 생은 인간을 태어나게 하기도, 파괴하게 하기도, 행복하게 하기도 한다. 인간은 추하든 고귀하든 병들든 병이 들지 않든 나이가 들든 나이가 젊든.. 생이 있는 한 사랑해야 한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가 없다.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르튀르를 필요로 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테고 그래서 내가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 한다.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르는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세상에 가진 것이라곤 우리 둘 뿐이었다.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