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합격후기

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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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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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국민대학교 피아노과 학사편입 최초합격 (1명모집)

 수원대학교 피아노과 일반편입 최초합격

 비전공인, 서울 시립대학교 환경 원예학과 졸)


제목: <피아노라는 길에서, 나를 찾아가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국민대학교 학사편입에 합격한 최윤희 입니다.

국민대학교는 정말 가고 싶은 학교였지만, 이번에 한명밖에 뽑지 않아 마음을 비웠었는데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제게 일어날 줄은...

 

처음에 뉴욕뮤지카 블로그에서 다른 제자들의 합격후기를 본 때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제가 쓰게 된 지금이 참 신기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집안형편에 감히 피아노를 하고 싶다고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울증도 생기고, 몸이 자꾸만 아파 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생각, 피아노를 칠 생각만 하면 몸이 안 아픈 것입니다.

처음엔 피아노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꾸만 몸이 아프니, 집안에서도 그러면 피아노를 한번 해 보라고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공계 전공인데, 제 동기들이나 친구들은 모두가 졸업 후 공무원시험 등 취직 시험 칠

생각들을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하나도 좋아 보이지 않았고, 제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고 해도(물론 배부른 소리라고 저를 비난할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그 일이 그렇게 행복할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이쯤 되니 저는 정말 피아노를 쳐야지만 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막연히 피아노를 치고 싶다, 전공하고 싶다...이지 그때까지 베토벤 소나타, 쇼팽에튀드

하나 친 것이 없었습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어릴 때 그냥 취미로 쳤던 체르니, 소나티네...이런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제가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피아노를 전공하겠다는, 피아노과로 편입을 해 보겠다는

나름대로는 거대한 꿈(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덤볐던...)을 가지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정보를 찾다가 뉴욕뮤지카 블로그 후기에서 저 같은 비전공자들이 대학에 편입한 것을 보고

마구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저 분들과 너무 비슷한데...

나도 가능할까?

나도 저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데 나도 과연 될까?

이런 생각들을 몇날 며칠을 하다가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어서

최경숙 선생님과 직접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선생님과 통화를 한때가 10월쯤 이었는데

선생님께서 그때는 입시철이여서 학생을 받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럼 선생님께 베우려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 여쭈어봤더니,

선생님께서 쇼팽 에튀드와 베토벤 무슨 곡들을 공부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그런 곡들을 아직 한곡도 공부한 것이 없다고 했더니

그럼 오디션 보기가 힘들다고 하시면서

일단 베토벤 소나타 한곡과 쇼팽 에튀드 한곡을 준비해서

내년 2월에 오디션을 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곡 들을 처음 대하는 거라 악보 보는 것도 힘들다고 했더니,

선생님께서 대학생 언니를 한명 붙여주셨습니다.

악보 읽는 것을 도와줄 수 있게 해 주시면서

내년 2월까지 오디션 준비를 해 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다음해 2월까지 열심히 오디션 준비를 했습니다.

일단 무조건 했습니다.ㅠㅠㅠ

 

그래서 2월에 선생님을 처음으로 뵙고 오디션을 보았습니다.

정말 부족하게 준비했는데 선생님께서는 저를 제자로 받아주셨습니다.ㅠㅠ

그때 선생님께서 너무 부족한 저를 받아주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제가 없었겠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집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난생 처음으로 쇼팽 에튀드, 베토벤 소나타를 쳐보는 것이었고

그것도 악보만 겨우 보는 것이어서 너무 지식도 테크닉도 정말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선생님은 완전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부터 다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는데, 저는 동네 피아노에서만 배워봐서 레슨이 어떤 것인지 감도 오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기초적인 것부터 알려주셔서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 배운 기초레슨은 사실 정말 너무너무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피아노를 치면서 반드시 알고 만들어야 할 것들인데, 특히 저같이 늦게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희망이었습니다.

 

지금도 기초레슨을 다시 배우고 싶을 만큼요.

다시 한 번 배우면, 더 잘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까지 있습니다.

 

저는 환경원예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제가 다니던 대학교 3학년이던 해부터 졸업할 때까지 선생님과 2년을 공부하고, 그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피아노과 학사편입을 치룰 것을 계획 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제가 3학년이던 해에 입시생이 너무 많으셔서 제게까지 레슨시간이 도저히 돌아오지가 않았습니다. 저보다 더 급한, 당장 그해에 시험을 치룰 입시생이 우선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3학년이었던 때는, 기초다지기와 주로 쇼팽 에튀드와 베토벤 소나타 위주로 공부하고 연습했는데, 선생님께는 거의 레슨을 받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의 제자 선생님께 레슨을 받으면서, 선생님께서 내준 악보를 읽고 선생님과의 레슨을 준비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이때 다른 학생들 기초 레슨을 하는 것을 많이 청강하라고 하시기도 했고, 입시평가때도 저를 부르셔서, 저는 시험을 치지는 않지만 미리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선생님과 매주 마다 레슨을 한 것은 제가 4학년이 되던 해, 즉 편입시험을 치루는 해인 20152월 부터였습니다.

 

결국 저는 20152월부터 최경숙 선생님과 매주 2시간씩 레슨을 했고,

같은 해인 201512월에 국민대학교 학사편입 한명 모집에 응시하여 최초합격을 하게 되는

기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는 한주도 빠짐없이 선생님과 공부를 했고, 선생님은 제게는 너무 크고 거대하고 산같은 곡들을 내 주셨습니다.

입시로 준비한 곡은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21악장’, ‘리스트 에튀드 8번 사냥’,‘쇼팽 에튀드 10-4’ ‘베토벤 열정 3악장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같은 대곡을 제가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심지어 선생님께서 제게 벅찬 곡이니 도중에 다른 곡으로 바꾸실 줄 알았고, 너무 힘들 때마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어떻게든 하고 싶다는 오기도 생겼고, 다행히 선생님께서 포기하지 않아 주셨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고 어렵고 또 어려웠습니다.

 

리듬, 깊은 소리,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이해, 프레이즈, 자연스러운 연결, 페달 등등 정말 어느 하나 놓치면 안 되는 곡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이런 대곡을 주셨나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리스트 에튀드 8번 사냥’, ‘베토벤 열정 3악장같은 모든 곡들이 각각의 큰 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산을 과연 넘을 수 있을까 싶었고, 지치려 할 때마다 어디쯤 왔을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저 손만 돌리는 것으로 배웠다면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 잘못되는지 모르고, 그저 답답해하면서요.

 

그렇게 답답할 때마다 선생님과 교감을 했습니다.

저는 눈에 보이는 것도 좋아하지만, 정신적인 것을 더 동경하고 갈망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제게 특히 정신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불안할 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우울할 땐 제가 이겨낼 수 있게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때 해주셨던 조언들이 만약에 그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것들이었으면 와 닿지 않았을 텐데, 선생님 경험에서 진심으로 해주셔서인지 매번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보고 느낀 선생님은 똑똑하셔서인지 제자들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조언해주시고, 레슨 또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소리를 들려주면 아는 제자가 있는 반면에, 저는 소리와 함께 소리를 시각화한 표현을 들어야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정말 상상력이 풍부하시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소리를 매번 다른 단어를 이용해 시각화해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소리가 구현되지 못할 때는 제 감정을 바꾸셨던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예는,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레슨 때였습니다.

 

입시는, 특히 편입은 몇 명 뽑지 않기 때문에, 튀어야 뽑힐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튀게, 화려하게 친다는 생각은 도리어 때리는 소리, 거친 소리를 내게 했습니다.

계속 감을 못 잡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 한 마디 하셨습니다.

 

넌 정신적인 애야. 화려하게 친다고 생각하지 말고, 네 내면의 세계를 생각해봐.”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 말씀을 듣고 난 후 쳤는데, 전보다 깊은 소리와 음악이 흐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피아노가 (특히 제게) 매우 정신적인 것이구나..’ 라고요.

그래서 더 피아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더 깊은 세계를 통해서 제 자신을 찾아갈 것이란 희망도 생기구요. 어떻게 보면 이런 제 생각이나 모습들이 굉장히 재미없어 보이는데, 다행히 선생님께서 좋게 봐주시고 장점으로 부각시켜주셨던 것 같습니다.

 

이런 레슨들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정말 기적처럼 국민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저녁 늦게까지 레슨하시고, 새벽같이 또 전화레슨까지 해주셨던 선생님..

 

1년 내내, 매년 목이 쉬어계실 정도로 열성으로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든 게 노력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닌데, 선생님과 우리 클래스 덕분에 노력이 진짜 노력으로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행복합니다.

왜 사는지 모르겠던 회의감은 이제 왜 사는지 알고 싶은 욕구가 되었습니다.

피아노라는 길을 통해서요..

 

그리고 그 길에서 늘 조언해주고 도와주는 우리 클래스 식구들도 너무 고맙습니다. 선생님과 클래스 식구들에게 받았던 것들, 저도 사랑으로 나눠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 몇 년 전의 저 같은 분이 계시다면 제 글을 읽고, 어떤 식으로라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신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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