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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리말] 햇빛은 쬐는 것? 쐬는 것?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철수 : 장마철이다 보니 옷이 축축했는데, 오랜만에 햇빛이 나네.

영희 : 장마가 이번 주말엔 잠시 소강상태라고 하니 햇빛 쬐러갈까?

요즘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여름 불볕더위를 앞두고 장마의 중심에 들어 있다. 그래서일까, 가끔씩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해의 반짝임, 따스함, 뽀송뽀송함 등이 반갑기만 하다.

철수와 영희도 장마 중 만나는 해에 대해 말하고 있다.

‘햇빛샤워’를 하자는 영희의 말에서 ‘햇빛’은 ‘햇볕’으로 바꿔 말해야 적절하다.

‘햇볕’은 ‘해의 따뜻한 기운’을 뜻한다. 그러므로 서술어로 쓰인 ‘쬐다(쪼이다)’는 ‘볕이 들어 비치다’의 뜻을 지니므로, 햇볕 또는 ‘볕’과 호응을 이룬다. 이 밖에도 ‘햇볕이 들다’나 ‘햇볕에 빨래를 말리다’ 등으로 활용된다.

햇볕과 자주 혼동하는 ‘햇빛’은 ‘해의 빛’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쬐다’가 아닌 ‘얼굴이나 몸에 바람이나 연기, 햇빛 따위를 직접 받다’의 뜻을 지닌 ‘쐬다(쏘이다)’와 짝을 이뤄 쓰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이 밖에도 ‘햇빛이 비치다’나 ‘햇빛에 눈이 부시다’ 등으로 활용된다.

또 해를 표현하는 낱말 중 ‘햇살’은 ‘해에서 나오는 빛의 줄기 또는 그 기운’을 뜻하기에 햇빛, 햇볕과 의미가 비슷하지만 주로 감성적인 표현에서 쓰인다. ‘햇살이 문틈으로 들어왔다’ ‘햇살이 따갑다’ 등으로 활용된다.

다시 말해 ‘해의 볕’ 햇볕은 열과 온기를 강조할 때, ‘해의 빛’ 햇빛은 밝기와 관계있는 문맥과 어울린다. 또한 ‘해의 빛살’ 햇살은 감정을 드러내는 문학적 표현에서 쓰인다.

해가 반가운 장마철, 마음만이라도 뽀송뽀송하게 단장하고 다시 해맑게 웃는 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 건 어떨까?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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