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박하향 나는 토종 허브… 비린내 없애줘 매운탕에 넣기도 해요

입력 : 2022.11.14 03:30

배초향

배초향(위)의 꽃은 꽃대를 빙 둘러 사방으로 꽃이 피지만, 꽃향유는 꽃이 한 방향을 향해 피어요. /국립생물자원관
배초향(위)의 꽃은 꽃대를 빙 둘러 사방으로 꽃이 피지만, 꽃향유는 꽃이 한 방향을 향해 피어요. /국립생물자원관
우리는 흔히 '허브'라고 하면 라벤더·로즈메리·페퍼민트같이 외국에서 들여온 식물을 먼저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외국에서 '코리안 민트(Korean Mint)'로 부르는 토종 허브가 있어요. 바로 방아잎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배초향(排草香)이지요.

이 식물은 여러해살이풀(겨울에 땅 위 부분이 죽어도 봄이 되면 다시 싹이 돋아나는 풀)로 한 번 심으면 겨울을 이겨내고 다시 자라 봄부터 잎을 얻을 수 있어요. 식물 전체에서 박하향 같은 독특한 향기가 나는데, 향이 강하고 비린내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어 남쪽 지방에서는 매운탕·추어탕 같은 요리에 넣는 재료라고 하지요.

배초향은 전국의 산과 들, 햇볕이 잘 드는 곳은 물론 계곡처럼 약간 습기가 있는 곳에서도 잘 자라요. 그래서 집 주변에서도 흔히 키우고는 하지요. 높이 40~150㎝ 정도로 자라는데, 잎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어요. 생김새가 꼭 깻잎을 닮았지요.

배초향은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자주색 꽃을 피우는데요. 길이가 5~15㎝ 정도 되는 원통 모양의 꽃대에 작은 꽃이 사방으로 여러 송이 붙은 모양을 하고 있어요. 작은 꽃을 자세히 보면 위쪽 꽃잎은 짧고 아래쪽 꽃잎은 조금 더 길어요. 수술은 4개인데 그중 2개는 짧고 나머지 2개는 길어 꽃잎 밖으로 길게 나오고요.

배초향과 비슷하게 생기고 향기도 진한 식물로는 늦가을에 한창 꽃이 피는 향유와 꽃향유가 있어요. 배초향은 꽃대에 빙 둘러 사방으로 꽃이 피지만, 향유와 꽃향유는 꽃들이 꽃대에 반쪽만 달린 것처럼 한 방향을 향해 피어 쉽게 구분할 수 있어요. 또 꽃향유는 그 자체로 꽃다발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자주색 꽃이 빽빽하게 많이 피며 향이 강해 배초향과 구분할 수 있지요. 향유는 배초향이나 꽃향유보다는 꽃의 색이 상대적으로 연한 보라색에 가까워 구분된답니다.

한방에서는 배초향 식물 전체를 말린 것을 '곽향(藿香)'이라고 부르는데요. 구토나 복부 팽만, 소화불량, 두통 등에 사용했다고 해요. 해외에서는 배초향을 차나 에센셜 오일(식물에서 추출한 진액) 등으로 이용하고 있지요.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