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만나기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평가 컨설팅] 비일상의 발견, 전주 팔복예술공장

프로필
공진원 공식블로그

2016. 10. 31. 17:03

이웃추가



날씨가 많이 쌀쌀해진 요즘입니다.

한 층 가을 날씨로 다가가던 지난 10월 21일,

전라북도 전주의 '팔복예술공장'에 

KCDF 온라인 기자단 분들이 다녀왔답니다!



처음 소개해드렸을 때에는 진행된 것이 거의 없는 

계획단계의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드디어 팔복예술공장이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을 시작했다고 해요.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 1길 46 (팔복동 1가 243-3번지)

전주 제 1산단 (구)쏘렉스공장에 위치한 전주 팔복예술공장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에서 진행하는

2016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 중의 하나입니다.


과거의 카세트 테이프 공장이,

여러 평가, 컨설팅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 지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팔복예술공장을 들어가기 전, 주변의 모습이에요~


마침 방문한 날이 비가 올랑말랑한 흐린 날이었는데,

입구부터 공장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죠?

손글씨 느낌 물씬나는 입간판에서부터 설레기 시작했답니다.


   


방문했던 10월 21일 금요일은 

'파일럿 프로그램 오픈식'이라는,

팔복예술공장의 '장소의 탐색, 공단 파노라마'라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전시의 오픈행사가 있는 날이어서

사진 속처럼 의자와 비를 대비한 천막도 준비되어 있었어요.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뮤지션분들의 공연을 위한 준비가 한창인 걸 볼 수 있었어요.



살아있는 음악을 뒤로하고,

'뛰지말고 걸어요'라는 팻말을 따라

차분히 걸으면서 전시장에 들어섰어요.


전시장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어떤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을까요~?

 

 


처음으로 만나본 작품은 건 정 승 작가님의 작품이었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과거를 대할 때 모두 갈아엎어버리고

새로 짓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는 듯하다고 본 작가님은

25년 동안 버려졌다가 다시 불을 밝히게 된 녹슨 형광등들을 통해서

근, 현대사를 대하는 우리의 방식을 달리해보기를 권하고 있는 듯 해요.



다음으로 마주한 건 강현덕 작가님의 작품이었어요.

'9125번째의 빛'이라 하여

팔복, 전주의 기억, 25년의 기억, 25년의 빛,

버려진 유리조각들이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을까...하며

9125일동안 홀로 방치되어있던 유리조각들을 수집하여

조명받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의미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


 

 


다각도에서 살펴봤는데,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작품의 균형이 잘 살아있고

빛도 밝으면서도 은은하니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어 참 예뻐보였어요.



아, 그런데 왜 하필 25년일까요?

이 곳이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하는 쏘렉스 공장이었다고 했었는데요,

이 쏘렉스 공장이 폐쇄된 지 무려 25년이 되었기 때문이랍니다.


그 뒤로 방치되어있던 공장을 이렇게 개선한 것이지요.

오래된 공장의 재탄생에 공감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과거의 폐공장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앞으로 25년이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따뜻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기를 

기원하는 바람이 잘 녹아있는 듯 한 작품인 것 같아요.



다음으로 본 것은 김영섭 작가님의  '맛있는 소리'라는 작품이었는데요.


 


과거 카세트 공장이던 곳에서,

카세트를 라디오에 넣어

 확성기와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오는 것을 상상하게끔 하는 작품이었어요.


 


작품이 비치는 그림자도 참 예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에요. 



 


다음으로 만나게 된 작품은 이자연 작가님의 

'기억의 재생(Playback of Memory)'이라는 작품이에요.

이름부터가 참 심오하게 느껴지지요?


걸려있는게 무엇인지 궁금하실텐데요,

바로 카세트 테이프랍니다. 


레이블이 붙어있는 것, 투명한 것, 색이 있는 것까지

다양한 종류의 실제 카세트테이프들이 달려있어요.

천장과 연결시켜주는 줄은 낚싯줄이 아닌, 카세트 테이프 속의 테이프이랍니다.


  
 


 알록달록 카세트와 반짝거리는 빛들이 만나 예쁜 작품을 보이고 있어요.

카세트테이프는 급변하는 산업사회에서 음악의 대중화의 역할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즐거움과 위로, 그리고 추억이 되어주면서 존재했죠.




 


공장 속 무거운 먼지와 쾌쾌한 공기의 흐름은

길게 늘어진 테이프와 만나 반짝이는 시각적 요소를 더하게 되고

음악이 재생되는 듯 음률의 이미지를 보이는 듯해요.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도 주고, 경쾌한 느낌도 없잖아 있어 보이는데요.

녹음되지 않은 이 빈 테이프들은 무한한 기억회상으로 

추억이 재생되는 매개체가 되어주고 있어요.



발길따라 걷다보면 또 하나의 작품이 나오는데요.




바로 탁영환 작가님의 작품이에요.

팔복예술공장의 모습들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인데요.


 


앉아서 볼 수 있도록

귀여운 의자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작품, 옛 흔적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포인트!

바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박방영 작가님의 강인한 필선의 페인팅인데요~


팔복예술공장의 문, 벽, 바닥, 계단에 이어 

그려져있는 이 작품은

이곳이 쏘렉스 공장이었을때부터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팔복예술공장 이전에 오랫동안 비어있었던 

쏘렉스(썬전자)공장의 흔적과 주위 공장들,

지금도 운행되고 있는 화물열차들과 역사적 사건등 중

노동운동과 여성노동운동등을 카세트테이프의 선처럼 필선을 이용하여

1층에서 3층까지 연결되게끔 계단벽과 주위에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에요.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서 보게 되는

박방영 작가님의 그림을 순서대로 흐름에 맞게 보여드릴게요~


 


2층에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 보았을 때 보이는 모습인데요,

곳곳에 이어지는 그림이 너무나 귀엽죠?



 


2층 전시장 바로 앞 벽에 써져있는 글이에요.

쏘렉스 공장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자, 영어, 한글, 그림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어요.




현재는 폐쇄되었지만,

정말 재치있는 화장실 벽화랍니다~




2층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박방영 작가님의 작품이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박방영 작가님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공간이 뱅 둘러싸고 있는데요.

실험적이고 독특한 작업들이 많았어요. 



 

 

  


전시장이 전체적으로 '관리 안 된 공장'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고,

또, 그러한 분위기를 어색함 없이 잘 담아내는 듯 하죠?

  


한석경님의 작품인데요.

버려진 박스더미, 그 안에 빛이 있는걸 볼 수 있어요.


 


한석경 작가님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방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가운데만 열리도록 되어있는

노끈 버티칼을 열고 들어가면

누가봐도 무척 오래된 듯한 비밀의 방이 나온답니다. 





 

 


카세트테이프들로 한 공간을 메꿔놓은 것을 볼 수 있었어요.

과거 우리는 카세트들로 음악을 듣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다른 많은 좋은 기기들이 생겨나서

쓰임 받지 못하게 되고 버려지면서

결국 이렇게나 많은 카세트들이 여기 이렇게 있다는 게

씁쓸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했어요.


 


천장에 무언가를 매달아 허공마저도 비어보이지 않게 하여

전체적으로 부족함없이 꽉찬 느낌을 주고,

벽면에는 작은 화분들이 햇빛을 받고 있는 게 은은하니 예뻤어요.




들어가는 입구 양 옆에 상자들을 놓으면서

보다 가운데에 있는 작품들에 집중하면서 들어오도록 하였어요.

나갈때는 좀 더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니,

상자 위에 쌓인 먼지마저 작품스러워 보이기도 했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책자도 있었는데요.

조해준 작가님께서 실제로 90년대 초반 공순이로 일하시고 있는 분을 만나셔서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구술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소설을 지은 거라고 해요.



 


공장에 생명력이 있다고 보고 활기를 부여하여

그 움직임을 영상으로 표현한 김성민작가님의 작품이에요.



 


후즈 작가님의 작품.

펼처진 거울에 프로젝터의 영상이 반사되어

천장에 영상이 띄워지는 작업이라고 해요.


  


거울들이 모여 시간의 지남과 햇빛의 방향에 따라 

빛을 반사하는 게 달라지는 것이 멋있기도 했고,

걸어가면서 비춰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 재미있는 작품이랍니다. 



 

거울을 세워놓는 것을 고정해놓은 게 카세트 테이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벽돌, 종이 등 다양해서 더 독특하고 포인트가 되어준 것 같아요.



  

 


오태풍 작가님의 사진작품.

사진 찍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여기서 멋진 사진을 남기셔도 좋을 것 같아요.

좋은 포토존으로 작용할 만한 공간이에요.




참 멋지다고 느낀 건 벽면에 붙여진 빛바랜 종이들이에요.

색도 다 누래진 것부터 오래된 종이구나 하고 알 수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25년 전 쏘렉스 공장때 쓰던 작업일지들이 많더라고요.

팔복예술공장으로 바뀌었지만,

그 본질을 잊지않고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느껴졌어요.



 


순수성을 상실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진을 이런 글을

찍지도 쓰지도 않았을 거라는 오태풍 작가님.

공장의 흔적들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듯한 스케치와

그를 바탕으로 한 사진작품을 볼 수 있었답니다. 



다음은 김범준 작가님의 작품인데요~

검정 비닐봉지가 공장을 돌아다니는 것에서 모티프를 얻으셨을까요?

'환영'의 의미가 환영한다의 의미의 환영인지,

아니면 과거의 역사에 대한 상상을 말하는 그 환영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아 더욱 열린 생각을 하게끔 해주고 있어요.





김혜원작가님의 풍경사진들을 감상하며

전시2, 팔복읽기 '공단파노라마'를 마무리했어요. 



  

   


역시나 마지막  3층에 올라가는 길까지도 계속 그려져있는

박방영작가님의 재치넘치는 글과 그림.

그리고 라디오가 있었는데, 재생을 누르면 작동이 되더라고요!


 


한번 들어보실까요~?




그림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옥상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옥상에서도 전시를 볼 수 있었답니다. 


 


손몽주 작가님의 엘라스틱 밴드를 활용한 작품은

공간을 보다 아름답고 유연해보이도록 느끼게 해줬어요.

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다각도에서 보면 다 다른 공간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곳도 그렇지만 자연광을 받는 이곳에서

작품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면 좋은 포토존이 될 것 같아요.



 


이자연 작가님의 물탱크를 색깔별로 칠하여

 알록달록 예쁘게 표현한 것이 귀엽기도 하고

옥상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은 색들로 가득해

 단조로워 보일수도 있는데, 거기에 원색을 사용함으로써 

포인트를 군데군데 준 것이 무척 인상적인 작품이에요. 


 


사실, 쏘렉스공장이 운영될 때

그 내부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노조 파업을 하기도 했었다는데

그 사연들이 이렇게 풍자적으로 담겨져 있는 듯 했어요.

안타깝기도 했지만, 이렇게라도 표출되고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게

그분들의 땀과 노력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네시 쯤 되어서 오픈식을 시작했어요.

웅장한 북소리에 맞춰 박방영 작가님께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팔복예술공장' 글자를 전시장 입구에 그려내시는 작업을 지켜보며,

방문객들과 함께 문을 열면서 오픈식이 마무리 되었답니다. 


 


정말 대문짝만하게 신중하면서도 시원시원하게 써나가시더라고요.

정말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과 만족을 자아내게 하는 퍼포먼스였어요.





곳곳에 자리한 옛 쏘렉스 공장 시절의 좋은 추억, 슬픈 추억들과

현재의 예술가들, 주민들이 모여 이뤄낸 모습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있는 전주 팔복예술공장.


쏘렉스 공장은 25년전 문을 닫았지만, 팔복예술공장의 앞길은 무궁무진해보입니다.


새로운 전주의 모습과 사회적 가치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쁜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전주에 여행을 가신다면, 꼭 들러보시길 바라요~



본 포스팅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온라인 기자단의 포스팅을 발췌·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http://www.kcdf.kr

https://twitter.com/KCDFgallery

https://www.facebook.com/KCDFinsa/

https://www.instagram.com/kcdf_insta/


 

 
공진원
공진원 공식블로그 미술·디자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창의적인 공예문화, 디자인문화, 전통생활문화의 확산과 진흥을 통하여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경쟁력을 강화하여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재단법인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101-82-07511/장동광/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53, 5층 501호(안국동, 해영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