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기 하다가 간접흡연 피해 ‘극심’

이도관 기자 승인 2020.10.12 17:38 의견 0
아파트 계단에 버려진 담배꽁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19) 확산 이후 체육관 대신 아파트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사람이 없는 장소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아파트 계단을 운동장소로 고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흡연족’ 때문에 제대로 운동할 수 없다는 불만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지난 9월부터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이다영(33)씨는 최근 담배 냄새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상계단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고 바닥에 침을 뱉고 사라지는 일부 주민 때문이다. 

이씨는 “운동을 하다가 흡연 중인 주민을 만난 적이 있다.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하자 오히려 화를 냈다”며 “다 같이 사용하는 공간인데 개인 사유지로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은 것 같다.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공지문에 담배꽁초를 비벼 끄는 사람도 있다. 참으로 한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흡연금지 계도와 단속을 담당하는 경비원들 역시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오피스텔을 관리하고 있는 한 경비원은 “코로나19 이후 흡연 관련 민원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전보다 횟수를 늘려 순찰을 돌고 있지만 그때뿐이다. 흡연 주민을 만나면 나가서 피울 것을 요청하지만 놀리기라도 하듯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더라. 화재 위험도 있고 정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담배연기, 정확히는 내뿜는 숨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이 될 수 있어 간접흡연 자체가 위험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흡연자 자체도 코로나19 고위험군 중 하나로 이미 분류돼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공기감염에 대해 경고한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간접흡연 금지, 금연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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