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경상대, 제주흑돼지 ‘유전자 지도’ 작성 성공
맛 질 좌우하는 적혈구 헤모글로빈 근내지방량 가득

▲ 농촌진흥청과 경상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제주흑돼지 고기 맛이 좋은 이유를 유전자지도를 통해 처음으로 규명했다. ⓒ제주의소리
청정 제주 돼지, 그 중에서도 단연 ‘왕 중의 왕’이라고 할 제주 흑돼지.

제주 재래흑돼지가 맛이 좋기로 국민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으나, 고기 맛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단지 깨끗한 공기, 오염 안된 물의 영향으로 추정할 뿐이었다.

농촌진흥청과 경상대학교가 유전학적 방법을 이용해 제주 흑돼지 고기 맛이 좋은 원인을 국내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농촌진흥청 경상대학교 공동연구팀은 2007년부터 제주 흑돼지 유전자 지도와 특이형질 발굴 연구를 벌여, 제주 흑돼지 맛의 비밀이 ‘염색체상 유전자 특성’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흔히 돼지의 건강한 정도와 육질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등 혈액검사 수치로 알 수 있는데, 제주흑돼지는 적혈구 수와 헤모글로빈 양이 일반 돼지보다 약 7.5% 높아 빈혈이 없고, 혈액순환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유전자 특성이 돼지 염색체 6번의 134cM(센티 모간)에 위치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간 기능을 나타내는 GPT 수치 역시 제주 재래흑돼지가 5% 낮게 나타났다.

경상대 연구팀은 제주흑돼지에는 이 밖에도 고기 맛과 질을 좌우하는 또 다른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 제주재래흑돼지(왼쪽)와 백색돼지(오른쪽) 육색을 비교한 사진. 제주재래흑돼지에는 고기 맛을 좋게 하는 적혈구 수와 헤모글로빈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제주의소리
제주재래흑돼지는 맛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근내지방량을 13배 높여주는 유전자가 존재하며, 염색체 12번에서는 고기 질과 관련이 있는 적색도와 채색도가 각각 39%, 35% 높았으며, 육즙이 나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육즙 침출도는 43% 낮게 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몸에 좋은 생리활성물질인 불포화 지방산 팔미트올레인산을 일반 돼지보다 15%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연구됐다.

농촌진흥청 난지축산시험장 고문석 연구관은 “제주흑돼지 맛의 비밀이 제주 청정환경과 더불어 유전적 요인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처음으로 유전자지도 작성을 통해 밝혀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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