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지난 20일 저녁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8만 발의 불꽃이 형형색색 터지면서 부산의 가을 바다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사진=박수현 김동하 기자 윤민호 인턴기자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처럼 환상적인 불꽃쇼는 보기 힘들 것입니다."

지난 20일 제3회 부산불꽃축제가 펼쳐진 광안리해수욕장 현장에서 만난 영국인 제니퍼 디아즈(여·52) 씨는 광안대교를 중심으로 부산의 가을 밤을 형형색색 수놓은 불꽃의 향연에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가족들 역시 연신 "판타스틱!(Fantastic·환상적)"을 외쳤다.

이날 부산경찰청과 소방본부는 부산불꽃축제의 관람객을 지난해보다 30만 명가량 많은 130만 명으로 공식 집계했다. 축제 현장에 모인 하루 인파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광안리 해변을 중심으로 인근 아파트 단지는 몰론 황령산과 이기대공원, 해운대 장산, 동백섬, 달맞이언덕에는 이날 오후부터 몰려든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허남식 부산시장의 개회사에 이어 광안대교 중심부에서 레이저 빛으로 그려진 '10'이라는 숫자와 함께 100만여 명의 관객들이 동시에 뱉어낸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화려한 불꽃이 '펑펑' 터지며 배경음악과 함께 가을 밤바다를 환상에 적셨다. 주제는 '부산연가'.

불꽃과 더불어 음악 화약연기 조명 레이저빔 등이 어우러진 첨단 멀티 아트쇼 '부산연가' 연출을 위해 2000t이 넘는 화약과 300여 명의 스태프진이 동원됐다. 광안대교 주탑을 중심으로 1㎞ 구간에 걸쳐 쏟아진 '나이아가라 폭포'의 불꽃은 갑자기 찾아온 초겨울 날씨를 뜨겁게 달구었다. 초당 70발의 불꽃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1분40초 동안 진행된 그랜드 피날레 장면은 관람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긴 여운을 남겼다.

앞서 오후 2시부터 광안리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려들어 자리다툼을 벌였으며 백사장 곳곳에서는 미니 담요와 자리를 5000원에 판매하는 상인들이 특수를 누렸다. 해변가 상인들은 연신 찾아오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광안리 해변 상가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화장실을 개방하는 등 행사에 적극 협조했다.

8만 발의 불꽃을 모두 소화한 이날 밤 9시께 상설무대에서 영화가 상영돼 귀갓길에 한꺼번에 몰리는 인파를 어느 정도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광안리해수욕장 이면도로인 광남로가 한동안 마비되는 등 주변 도로가 극심한 체증을 빚었으며, 밤 11시를 지나 소통이 원활해졌다.

또 축제가 막을 내리고 130만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광안리해수욕장과 해변도로 곳곳에는 관람객들이 사용한 돗자리와 신문지 등이 그대로 버려져 나뒹구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1일 관할 수영구청이 환경미화원 등 청소인력 120명을 동원해 12시간 동안 수거한 쓰레기 양은 40t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