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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제 May 22. 2023

- 뽀뽀 -

애정표현


내가 결혼한다고 가족들에게 처음 남자친구를 소개했을 때,새언니들이 난리였다.“아가씨가 그럴 줄 몰랐는데, 애교가 장난 아니네!”그 들이 그런 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독립적인 성격에 자기밖에 몰라 쌀쌀맞은 나를,친오빠들은 자신의 부인에게 ‘까칠한 동생’으로 각인시켜 놨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칠이가 남자를 살뜰히 챙기다니 보고 놀랄 만도 했다.


남이야 어찌 생각하든,나는 내거는 확실하게 챙기는 성격이라서,남편, 우리 둘 사이의 아이들, 그리고 키우는 고양이에게도,

아낌없이 애정표현을 한다.아이들이 커갈수록, 사이좋은 부모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자주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고 한다.남편과 포옹을 하고 있으면 그냥도 좋지만,그 사이에 꼬물꼬물 아이들이 끼어 들어와서,

네 명이 서로 얼싸안고 깔깔 대면 그게 참 행복하다.오래전, 노년의 부부가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서,남편에게 우리도 저렇게 되면 좋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그 후로 외출할 때 항상 손을 잡고 다닌 듯하다.

아이들 유치원 때는 등교할 때마다 우리 부부가 손을 잡고 다녀서,유치원 선생님들 사이에서 나름 유명했다.다른 학부모들도 나에게 ‘정말 사이가 좋으시네요.’라며 알은체를 해왔다.내 생각과는 다르게 애정표현에 야박한 부부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주변에서 우리를 신기해했다.

초등 고학년이 되어가는 아이들과 아직도 등하교를 함께 한다.가끔은 남편과 같이도 가고, 온 가족이 손을 잡고 걷는다.아이들을 바래다주고 돌아올 땐 둘이 딱 붙어서 잡다한 이야기를 한다.특별할 거 없지만,사소한 장난에 까르르 웃고,작은 표현에 기뻐하고.부모의 사랑을 보고, 부모의 사랑을 받고,그러면서 아이들이 커간다.그게 내가 바라는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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