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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프로토스, 저그 앞에 또 무릎 꿇다

2008.07.13

[포모스=김경현 기자]스타리그, 프로토스의 혁명가를 기다린다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프로토스는 저그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것인가?

12일, EVER 스타리그 2008 결승전에서 도재욱(SK텔레콤)이 박성준(STX)에게 패배함에 따라 프로토스는 또 한번 우승 문턱에서 저그에게 무릎을 꿇는 '굴욕'을 당했다.

지금까지 펼쳐진 스타리그에서 프로토스가 결승전에서 저그를 상대로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지난 2000년 11월 1일 프리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김동수(은퇴)가 봉준구(은퇴)를 3:0으로 꺾은 것 뿐이었다. 하지만 봉준구는 2경기에서 맵 밸런스의 문제로 자신의 주종족인 저그를 버리고 프로토스로 플레이했기 때문에 김동수의 우승은 프로토스가 저그를 꺾은 것이라고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이후 프로토스는 스타리그에서 단 한번도 저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2004년 8월 1일 질레트 스타리그에서 박정석(KTF)이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투신' 박성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2007년 12월 22일 EVER 스타리그 2007에서는 송병구(삼성전자)가 결승전에서 저그 격파를 시도했지만 '파괴신' 이제동(르까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승전까지 극강의 포스를 뿜어내던 도재욱은 사상 처음으로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저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프로토스로 기대를 모았다. 4강에서 박찬수(온게임넷)을 상대로 0:2 상황을 3:2로 뒤집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박성준은 말 그대로 프로토스의 재앙이었다. 박성준은 2004년 박정석에 이어 2008년에 도재욱을 꺾으며 프로토스의 우승을 허용하지 않았다.

역대 개인리그를 통틀어 프로토스가 저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7년 3월 3일, 곰TV MSL 시즌1에서 김택용(SK텔레콤)이 본좌라는 평가를 받았던 마재윤(CJ)을 3:0으로 격파한 것이 유일하다. 그만큼 5전 3선승제, 특히 결승전에서 상성에서 밀리는 프로토스가 저그를 꺾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일이고, 극강의 프로토스전을 자랑하던 본좌 마재윤이 무너졌기 때문에 팬들은 김택용의 승리를 '3.3 혁명'이라고 부르며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토스는 다시 한번 저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보고 말았다. 특히, 이번 결승전은 1경기 오델로, 2경기 트로이가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충분히 할 만한 맵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장이었기 때문에 0:3 완패는 프로토스 팬들의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과연, 스타리그 무대에서는 저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프로토스가 언제쯤 등장할까? 프로토스 팬들은 MSL의 혁명가 김택용과 같은 존재가 스타리그에도 나타나주길 기대하고 있다.

▶ 역대 스타리그 저그 vs 프로토스 결승전 결과
◆ 프리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 2000년 11월 1일
봉준구 0 vs 3 김동수(봉준구, 2경기 프로토스로 플레이)
◆ 질레트 스타리그 - 2004년 8월 1일
박성준 3 vs 1 박정석(박성준, 저그 최초 스타리그 우승)
◆ EVER 스타리그 2007 - 2007년 12월 22일
이제동 3 vs 1 송병구
◆ EVER 스타리그 2008 - 2008년 7월 12일
박성준 3 vs 0 도재욱(박성준, 저그 최초 골든마우스 획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