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한국시간)부터 치러지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은 단판승부다. 한 번 실수해도 기사회생이 가능했던 조별리그와 달리 패배는 곧 탈락이다. 따라서 16강에 오른 팀들은 짜낼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26일 밤 11시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리나라와 우루과이전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이겨야만 8강의 꿈을 달성할 수 있다.

필승의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가장 약한 고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끊어야만 승리가 보장된다.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2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의 수비진에서 큰 구멍을 찾아냈다는 것이 이유였다. 타바레스 감독은 이날 "조직이 잘 정비됐고 체력이 강하며 확고한 공격 패턴을 갖고 있다"고 한국 축구를 평가한 뒤 "하지만 수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루과이가 한국을 이기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단언했다.

타바레스 감독의 이런 발언 이면에는 이미 한국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전 때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아찔한 장면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 수비진의 이런 약점을 잘 활용하면 무난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타바레스 감독은 또 한국의 핵심 선수들이 뛰었던 경기를 보면서 구체적인 정보를 쌓아가고 있다고 언급해 공격진에 대한 분석도 완료됐음을 내비쳤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루과이를 16강으로 끌어올린 타바레스 감독은 자국에서 '그라운드의 마에스트로'라고 불린다. 용병술과 전술 운용 능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우루과이가 한국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면 우리나라도 맞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 허정무 대표팀 감독 역시 24일 회복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번호와 포지션은 다 외우고 있다"고 밝혀 그동안 팔짱을 끼고 있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허 감독은 이어 "우루과이는 공수전환과 역습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탄탄한 전력을 가진 팀"이라며 공략법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일단 우루과이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우루과이의 포백라인은 거친 태클과 대인방어에도 뛰어나 한국 공격수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런 탄탄한 수비진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계속 우루과이의 문전을 압박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역습에 의한 실점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맘에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