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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조포, 조푸 그리고 두부- 이종기(농진청 기능성작물부장)

  • 기사입력 : 2011-03-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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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한다는 것, 오래 사는 것은 인간의 오복 중 하나이며 모든 인류의 바람이다. 요즘은 골골하며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100세 건강’을 추구하고 있다.

    실학의 선구자인 성호 이익은 평균수명이 짧았던 조선시대에 83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장수를 누렸는데, 그 비결 중 하나가 삼두회(三豆會)를 조직해 콩 음식을 즐겼던 것이다. 삼두란 콩죽, 콩장, 콩나물을 일컫는 말로 성호의 콩사랑은 반숙가(半菽歌)에 잘 표현되어 있다.

    “하늘에서 난 오곡 중에 콩이 한자리를 차지하니(天生五穀菽居一),

    그중에서도 붉은 콩이 특히 좋다고 할 수 있네(就中赤色尤稱嘉)”

    그 외에도, 세계 3대 장수촌의 하나인 에콰도르의 빌카밤바(Vilcabamba) 마을이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물과 콩을 주식으로 하는 것이나, 우리나라 장수마을의 대부분은 마늘, 콩 재배가 많은 것 등을 볼 때 건강한 장수와 콩 섭취 사이에는 상당히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콩이 지닌 건강기능성을 살펴보면 단백질과 라이신 등 아미노산이 많고, 칼슘, 인, 비타민 B 등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 E가 많아 노화방지와 미용에 좋고, 불포화 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을 줄여 동맥경화 예방 및 당뇨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콩에 많은 이소플라본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악성종양의 증식을 억제하며 갱년기 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좋다고 한다.

    경상도에서는 두부를 ‘조포’ 또는 ‘조푸’라고 하는데, ‘조포(粗泡)’는 거친 건더기가 있는 순두부를 말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조푸’라는 방언으로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포’는 홍길동전을 쓴 허균과 허난설헌의 아버지인 초당 허엽이 강릉부사 시절 만들어 먹었던 순두부, ‘초당순두부’가 유명하다.

    건강 장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먹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비만을 줄이는 것이 하나의 비결인지도 모른다.

    인터넷을 보니 콩 식품을 이용한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가 아주 많이 있다. 두부를 채소와 같이 하루 한 끼(저녁) 먹는 두부 다이어트, 청국장을 식사 때마다 두 숟가락씩 먹는 청국장 다이어트 등등.

    약식동원(藥食同源)이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 살을 빼고 싶으면 국산 콩을 많이 먹고, 우리도 삼두회에 참여하자.

    이종기(농진청 기능성작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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