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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개는 짖지 못한다/ 눈 뜨기도 전에 어미가 죽었으므로/ 우유를 주고 밥을 주는 내가 짖지 못하기 때문에/ 오직 나에게 학습한 휘파람만 분다/ 무료하게 꽃을 바라보다가 휘파람을 불고/ 석류나무 가지의 새를 향해 휘파람을 불고/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향해 휘파람을 부는/ 개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우리집 개는 짖지 못한다.”

(시 ‘휘파람을 부는 개’ 중)

따뜻한 감성으로 세상의 이치를 담아내고 있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강경호(52)씨가 시집 ‘휘파람을 부는 개’와 미술평론집 ‘영혼과 형식’을 동시에 출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이번 시집은 5년만에 펴내는 네 번째 시집으로, 7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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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은 고해성사와 반성을 반성할 정도로 반성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배어있다는 측면에서 윤동주의 시세계와 접맥되어 있다. 또한 그의 시에 나타난 종교적 어휘나 기독교적 정신과 태도가 그의 시의 특색을 만들지만 특정 종교의 색깔을 띠지 않는다. 그것을 넘어 그의 시는 하늘을 향하지 않고 지상의 만물을 대상으로 씌어졌다.

특히 이번 시집의 두드러진 특징은 영혼에 대한 탐구가 많은데 인간중심주의적인 사고를 벗어나 모든 사물과의 소통의 형식을 통해 존재자들의 본질이 영혼임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시에 대해 김남조(숙명여대 명예교수) 시인은 “엄격한 봉헌의례를 감지할 수 있으며 경건성과 정직함, 그리고 차가운 명징이 서려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세영(서울대 명예교수) 시인은 그를 “흡사 수도승이나 수좌와 같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삶과 세계에 대한 통찰과 예지로 번뜩인다”며 “감각적 묘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우리 젊은 시인들에게 충분히 귀감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펴낸 미술평론집 ‘영혼과 형식’은 호남 화단의 원로에서부터 중진까지 12명의 작가를 감성적이고 분석적인 글을 통해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강씨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문예지 ‘시와사람’을 창간해 14년째 이끌어 오며 현재 발행인 및 주간, 광주전남현대문학연구소 소장을 겸직하며 시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시집으로 ‘언제나 그리운 메아리’, ‘알타미라동굴에 벽화를 그리는 사람’ 등 4권과 문학연구서 ‘최석두 시연구’, 문학평론집 ‘휴머니즘 구현의 미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