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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Mar 06. 2019

두 처녀농군,  
꽃벵이 두 날개로 저공비행중~

- 굼벵이농장 “꽃벵이세상” : 전영선 / 이은혜 대표

굼벵이는 동의보감에 나오는 약재 흰점박이꽃무지의 애벌레, 즉 유충이다. 식용으로서 거부감을 가시게 해주는 신조어 ‘꽃벵이’는 바로 이 굼벵이의 애칭이다. 굼벵이는 우리네 삶과 친숙했기에 속담도 많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굼벵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굼벵이가 담벽을 뚫는다” 등등....


좀 긴 속담도 있다.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것은 매미 될 셈이 있어 떨어진다.” 여기서 보다시피 통칭 굼벵이는 매미나 풍뎅이, 하늘소와 같은 딱정벌레목의 애벌레이다. 누에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의 길이가 짧고 뚱뚱하다. 특히 풍뎅이는 아이들의 단골 놀잇감이었다. 모가지를 비틀면 뱅뱅 도는 걸 보면서 퍽이나 재미있어했다. 곤충채집은 여름방학 숙제 제1호였다. 지금 관점으로 보면 명백한 동물 학대이지만, 예전에는 풍뎅이나 메뚜기 지천인 세상이었다. 



그러던 때가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벌레라고 하면 기겁을 한다.  “벌레 쳐다보듯”이라는 표현에서처럼, 기피대상 0순위다. 다른 나라는 어떠한가? 강경 옥녀봉길 굼벵이 농장인 “꽃벵이세상”의 단골고객 고3 수험생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 토막!  “아이가 굼벵이라면 안 먹을 것 같아서 농장 스티커 떼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랬는데도 어느 날 아들이 굼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때 아들 반응이 의외였어요. ‘설국열차에서 바퀴벌레로 만든 바도 먹잖아!’ ” 그러고 보니 빠삐용도 탈옥하기 위하여 벌레를 잡아먹어가며 체력을 다졌다. 스토리 전개상 상징적인 장치 같지만, 벌레나 굼벵이는 사실상 고단백 덩어리라는 설명이다. “우리가 굼벵이 분말이나 환으로 만들기 위하여 가공업체에 의뢰하면, 굼벵이는 잘 안 받아주려고 해요. 워낙 고단백이라 작업 후 기계 청소가 장난이 아니라는 거죠.” 꽃벵이농장에서 꽃미녀 동생으로 통하는 이은혜 공동대표의 말이다. 


굼벵이가 굼뜨다고요??


사람들이 꽃벵이농장에 오면 3번 놀란단다. 농장이 읍내에 있어서가 첫번째고, 농장주가 처녀임에 두 번째 놀라고, 마지막으로는 굼벵이가 징그러워서.... 그런데 기자가 방문하여서 놀란 것은, 또다른 장면에서였다. 사진을 찍으려고 들쑤신 다음, 검은 톱밥 위로 노출시켰더니, 하얀 굼벵이들 갑자기 날쎈돌이가 되면서 톱밥 속으로 쑥쑥 파고드는 것이다. 아예 꺼내놓고서 투명상자 위에 올려놓으니 누에처럼 삐질삐질 똥을 싼다. 언니로 통하는 전영선 대표가 옆에서 거든다. “얘들은 건딜면 스트레스 받아서 저래요!” 발효톱밥 침대 위에 썰은 배들이 놓여 있다. 먹이냐고 질문하니, 습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하기 위한 가습기라 한다. 딜럭스천연가습기다^^



이 하우스의 굼벵이 똥들은 최고급 비료가 되어서 배밭 같은 데로 팔려간다. 꽃벵이세상 굼벵이가 과수 농가와 친해지는 이유다. 굼벵이 분변은 과수 농가로 보내지고, 과수 농가는 상품성 떨어지는 과일을 저렴한 가격으로 내보내니, 굼벵이로서는 큰 부담 없이 양질의 먹이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순환 구조가 누군가에게서 전수되었고, 그래서 자연스레 형성된 순환 고리였을까? 지금 우리나라에는 1800여 곤충농장이 있고, 논산에는 10여 농가가 부업으로 하고 있다. 그 중 전업농은 현재 강경 꽃벵이농장뿐이다. 왜 하필 강경, 그것도 시내였을까? 얘기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꽃벵이세상은 굼벵이와 사랑에 빠진 두 여인네의 산업 곤충 사육 농장입니다.  보다시피 쌍두마차, 주인이 둘이예요.  25년 동안 중고생 대상 수학 전문 학원을 운영하던 전영선 언니! 10여 년 네일샵 운영하던 동생 이은혜는 이모딸이면서 듬직한 농장파트너입니다. 대전에서 나름 인정받으며 살던 우리 둘이 함께 귀농한 이유?  대전 한 아파트에서 같이 생활해왔는데, 치열한 도시생활에서 스트레스가 누적되었고, 그게 마침내 적신호로 왔어요. 동생은 하루 종일 고개 숙이고 해야 하는 업종이라 퇴근 후 밤마다 목과 어깨의 통증으로 힘들어 했고요, 저 역시 심야 과외로 지새다 보니 건강 검진 결과가 좋을 리 있었겠어요?”


먼저 내 몸부터 챙겨야겠다는 자각에 “눈에 좋은 것이 뭐가 있을까...” 인터넷 뒤적뒤적 하다가 굼벵이를 찾아냈다.  “아~~이것! 귀농으로서도 괜찮겠는데...” 그런 생각이 유레카처럼 들었단다. 동생과 상의 끝에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귀농의 꿈을 서둘러 감행한다. 다 큰 딸들의 귀농 선포에 걱정을 안 들을 리 없지만,  그 걱정은 애정이 되어 응원과 격려로 바뀌었다. 농사에 ‘농’자도 몰라 실패 시 손실 줄이려 소자본 정착할 곳을 찾은 곳이 고향이자 전대표의 엄마집 강경이었다. 곤충산업이 핫한 경기도로 갈까 고민도 해봤지만, 그래도 엄마가 생활하는 집이 편하여 1층 상가에 사육 시설을 했다. 




굼벵이 소리만 들어도 질겁하는 사람들 많은데징그럽지 않던가요?


“우리도 처음엔 장갑을 끼고서야 겨우 만질 수 있었어요. 그런데 보면 볼수록 자식같이 귀여워지라구요.. 굼벵이가 귀엽게 보이던 그때, 우리는 진짜 농부가 된 기분이었요~^^농담처럼 ‘돈이다’ 생각하면 더 귀여워져요~ 제 동생은 사육장에 들어가면 잔소리도 하고 수다스러워지는데, 신기하게도 풍뎅이들이 발소리를 알아듣더라구요. 동생이 밥 주니 더 그런 것 같아요ㅎ~


굼벵이 사육 핵심은 온도, 습도, 먹이입니다. 발효톱밥, 성충의 먹이인 싱싱한 제철 과일이 중요해요. 논산은 4계절 과일이 풍성하고, 주변에 버섯 농가도 많아서인지 톱밥 공장도 여러 곳이라 굼벵이천국인 거 같아요!^


풍뎅이천국 건설에 앞장서준 멘토는....?


3년 전 굼벵이를 분양받고 키우기 시작했을 때 모든 게 신기했어요. 처음 접하는 일이라 일머리도 모르고, 하루 종일 농장 일에 매달려서 키우는 데만 몰두했죠. 그때는 분양농가에서 컨설팅비를 천만 단위로 부르던 때라서 멘토 없이 인터넷 논문 찾아가며 시작했어요. 


귀농 2달쯤 후 사육통 굼벵이들이 죽어가기 시작했어요. 한참 늘려야 할 때 난리가 난 거죠ㅠ 너무 습하게 키워서 병이 온 거였어요. 살려보겠다고 아무리 소독하고 청소해도 속절 없이 죽어만 가는 굼벵이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었나 싶고 내심 겁도 덜컥 나더라구요. 손실 적게 하려면 지금이라도 포기해야 하나 고민고민했죠. 그래도 계속 대책 찾으려 논문이나 농진청 자료도 디벼보았는데 방법이 없더라구요. 결국 블러그 잘 운영하시는 선도농가에 전화하여 문의를 해보니, ‘방법 없고 무조건 폐기하라!’는 선고가 끝! ㅜㅜ 최초 분양해온 20kg 전량을 폐기했죠. AI로 자식 같은 닭, 오리 땅속에다 통째로 묻어야 하는 농민들 심정, 이해하겠더라구요. 


오기가 생겨 3kg 더 분양받아서 다시 시작했어요. 하나하나 관찰하고 일지 쓰면서 문제 생겼을 때 대처 방법 등.... 재분양받고 5개월 후 마침내 100배 넘는 굼벵이를 사육하게 되었죠. 굼벵이 사육에 자신감이 생기고 방향성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사육 가이드를 만들만큼 노하우가 쌓여 곤충 사육 강의 자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굼벵이에게 씌워진 오명이나 누명 벗겨준다면....


우리가 흔히 부르는 굼벵이는 동의보감에 소개된 약재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이랍니다. 식품으로 좀더 다가가기 위해 농진청에서는  ‘꽃+굼벵이=꽃벵이’라는 애칭을 공식화하였어요. 


보통 느리게 움직이는 사람에게 ‘굼벵이 같다’ 표현하는데 굼벵이는 생각보다 느리지 않아요. 꿈틀대는 이 아이들, 징그럽지도 않고요.... 포동포동 귀여운 몸매가 우리 인간 몸에는 얼마나 좋은지요!^얼마 전 발표된 농업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굼벵이에게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추출했는데..... 혈전 녹여주는 인돌알칼로이드 성분으로, 기존 혈전치료제보다 효능과 안전성이 높고 부작용은 낮다는 결과가 나왔답니다. 폐 혈전증 치사율이 90에서 25까지 떨어졌다 해서, 건강보조식품에서 진일보하여 이제는 혈액순환치료제로도 쓰일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치료의 구체적 사례라도 있는지요?


일단은 내가 눈이 안 좋아져서 굼벵이를 찾았습니다. 굼벵이가 사람에게 좋다면 반려견, 반려묘 등에게도 두루 주효하지 않겠어요? 우리집은 두 식구 외에 한 여자가 더 있어요. 손오공은 남자이지만 우리집 지킴이 손오순! 오순이는 여자니까요. 10년 전 동생이 길가서 만난 유기견이 불쌍하다고 데려왔어요. 당시 너무 못 먹어서 그 후유증으로 앞다리가 저렇게 휘어졌어요. 연약해졌던 몸으로 기사회생하여 살다가 이제 10년이 되니까 눈에 백태가 끼대요. 동물병원 찾았더니 백내장! 맹인안내견이기는커녕 이제 우리가 오순이 눈까지 되어주어야 할 판국에 굼벵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분말을 밥에다 뿌려주었요. 눈에 백태가 걷히길래 하두 기특하여 병원에 다시 가보니,다 나았다는 진단이었습니다. ‘그래, 동물간식이라는 시장을 뚫으면 되겠구나!’ 우리가 오순이에게 보답이니 하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우리 눈을 열어서 블루오션, 블루칩을 보여준 셈이랄까요?^


우리 고객 중 한 분도 반려견 준다고, 좀 비싸다 하면서도 계속 구매해 가세요. 백내장이 온 반려견 사료 위에 굼벵이를 뿌려 주신다고 하대요. 미처 신경 쓰지 못해서 굼벵이가 떨어지면 괜히 미안해진다며, 덕분에 많이 나아졌다고 고맙다는 말씀도 해주세요. 고맙기는 우린데요ㅎ



굼벵이는 간에 참 좋다고 그래요. 당뇨, 눈의 피로, 혈액순환, 생리통, 알츠하이머성 치매발명 물질을 제거해 준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이 굼벵이 몸값이 높아졌어요^ 수험생, 운동선수, 젊은데도 만성 피로를 느끼는 현대인들이 많이 찾는 편이예요. 이런 추세에 따라  굼벵이 분양이나 사육 시장도 넓어지고 있어요. 특히 귀농인들에게 새로운 특용 작물로 각광입니다. 분양해 드린 농가가 TV에 나온다고 연락주실 때, 분양해 드린 농가가 인터넷 상에서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만족감에 대견해지기도 해요. 청출어람(靑出於藍) 우리보다 늦게 시작해서 더 커 가는 농가를 보며 가일층 분발 자극을 받기도 해요. 

 

사람들은 처녀농군에도 관심을 표할 거 같은데요?^


언니인 저는 수학을 전공했어요. 박사과정 중 대학에서 3년간 조교 및 대학수학 시간 강사로 지낸 바도 있습니다. 박사과정 중퇴하면서 입시학원 강사, 수학 전문학원 운영 등 20여년을 중고생들과 교감하며 살아왔는데, 아직도 주 2회는 대전 학원으로 수업 나가고 있어요. 귀농 3년차인 저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교육, 6차산업전문가과정, 강소농교육, 농산물마케팅교육, 농산물가공창업교육 등 농업 전반 교육을 받으며 농업인으로서 역량을 길러가고 있습니다.  2017년 논산 농업대학CEO 학과에 입학하여 전문인으로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농업인이 되려고 합니다. 



10여 년 네일샵 운영하던 동생 이은혜는 별명이 이효리였는데요, 한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내가 귀농한다니까 대책없이 따라온 경우랍니다, 이효리는 제주도, 이은혜는 강경으로요^^(웃음) 주변에서는 두 아가씨가 결혼도 안 하고 일만 한다고, 요즘도 중매 서주겠다 나서는 분도 있고 그래요. 고맙지만 우리는 일단은 일과 결혼했어요, 아직까지는요^^


우리는 담당 분야가 자연스레 나뉘어졌었어요. 관심 분야에 따라서 언니인 저는 사육과 경영, 동생은 마케팅과 가공, 블로그 스토어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분야가 확실하게 나눠지니 농장에서 월권만 없다면 OK목장의 결투 같은 건 없을 듯싶어요^ 


인간관계 풀어가는 3차방정식


“강경에 내려와서 인간관계는 함께 교육받은 분들까지로도 넓어지죠. 9월에는 서너 농가가 함께 하는 팜파티도 계획하고 있어요. 논산에도 곤충연구회가 있어서 센터에서 한 달에 한번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공식 연구회로 인정된 것은 아니지만 몇 년째 교류중인데요, 우리가 귀농하고 곤충 사육 시작했을 때 제일 먼저 손 내밀어 준 곳이 연구회였어요.


굼벵이가 정식 식품으로 인정을 받은 지는 얼마 안 돼요. 2016년 12월 29일이니까요. 인정은 받았지만  소규모 농장에서 가공품으로 만들어 팔기에는 애로 사항 많더라구요. 곤충 분야에서도 붐이 일어 현재 산업곤충 농장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기존 농가도 가일층 노력중이지만 안정된 판로나 대량납품 수매처가 아직까지는 없어요. 잉여생산물은 가공품으로 보관돼야 하는데, 등록된 가공업체에 OEM 방식도 걸림돌이 많아요. 대량의 원재료를 한꺼번에 가공하여 디자인, 포장지, 유통 채널까지로 연결되는 대량 시스템을 요구하는 현실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지자체에서는 지역 농가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공동 출하도 하더라구요. 논산 지역 농가들도 힘을 합쳐 공동 브랜드 출시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우리도 가공을 안 할 수 없어서 소량 시도해 보았는데, 식파라치에게 찍혀서 어마무시 벌금 추억도 있답니다요ㅠ


단골 이야기를 하면 흥이 살아나겠죠?^


손님 이야기는, 흠~ 첫해에는 없었어요. 두 번째 해가 되는 작년 EBS에서 식용곤충 프로그램을 방영했는데, 그 때 첫 손님이 블로그를 통하여 전화를 주셨어요. 감동이었죠^^


에피소드도 있어요. 피곤해하는 남편 드린다고 건조 굼벵이 구매하신 여자고객분이 얼마 전 전화가 또 왔어요. ‘얼마 전에 구입한 굼벵이 한 달이나 먹었는데 계속 먹어도 되는지?’라고요...... 사실 굼벵이는 고단백 식품이라 꾸준히 드셔도 된다고 답해 드렸죠. 하루 한번 10개씩이라고 일러주어도 맛있다면서 20마리씩! 정량초과라면서 말려도 아이처럼 막무가내라며, 그래서 이미 한참 전 바닥이 났는데도 왜 빨리 또 주문 안 했느냐고  성화를 해서 전화하게 된 거라 하시더라구요. 어떤 분은 친구끼리 한꺼번에 구매하여서 나누어 먹으려 하니까 도매금으로 좀 싸게 해달라 하여서 한꺼번에 20kg 나간 적도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제품 사시는 소비자 중에는 농장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달라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처음 관계는 깐깐하게 시작되지만, 우리는 차라리 그게 더 나아요! 자신 있으니까요^ 먹이도 그렇지만 깔끔한 리빙박스 사육방식이라서 사육장을 자신 있게 오픈합니다. 굼벵이는 수매처가 없기 때문에 직접 홍보도 해야 하고 제품 판매도 해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힘들게 연결된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면 제품에 대한 질 향상, 더 좋은 먹이원에 더 예민해지게 되더라구요. 


대부분 처음 구매자일텐데구매 팁을 준다면요~?


인터넷상 굼벵이 가격은 천차만별이랍니다. 생굼벵이의 경우는 상처 없는 우량 굼벵이가 좋겠죠?? ^^약간 노란 빛깔에 굵기가 굵고 길이도 길쭉한, 한눈에 봐도 고놈 참 실하다 하는 느낌이 있어요. 손에 쥐었을 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려는 힘이 셀수록 틈실한 굼벵이랍니다. 건조굼벵이는 일단 냄새를 맡았을 때 이취감이 적어야 하고 크고 이쁜 갈색을 띄며, 씹었을 때 고소한 맛을 내는 게 좋답니다.


성충인 풍뎅이의 경우는 믿는 농장에서만 구입하시는 게 좋아요. 농장주 외에는 성충이 태어난 지 얼마나 된 풍뎅이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이상 외관이나 맛으로 식별을 권해 드렸지만, 깊이 들어가면 농장주만의 경영 철학이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식약처에서도 발표했듯이 굼벵이는 100일 이전에 나온 굼벵이가 식용이고, 100일 이후에 나오는 굼벵이는 사료로 쓰인답니다. 우리 꽃벵이세상에서도 조기 출하하듯 45일 만에 건조 굼벵이로 만들 수 있어요. 그래도 90~100일정도 키워야지만 색깔 이쁘고 약성 좋은 굼벵이가 되니까, 우리는 100일 기다림입니다.

우리도 자금 회전을 생각 안 할 수 없어서 굼벵이 로테이션을 처음에는 빠르게 했어요. 50여일 키운 굼벵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봤죠. 근데 웬걸요ㅠ 때깔도, 모양도 영 맘에 안 들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세상사도 빠르게만 하다보면 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완숙기라는 게 있듯, 굼벵이도 일정 시기를 거쳐줘야 약성 좋은 제품이 된다는 것을.....


주인만이 알 수 있는 게 또 하나 있어요. 어떤 환경에서 어떤 먹이를 주느냐? 양질의 먹이를 주어야 그게 고스란히 양질의 약성으로 발현되지 않겠어요? 우리는 양질의  굼벵이와 농산물의 콜라보가 되는 쇼핑몰 이미지를 브랜드로 갖고 갈 예정입니다. 


꽃벵이세상이 꽃길만은 아니었을텐데앞으로의 계획?


예전에 굼벵이는 초가지붕이나 볏집단, 퇴비장  같은 데서 걸핏하면 보았댔죠? 대자연의 산물인 굼벵이를 우리는 깨끗한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사육하여 왔어요. 굼벵이를 정성껏 튼실하게 키워 예쁘고 통통해졌을 때 그때 통째건강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꽃벵이세상은 농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확보한 부지가 여기서 멀지 않은 농촌 채운면 우기리예요. 귀농 후 3년 동안은 내가 시골 생활과 곤충 사업에 대해 잘 할 수 있을까,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는지 스스로 실험해 본 것도 있었죠. 이제는 곤충사육에 대한 확신과 농업 전반 교육 등을 통하여 확신을 얻었달까요. 보다 넓고 현대화된 시설에서 우리 애기들을 사육함은 물론, 제조시설까지 갖춤으로써 같은 길 가는 소농가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협업하여 대량 납품과 고품질 제품으로 꾸준히 다가가는 꽃벵이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신제품도 연구 개발중에 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인데, 꽃벵이세상은 반려견, 반려묘에게도 저가로 다가가기 위해 연구 개발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중 기자는, 꽃벵이 생식도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아직까지는 직접 그래본 적이 없다는 답변에, 산낙지집을 연상하며 독자 감행해 보았다. 누에처럼 부드러운 감촉 후 드디어 터졌다. 여전히 부드러웠고, 최종 향내는 건조굼벵이의 그것과 엇비슷하였다. 일체유심조! 밥과 빵이 식문화의 다름이듯, 프랑스 식용달팽이, 엽기적인 청요리 등등도 지역문화의 차이이듯~~



[글·사진] 이지녕

이 글은 『놀뫼신문』 2017-07-12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https://nmn.ff.or.kr/23/?idx=514459&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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