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生演 一場愛 (독보천하팬픽)

제 31장 - 장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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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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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고는 이주하는 날만을 위해 버틴 사람처럼 이주가 끝나자마자 급속도로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이젠 의원이 지어주는 약도 듣지 않았다.






황태극은 잠시 수련을 쉬고 동가와 함께 번갈아 가며 맹고의 곁을 지켰다. 동가도 특별히 며칠 동안은 처소로 돌아가지 않고 잠이 들 때까지 한시도 맹고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고모, 고모 이제 정신이 드세요?" 하루 종일 의식이 없다 겨우 눈을 뜬 맹고를 보며 동가가 얼른 달려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동가야.... 이제 나는 정말 얼마 못 살 거 같아." 맹고가 쉰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왜 그런 말을 해요?"


"그저 죽기 전에 으냥 얼굴 한 번 보는 게 소원인데..." 맹고의 감긴 눈에서 눈물이 맺혀 또르르 흘렀다.


"고모, 제가 조모를 모시고 올게요. 그러니 버티세요. 알겠죠?"


동가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맹고는 듣지 못한 건지 아니면 들어도 도저히 대답할 기력이 없는 건지 아무 말도 없었다.


동가는 맹고의 몸종에게 맹고를 맡기고는 그대로 처소를 박차고 나섰다. 그때 마침 들어오던 황태극이 동가를 발견하고는 막아섰다.


"어디 가는 거야, 이 밤중에?"


"황태극, 고모가 조모를 만나고 싶어 하셔."


"그래서?"


"그래서라니? 누르하치에게 말할 거야. 조모를 모시고 오게 해달라고."


황태극은 작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내가 갈게."


하지만 동가가 즉시 그를 막아섰다. "안돼. 내가 가야 해. 내가 가야 허락을 해주실거야."


황태극은 동가의 굳은 얼굴을 보며 말리지도 그렇다고 보낼 수도 없었다. 자신의 아마에게 동가가 자신의 발로 직접 찾아가는 게 무슨 의미인지 그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으냥을 생각하면 무작정 막아설 수만은 없었다.


그런 황태극의 고민을 잘 알기에 동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별일 없을 거야. 기다려, 알겠지?"


"동가..."


하지만 이미 동가는 빠른 걸음으로 황태극을 지나쳐 어둠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동가가 누르하치의 처소에 들어가려 한순간, 문이 열리며 마침 부에서 나오던 저영이랑 딱 부딪혔다. 동가는 그동안 저영을 일부러 피하고 있었기에 거의 일여 년 만에 그의 얼굴을 본 것이었다.


저영의 얼굴을 본 순간, 그동안 애써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봉인이 풀린 듯 한꺼번에 떠올라 동가는 절로 뒷걸음질을 하였다.


"동가!" 저영은 얼른 자신을 피하는 동가의 팔을 잡았다.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동가는 비록 옷 위에 저영의 손이 닿는 것이지만 마치 맨살을 만지는 소름 끼치는 느낌에 이성을 잃고 발버둥을 쳤다.


"동가, 동가. 놓을게. 놓아줄 테니 제발 내 말 좀 들어줘, 응?" 저영은 놓지도 그렇다고 계속 잡지도 못하는 애매한 자세로 동가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알겠으니까 이거 놔! 어서 놓으라고!" 동가가 비명을 지르듯 소리를 질렀다.


저영은 천천히 동가를 놔주며 또 동가가 자신에게서 도망갈까 봐 계속 경계는 풀지 않았다. "동가, 이 늦은 시간에 여긴 왜 온 거야?"


"네가 상관할 것 없잖아." 동가는 저영이 잡았던 팔 부분을 불쾌하다는 듯 털어내며 쌀쌀맞게 말했다.


"동가, 지금은 야심한 밤이고 아마께서는 잘 준비를 하시고 계셔. 너도 들었나 모르겠는데 아파해 그 여자는 회임 중이라 아마를 모시고 있지 못한다고. 그런데 너 혼자 여길 들어가겠다고?"


동가는 저영의 말에 덜컥 겁이 났지만 저영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아무렴 너랑 함께 있는 것 보다 위험할까?"


동가의 비아냥에 저영은 민망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대로 동가를 보내줄 수 없었다. "그럼 같이 가자."


동가는 흥소리를 크게 내며 말했다. "내 일에 신경 쓰지 마."



 
 


동가가 쌩하니 저영을 지나쳤지만 저영은 걱정이 되는 마음에 동가를 혼자 보내지 못하고 결국엔 한걸음 뒤에 서서 따라가기 시작했다. 동가는 저영이 자신의 뒤에 따라오는 걸 알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동가 공주님, 이 야밤에 어쩐 일이십니까? 지금 패륵께서는 잠자리에 드셨는데요." 아극돈이 동가를 발견하고는 말하였다.


"가서 말씀 좀 전해줘, 내가 좀 뵙고 싶다고."


"하지만 공주님 야께서는 벌써..."


"전해달라고!" 동가는 아극돈이 뭐라 하기도 전에 재차 단호하게 말했다.


아극돈은 곤란한 얼굴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마지못해 안으로 들어갔다. 아주 짧은 기다림이었지만 동가는 몇 시간이 지난 듯 길게만 느껴졌다. 이윽고 불이 꺼진 처소에 불이 켜지더니 아극돈이 모습을 드러내다.


"드시지요."


동가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누르하치는 정말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난 건지 얇은 가운 하나만을 걸치고는 조금은 피곤한 기색으로 동가를 맞이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다소 흐트러져 보이는 그 모습이 동가에겐 더 큰 두려움으로 느껴졌다.


"동가, 이 야심한 밤에 무슨 일이지?" 누르하치가 대충 가운의 앞섶을 묶으며 잠을 깨려는 듯 차를 한 잔 따르며 말했다.


동가는 속으로 짧은 한숨을 쉬고는 누르하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례를 용서하세요."


누르하치는 동가의 행동에 조금 놀란 눈치지만 아무 말 없이 동가를 바라보기만 하였다.


동가는 누르하치가 아무 말이 없자 말을 이어갔다. "청이 있어서 왔습니다. 지금 맹고고모가 매우 위독하십니다. 하루에도 온전히 깨어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만 갑니다. 그런 고모께서 조모를 뵙고 싶어 합니다. 부디 은혜를 베푸시어 소인이 엽혁에 가 조모를 모셔오도록 허락해 주세요."


누르하치는 한참 동안을 아무 말 없이 동가를 바라만 보았다. 동가는 무릎 꿇은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 시선이 너무나 강렬하여 등에 식은 땀이 흐를 정도였다. 마침내 동가를 바라보고만 있던 누르하치가 일어나 천천히 동가에게 다가와 한쪽 무릎을 굽히고 그녀의 볼에 손을 갖다 대었다.


"동가, 맹고를 위하는 네 마음은 잘 알겠지만 지금 엽혁과 건주의 사이를 알긴 하느냐?" 의외로 말투는 담담하고 부드럽기까지 하였다.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엽혁과 건주의 관계가 왜 이리 되었는지 아느냐? 이게 다 네 오라비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두 부족은 많은 충돌을 겪었고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너의 바람을 어찌 들어주겠느냐?"

 


 

명백한 거절이기에 동가는 저절로 마음이 아파 눈물이 차오르는 걸 꾹 참고 말했다. "하지만 고모는 당신의 부인이잖아요! 지난 15년을 당신을 따랐어요. 어떤 요구도 한 적이 없는 그녀가 가족을 그리워해요. 으냥을 보고 싶어 한다고요! 고작 이 소원도 들어줄 수 없나요? 이제 그녀는 언제 죽을지 몰라요. 아마도 이게 그녀의 마지막 소원일 거예요. 당신은 그녀의 남자이자 부군이면서 어찌 그녀에게 이리 대할 수 있어요?"


누르하치는 아주 느릿하게 동가의 양 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럼 넌 네 고모를 위해 모든 걸 할 수 있느냐?"


순간 누르하치의 말 뜻을 알아들은 동가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진저리 치듯 누르하치의 팔을 떨궈내고는 몸을 잔뜩 움츠렸다.


그런 동가를 냉랭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누르하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 밤에 날 찾으러 왔을 때는 그만한 각오도 하지 않았단 말이냐?"


동가는 순간, 누르하치에게 살의를 느낄 만큼 분노했다. "당신의 부인이 죽어가고 있는데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는 그런 것 밖에 떠오르는 게 없어요?"


"난 부인이 아주 많고 맹고는 그중에 하나일 뿐이다. 맹고는 진작에 엽혁과의 화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어. 하지만 그런 부인을 난 내치지도 않았으며 때마다 뛰어난 의원까지 보내주고 뭐하나 부족함 없이 챙겨주고 있는데 내가 더 이상 뭘 해줘야 하지?"


동가는 도저히 누르하치하고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는 서서히 몸을 일으켜 그를 노려보았다. "고모가 아프시고 나서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나 있으신가요? 고모는 겨우 열대여섯 살에 이 먼 곳으로 시집와 아들까지 낳아주고 지금까지 당신에게 순종하며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살아왔는데 그런 부인에게 고작 이런 식으로 대하는 거예요?"


"그렇게 네 고모가 걱정이 되면서 넌 왜 끝까지 네 자존심만 세우고 있는 거지? 동가,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너도 잘 알지 않느냐?" 누르하치가 비웃음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동가의 몸을 흝어 보았다.


"제가 잘못 찾아왔군요." 동가는 그 소름 돋는 시선에 치를 떨며 망설이지 않고 몸을 돌렸다. 그녀는 누르하치를 원망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맹고를 위해 끝까지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는 본인에게도 화가 났다.


온몸에 기가 빠져나간 듯 터덜터덜 힘없이 밖으로 나서자 어둠 속에서 저영이 기다렸다는 듯이 동가를 마주했다. 그는 거의 쓰러질 것 같은 동가가 걱정되어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동가를 부축했지만 동가는 쌀쌀맞게 저영을 밀어낼 뿐이었다.


"아마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지?" 저영은 동가의 쌀쌀맞은 태도에도 물러나지 않고 말하였다.


"상관하지 마." 동가는 저영을 무시하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내가 도와줄게. 내가 해준다고."


저영의 한 마디에 동가는 우뚝 걸음을 멈추고 그를 천천히 뒤돌아 보았다. "네 아마가 안된다고 한 일을 네가 무슨 수로?"


저영은 동가가 자신의 말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이자 얼른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해낼게. 그러니 한 번만 믿어줘."


동가는 멍하니 저영을 바라보았다. 마주 보고 있는 건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것 같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되자 그의 제안을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너도 네 아마와 같은 걸 원해? 그래서 그런 거야?" 동가가 냉랭한 말투로 저영을 쏘아보며 물었다.


"동가, 물론 너는 절대 안 믿겠지만 그날은... 그날은 정말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아무리 내가 널 원한다 하더라도..."


동가는 듣기 싫다는 듯 저영의 말을 잘랐다, "그 얘긴 그만해. 듣고 싶지 않아."


저영은 바로 말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 어찌 되었든 난 너에게 바라는 거 하나도 없어. 다만 날 너무 적대시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 물론 우리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너에게 미움 받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난 너무 마음이 아파... 동가, 제발 나에게 기회를 줘. 응?"


동가는 잠기 망설였다. 저영이 무슨 핑계를 대든 믿어주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그녀에겐 저영이 마지막 보루였다. 비록 썩은 동아줄이라 하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럼... 한 번만 믿어볼게."


"정말?" 저영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동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동가의 손을 잡았다고 얼른 다시 놓아주며 미안한 얼굴이 되었다. "미안... 너무 기뻐서..."


동가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서다 한 마디를 남겼다. "그렇다고 널 완전히 용서하겠다는 말은 아니니 기대는 하지 마."


"상관없어. 네가 날 미워만 하지 않아도 나는 충분해." 저영은 진정으로 기뻐하며 큰 소리로 말하였다. 



물론 저영이 자신이 해내겠다고 말은 했지만 동가는 아무리 저영이라도 누르하치가 허락하지 않은 이상 어찌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맹고에게로 향했다.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지만 황태극은 여전히 맹고의 옆에서 잠이 든 그녀의 말라버린 손을 잡고는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끼이익,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갔지만 낡은 맹고 처소에 문짝은 유난히도 큰 소리를 내며 열렸고 그 소리에 황태극이 멍한 눈을 들어 들어오는 동가를 보았다. 황태극도 큰 기대는 한 건 아니지만 어두운 동가의 표정을 보니 자신도 모르게 실망감이 들었다. 


동가는 조용히 다가가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 자 까칠해진 황태극의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 자신의 가슴에 기대게 해주었다. "여긴 내가 있을 테니 너는 이만 가서 자."


"아마께선 안된다고 하시지?" 

 
 


동가는 잔뜩 쉬어버린 황태극의 잠긴 목소리를 들으며 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사람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어. 그러니 너무 걱정 말고 기다리자."


평소에는 그토록 조심성 많은 황태극이지만 지금은 으냥 걱정이 너무나 커 동가의 말을 의심해볼 여유가 없었다. 황태극은 저절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동가, 나 두려워. 으냥께서 이대로 눈을 뜨지 않으실까 봐..." 


동가도 사실 두려웠다. 매일 아침에 이대로 맹고가 눈을 뜨지 않을까 마음 졸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말하지 마. 고모는 우릴 버리지 않으실 거야."


황태극도 맹고의 병이 이제 더 이상 손쓸 수가 없음을 너무나 잘 알지만 그래도 동가의 말 한마디에 든든한 한 편이 있는 거 같아 큰 위로를 받았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동가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동가, 네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 나 혼자서는 버티지 못했을 거야."


한 번도 어리광이라고는 없던 황태극이 처음으로 자신을 의지하며 기대자 동가도 마음이 뭉클하였다. "그래, 우린 언제나 함께야. 그러니 힘내자, 응?" 


달빛마저 모습을 감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함께 했다. 



날이 갈수록 맹고의 병세는 심해져만 갔고 동가는 초조하게 저영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렇게 이레 동안의 시간이 지나고 동가의 속은 타들어만 갔다. 


그때 황태극의 몸종이 사색이 된 얼굴로 달려와서는 동가에게 자신의 주인님을 말려달라고 하였다. 동가는 그 말에 불길한 예감이 들어 몸을 번쩍 일으켜 그 자를 따라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이미 맹고의 처소에선 황태극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가득했고 곧이어 우당탕 거리며 물건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이어지며 남자의 새된 비명소리가 났기에 동가는 생각할 틈도 없이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동가는 피범벅을 하며 쓰러져있는 남자에게 의자를 들어 던지려는 황태극의 허리를 끌어안고 필사적으로 말렸다. "황태극, 왜 그래? 진정해! 진정해!" 


"개자식! 죽여버릴 거야!!" 황태극은 실성한 사람처럼 동가를 뿌리치고는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저영! 어서 말려! 어서!!" 동가는 옆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는 저영에게 소릴 질렀고 동가의 말에 저영도 그제서야 황태극을 뜯어말렸다. 


저영의 완력에 붙잡혀 꼼짝 못하게 된 황태극은 분이 안 풀려 씩씩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어찌나 분노했던지 얼굴이 새빨개지며 눈물까지 맺을 정도였다. 


"어찌 된 거야?" 동가가 다급히 저영에게 물었다.


"미안... 엽혁이 너희 조모를 보낸다고 해놓고 저 자를 보냈어." 저영이 다소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동가는 남자를 향해 물었다. "당신 누구야?"


남자는 얼른 무릎을 꿇고는 비굴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인의 이름은 규남태로 소인은 맹고저저의 유모 남편입니다. 소인은 그저 패륵께서 보내셔서 왔는데.... 제발 살려주십시오."


동가는 남자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아 말을 잊을 정도였다. 포양고가 보냈다고? 고모의 상태를 다 알면서 이 자를 보냈다고...? "포양고가 네게 뭐라고 하더냐?" 


남자는 황태극의 눈치를 한 번 보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패륵께서 말씀하시길... 화친을 위해 시집을 갔으니 죽는 순간까지 영광스럽게 엽혁을 위해서 죽으라고 하셨습니다... 아이고, 살려주십시오."


남자의 말에 동가는 눈을 감았고 황태극은 더 미친 듯 날뛰었다. 아마 저영이 황태극을 붙들고 서 있지 않았다면 오늘 저 남자는 죽었을 것이다. 


입술이 피가 나도록 깨물며 겨우 분노를 삼킨 동가는 눈을 뜨고 냉랭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가서 네 주인 포양고에게 전해! 이후로 두 번 다시는 동족에게 도움을 구할 일은 없을 거라고!"


남자는 동가의 말에 그래도 살았다는 안도감에 얼른 인사를 하고는 맞아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갔다. 



"죽여버릴 거야! 포양고 개자식 죽여버릴 거라고!!" 황태극은 여전히 진정을 못하고 날뛰었다. 


동가는 일단 저영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찌 되었든 고마워."


동가의 말에 저영은 금세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 "미안, 제대로 돕지 못했어."


"나의 동족도 우릴 버렸는데 넌 최선을 다했어. 고마워 진심으로." 동가는 진심이었다. 비록 저영이 자신에게 끔찍한 일을 했지만 그가 엽혁에 사람을 보낸 건 만으로도 힘든 일을 했을 거라 짐작이 갔기에 이번 일만은 그에게 고마웠다. 


그때 갈대가 하얗게 질려 달려왔다. "공주님, 복진께서... 복진께서 위급하세요."


갈대의 말에 아직도 미친 듯 난리를 치던 황태극이 모든 걸 멈추고는 동가를 바라보았다. 동가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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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용과 다음 내용은 황태극이 왜 그토록 일평생을 동가에게 미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개연성에 대한 글이지 않나 싶네요.

그래서 설정도 살짝 바꿨습니다. 저영의 죽을 죄에 대한 면죄부? 까지는 안되더라도 기회도 살짝쿵 주고요 ㅋ

저는 오늘부터 다욧트에 들어갑니다.

내년 이맘때쯤 하와이를 갈 예정인데 몸 비율이 똥망이라 살아생전 낭창낭창한 허리로 비키니 한 번 입고 죽으려고 시작한 다욧트랍니다.

예전엔 맘만 먹으면 5킬로쯤은 금방이었는데;; 저는 키가 짤딱만해서 5킬로 빼도 많이 티 나거든요.

그런데 이젠 1,2킬로 빼기도 힘든지라 일부러 1년 넉넉히 잡았답니당.

내일 제 게시물이 네이버 차이나 메인에 소개된다고 하던데 이번엔 또 어떤 도른자가 시비를 털까 조금 걱정도 되면서

(지금껏 네 번 정도 소개되었는데 그때마다 도른자가 꼭 있었음;;)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예민각으로 기다리고 있네요...  

제 한 끼 식사인데 맛있겠죠 ㅋㅋㅋ 최면을 외워 봅니다 ㅠㅜ 그럼 이만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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