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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tro && Dutch

일렉트로니카 입문가이드


일단 일렉트로니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 본인의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을겁니다. 일렉트로니카도 서브장르로 들어가면 천차만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부분부터 듣는쪽이 좋겠죠.

(기본 밴드포맷안에 구성되는 록음악에 비해 사운드를 끌어다쓰는 제한이 없으므로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일반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kraftwerk (1970년대~)


이쪽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다보면 자연스레 알게되는 그룹입니다.음악씬에서 그들이 끼친 영향도 어마어마하거니와, 아직까지 자신들 외에는 그들을 능가한 그룹이 없습니다. 비틀즈가 중요하고 훌륭하고 지금에 와서도 회자되는 것처럼 그들도 똑같은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크라프트베르크로 입문을 하는것이 가장 바람직한 이유는.. 일렉트로닉이 완전히 독립되어, 대중적으로 촉발된 시점을 그들이 만들어냈고. 여러서브장르를 가지고 있는 일렉트로닉중에서도 가장 원형에 가까운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즉..이들의 음악을 이해할수 있다면..그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여러 서브장르들이 읽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상당한 전자음 체질이라 듣자마자 빠져든 케이스인데. (벌써 오래전 일이군요) 아마 안맞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이미 오래전 음악이기도 하구요.

추천앨범은 90년초에 발매된 The MIX. 또는 Electric Cafe 초기 앨부?들으면 시대적인 갭이 느껴질수 있기때문에 이 앨범이 무난합니다. 초기앨범이나 이쪽으로 관심이 있다면, 칸, 탠저린드림, 포폴부 등도 함께 찾아보세요. 물론 장미셀쟈르와 반젤리스도.


2. Prodigy(1990년대~)


kraftwerk?들어도 잘 모르겠다..싶으면.. (사실 그걸 모르면 일렉트로닉 음악의 절반을 잃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만) 90년대 일렉트로닉 붐의 중심에 있었던 프로디지를 들으세요. 입문용으로 좋습니다. 관심없는 사람들도 한번쯤 들어봤을 개나소나 팀이지만..그만큼 대중적인 내공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댄서블 일렉트로닉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천재적입니다. 추천앨범-fat of the land


3. Orbital(1990년대~)


크라프트를 들었건 프로디지를 들었건 어느정도 귀가 트이면 그다음으로 오비탈을 들으세요. 시시한 컨셉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댄서블 일렉트로니카를 했던 사람들입니다. 적당히 대중적이면서도 작품성 높은 곡들이 많습니다. 일렉트로니카의 중심은 어찌됐건 '전자음'이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배울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처음에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하다보면 즐거움을 깨닫게 되듯이.. 귀에 걸고 다니다 보면..일렉트로니카의 밑그림이 자연스레 머리속에 들어올겁니다.

그건 크라프트베르크도 마찬가지구요. 추천앨범- moddle of nowhere


4. 디페시모드,뉴오더,팻숍보이스..등의 신스팝


처음부터 전자음에 혹사당하면 자칫 흥미를 잃기 쉽습니다. 그럴때는 80년대 활동했던 신스팝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 됩니다. 팝적인 멜로디와 동등한 비중으로 일렉트로니카의 영양분이 들어있으므로 자연스레 다음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5. 언더월드,케미컬 브러더스


왜 이들을 나중으로 넣었냐면.. 먼저 음악들(프로디지 제외)을 어느정도 이해해야 진짜 재미를 찾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케미컬 앨범 전부듣고 와~좋다..이런사람 솔직히 저는 이해가 안가더군요. 그냥 남들이 유명하다니까, 또는 단순히 대중적인 몇곡만을 좋아하는쪽이 많다고 보구요.  (플래시보 효과와도 유사하죠) 케미컬은 상당히 복합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90년대들어 나타난 특징이기도 한데.. 락적인 요소,힙합,전자음악이 골고루, 화학적으로 섞여있습니다.

언더월드는 이런식의 짬뽕은 아니지만 기존에 있던 일렉트로닉의 구조를 한층 섬세하게 구축한 음악들을 들려줍니다. 덧셈뺄셈 못하면서 미적분 푸는 사람 없죠? 위의 음악들이 기초이론이라면 케미컬이나 언더월드는 그 다음단계의 공식입니다. 이들이 90년대에 등장한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6. Aphex Twin


전자음으로 할수있는 최대한의 실험 생소한 리듬. 소음에 가까운 기묘한 음색들..처음 접했을때는 불쾌하게 들릴수 있지만. 위 음악들을 듣고 왜 좋은지, 뭐가 좋은지 느낄수 있으면 에이펙스트윈도 귀에 들어올겁니다.


7. 여기서부터는 본인 취향입니다.


만약 애이팩스트윈에 이어서 전자음으로 완전 끝장을 보고싶으면..마이너장르를 찾아가면 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애시드하우스를 듣거나 (이게 또 무척 중요하죠) 오테커로 대표되는 IDM계열, 글리치,칩튠,익스페리먼틀등..현재까지 최신조류를 섭렵하세요. 그게 아니라면.. 트립합, 드럼앤베이스, 트랜스,시부야, 라운지, 등으로..하나하나 정복해나가면 됩니다. 이들 장르는 개별적으로 많이 다르지만, 먼저음악들을 다 들었다면.. 이들이 일렉트로닉 음악의 성분을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는걸 발견할수 있게 됩니다. Daft Punk, 팻보이슬림, 자미로꽈이,폴밴 다익 등..뭐든지 신나게 들을수 있고 그안에서 공통적인 부분도 쉽게 잡아낼수 있습니다.


8. 이제 슬슬 머리속이 포화상태가 되는 시점이 올겁니다.


일렉트로니카가 악곡&사운드의 구성에서 인텔리전트한 부분이 많기때문에, 자칫 혹사당할수 있고, 전자음이라는것에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듭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질릴만한 성격은 아닙니다.  그때가 되면...다시 처음의 미니멀한 감성을 그리워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크라프트베르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뭔가 가라않히고, 회귀하고 싶은 기분이 들때가 오면....Air를 들어보세요..다소 충격적인 부분이 느껴질겁니다. 물론 그냥 들어도 따봉입니다만~ 위의 과정들을 생략하면 왜 충격적인지 이해못합니다. 이건 쉽게 설명하기 힘들고, 얘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못합니다.. 그리고 일렉트로니카의 순수성이 앞으로 어떻게 '음악적으로' 보존되어 나갈지에 대해서도 감이 올겁니다. 참고로 웨이브 독자들이 뽑은 2004 베스트앨범에 Air (talkie walkie)가 1위로 선정됐습니다. 본인들도 다소 어리둥절해하던데 왜 AIr가 뽑힐수 밖에 없는지는 몸으로 이해하고 있을거라 생각이 되는군요.


-dcinside 일갤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