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생태하천에서 자라고 있는 수생식물의 이름은 잎이 부드럽고 부들부들하다는 뜻에서 비롯된 '부들'이라고 한다. 이곳 부들은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추억을 안겨주고 이야기꺼리를 제공해준다. 

농촌생활에 익숙한 시민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기에 딱 좋은 식물이다. 시골에서 보낸 사람들의 경우 겨울 농한기 때 부들 잎을 손질하여 방석을, 줄기는 발이나 돗자리를 만들어 시장에 내다팔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부들을 손질하여 방석이나 돗자리를 만들어 내다팔던 당시 농촌은 너무나 먹고 살기가 힘들어 당시를 ‘보릿고개’라고 불렀다. 요즘 캠퍼스 수업중 대학생들이 교수에게 질문 하면서 '보릿고개는 어느 산에 있습니까?' 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한다.

소시지 같은 부들.

부들은 씨가 바람을 타고 가다가 물이 조금만 있는 습지면 뿌리를 내리는 생명력이 매우 강한 식물이다. 곧게 자란 줄기 끝에 갈색을 띤 암꽃이 소시지 모양으로 달린다. 꽃은 6월과 7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꽃말은 '순종'이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퍼지고 원주형이며 털이 없고 밋밋하다. 물에서 살지만 뿌리만 진흙에 박고 있을뿐 잎과 꽃줄기는 물 밖으로 드러나 있다. 열매이삭은 긴 타원형이며 적갈색으로 잎은 방석을 만들고, 화분은 한방에서 포항이라 하여 지혈, 통경, 이뇨제로 사용한다.

부들의 종류는 큰 부들, 부들, 애기부들, 좀 부들 등 4종류가 있다. 부들은 물가나 진흙탕에서 저절로 자라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줄기 위쪽에 가늘고 긴 수꽃 이삭이 달리고 그 밑에 둥근 기둥 모양의 암꽃 이삭이 달렸다. 열매 이삭에는 수만 개의 작은 씨가 붙어 있다. 씨는 솜털이 있어 바람을 타고 날아갈 수 있다.

부들의 특징은 땅속의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고 흰색의 수염뿌리가 있다. 부들의 꽃가루는 지혈. 토혈. 탈항. 이뇨. 배농. 치질. 대하증. 월경불순. 방광염. 한열. 통경 등의 약으로 쓰인다. 화상에는 부들의 새싹에 붙은 솜 같은 섬유질을 따서 환부에 붙이면 통증이 사라진다고 한다. 

깊은 화상이라도 흔적도 없이 낫고 화상 이외의 다른 상처에도 지혈 작용 등 치료 효과가 뛰어나 약이 귀한 시절 예전 농촌에서는 농부가 논`밭에서 일을 하다가 다치면 환부에 바르는 응급처치 약으로 알려져 있다.

부들의 쓰임새 참으로 다양하다. 돗자리, 발, 방석, 소쿠리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부들줄기와 잎은 발을 엮고 돗자리를 짜는 데 사용되며, 줄기는 질겨 예로부터 부들 줄기를 갈라 짠 돗자리는 최고급으로 상류층에서 사용을 했다. 

또한 부들 잎으로 발, 방석, 소쿠리 등을 짜면 오래도록 쓸 수 있고 보푸라기가 생기지 않아 감촉도 매우 좋다. 농한기 농촌부업으로 돗자리를 많이 짜서 시장에 내다 팔아 농가소득을 올렸다.

옛날에는 솜 대신 지혈제로 사용하는 부들은 농촌가정 집집마다 사랑방벽에 몇 개씩 달아두었다. 식구들이 일하다가 낫에 베었을 때 쓰기도 했다. 옛날에는 봄철 돋아나는 부들의 어린 싹을 소금에 절여 나물로 먹었다는데 필자는 먹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부들의 싹은 독성이 있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독성을 제거한 후에 먹어야 한다.

요즘 부들은 꽃꽂이와 정원의 소재로 많이 사용된다. 부들의 꽃은 여름철 꽃꽂이 소재로 인기가 높으며, 연꽃, 갈대 등과 함께 정원을 꾸밀 때 자주 사용된다. 이 밖에 부들의 꽃가루는 꿀벌의 겨울 양식으로 사용되며, 옛날 선조들은 부들의 솜털을 방한복, 이불, 방석의 솜으로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