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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 최대격전지 '낙동강 전선'...다시 부상하는 장제원 '역할론'

인요한 혁신위 '영남 중진 압박'에 지역정계 '위기론' 확산
김해는 '봉화마을', 양산은 '평산마을'...여야 총선 최대 화약고
'낙동강 전선' 부산·경남과 분리된 '지역선대위' 구성 필요
영남권 최대 '험지' 이해 배제된 '잘못된 개혁의 바람' 비판 높아

입력 2023-11-11 09:09

낙동강전선 선거지형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영남권 최대격전지 ‘낙동강 전선’ 선거지형도. (그래픽=김진일 기자)
‘낙동강 전선’은 선거에서 여야가 ‘총력전’을 펼치는 영남권 최대 격전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난 1년간 장제원 의원의 낙동강 전선 ‘총선 역할론’에 많은 기대와 관심이 모여왔다. 그러나 최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 압박’이 지속되자 낙동강 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낙동강 전선으로 불리는 영남권 9개 선거구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수식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적인 ‘험지’로 구분된다. 바람을 일으켜 총선을 이끌 ‘스타 정치인’의 필요성이 항상 제기됐던 지역이다. 인 위원장의 지속되는 영남 중진 압박에 ‘낙동강 위기론’이 확산되며 낙동강 전선에서의 ‘장제원 역할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선거 지형에서의 낙동강 전선은 실제 6·25전쟁에 빗대 표현되기도 하고, 당시 전쟁사가 회자되며 붙여진 별칭이다. 낙동강 전선의 비유는 단순히 6·25전쟁사를 회자하는 것을 넘어서 낙동강 전선을 수호한 ‘워커 장군’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호텔명이 된 워커힐 명칭 유래로도 유명한 워커 장군은 낙동강을 건너 서쪽에서는 기동전으로, 동쪽으로는 참호전을 병행하며 전술포격을 지휘한 인물인데, 6·25전쟁의 승부를 가른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며 큰 공훈을 세운 지휘관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낙동강을 넘나들 ‘워커 장군’의 역할로 지역 정계는 부산 사상구의 장제원 의원을 부르고 있다. 양산·김해시민들의 경제·생활권역이 부산에 속해 있다는 점과 민주당 의원들의 다선으로 인해 양산·김해의 보수진영 ‘스타 정치인’ 부재를 고려해 보면 장제원 의원이 계속해서 거론되는 것은 일리 있어 보인다.

낙동강 전선을 선거구로 살펴보면, 부산 북강서갑·북강서을·사상·사하갑·사하을 5개 선거구와 경남 양산갑·양산을·김해갑·김해을 4개 선거구로 총 9개 선거구를 일컫는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낙동강 하류 세력’ 발언으로 주목받은 지역이다.

낙동강 전선의 9개 선거구 중 5개 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이 지키고 있고, 4개 선거구는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다.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북강서갑은 전재수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고, 사하구 갑은 최인호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으며, 양산을은 김두관 의원이 재선, 김해갑은 민홍철 의원이 3선, 김해을은 김정호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며 9개 선거구 중 5개 선거구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했다.

미래통합당이 낙동강 전선에서 사수한 4개 선거구 중 사상구는 장제원 의원이 5.29%p 차이로 당선됐지만, 2012년 4월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문재인 前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지역구로 곧장 당 대표와 대권에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의 단단한 지지기반 역할을 해준 곳이기도 하다.

양산갑은 20~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윤영석 의원이 지켰지만, 양산갑 선거구에 문재인 前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하북면 평산마을이 포함돼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며, 양산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낙동강 전선은 영남권에서 긴장감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다. ‘민주당 성지’로 불릴 만큼 여야 모두 ‘뺏느냐’, ‘뺏기느냐’의 혈투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노무현 前대통령의 생가와 묘소가 있는 김해(봉하마을)와 문재인 前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가 위치한 양산(평산마을)이 그 중심이다.

경남권 선거 지형을 이끌어왔던 창원시 5개 선거구의 변화도 낙동강 전선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수다. 경남 동부권의 중심인 창원은 이른바 ‘스트롱맨’이 다수 포진해 있어 ‘창원발 바람’을 일으킨 ‘스타 정치인’이 있었다. 그러나 경남권 현역의원 교체설과 함께 이번 총선에서 창원발 바람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당 원로들의 우려가 고개를 들며, 양산·김해는 ‘경남권’이 아닌 ‘낙동강 전선’으로 분류해 별개의 선거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시각이 주류가 됐다.

영남권 선거지형의 변화로 인해 총선에서 경남권의 ‘기수’ 역할도 분분하다. 경남 마산회원구의 윤한홍 의원이 경남의 선거를 이끌 ‘기수’로 거론되고 있지만,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친윤계’ 불출마 압박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일각에선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혁신안을 두고 영남권 선거지형에 대한 이해가 배제된 ‘잘못된 개혁의 바람’이라고 평가하고 있기까지 하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총선을 대비한 ‘비윤계 포용’ 행보는 다분히 ‘친윤계 배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지속되는 중진 압박에도 국민의힘 지도부의 침묵과 중진 의원들의 반발은 계속되는 가운데 ‘당 주류 교체’를 위한 혁신안은 영남권 선거지형 전체를 혼돈에 몰아넣고 있다.


김해=김진일 기자 beeco05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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