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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안 Feb 17. 2020

맛춤뻡을 그럿개 쓰면 않돼죠

되/돼를 틀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나는 진짜 맞춤법에 민감하다. 중학생 때부터 국어능력 인증시험을 몇 번 준비했던 영향인 것 같다. 그리고 글 쓰는 일에 욕심이 있어서 그렇다. 그래도 내가 한글 맞춤법 마스터는 아니다. 여전히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면 띄어쓰기를 틀리곤 한다.



그러나 되/돼 틀리는 글을 보면 열이 뻗치곤 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문법 나치들이 그렇게 울부짖으며 "되/돼와 하/해를 바꿔서 써주세요!!! '됬음' 이런 단어는 없다고요!!!"라고 말해왔는데도 왜 여전히 " 됬고"같은 글자를 보게 되는 걸까?

왜?

왜????

왜??????


그냥 카톡에서 되/돼를 틀리는 것도 상당히 거슬리는데 브런치에서 오늘 하루 동안 "이렇게 하면 되" "알게 됬다" 등의 문장을 너무 많이 봐버렸다. 전부 내가 좋아해서 구독하고 있던 작가들이었는데. 왜!!!! 좋은 내용으로 글 써주셨으면서 되/돼를 틀리시는 거예요!!!!


심지어 브런치에는 맞춤법 검사기라는 아주 좋은 기능이 있는데, 그래도 맞춤법이 틀린다는 말은 발행 전에 그걸 한 번도 돌려본 적이 없다는 소리가 '되지' 않는가.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고 제출하는데, 모든 글의 마무리는 퇴고와 맞춤법 교정이라고 배웠거늘, 어찌하여 퍼블리시하는 글의 마무리가 이토록 너저분한가. 이건 글에 대한 태도로도 아니지 않나...?

허어

허어어어ㅓㅓㅓ..........


사람들마다 자기의 맞춤법이 있다. 표준 맞춤법과는 별개로 그게 제 논리 상 그럴듯해 보여서 쓰는 문법이다. 나 같은 경우는 '잘하다'를 '잘 하다'로 띄어 적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맞춤법 교정을 돌리며 '아 붙여 쓰는 게 맞는구나...'라고 배운 뒤, 다음 글을 쓸 때 또 '잘 하다'라고 띄어 쓴다. 일종의 습관이고 논리다. '잘+하다'라는 형태이니 띄어 쓰는 게 더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되다'를 '돼다'라고 적는 사람도, '됐어'를 '됬어'라고 적는 사람들도 제 안의 문법에선 다 맞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적겠지. 그런데 '됬어'라는 말은 너무 생김새부터가 어색하지 않나? 한글 2018에 적자마자 빨간색 밑줄 긋고 바로 변환될 것만 같은 단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됬'과 '됌'을 보며 경기를 일으키는 게 가능해지곤 한다.


차라리 '외않됀데?'와 '않되!'는 대미지가 덜 하다. 이건 누가 봐도 나 같은 문법 나치를 엿먹이기 위해 일부러 놀리는 말이다. 나도 '않되'는 일부러 자주 쓴다. 보는 사람 답답하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안 돼'가 맞는 표현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습관적으로 글에서 되/돼를 틀리는 사람들은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 쓰는 거잖아...! 나는 그게 너무 안타깝고 안쓰럽고 속이 터지는 것이다...


나의 분노 섞인 울부짖음에 답장이 왔다.

정말 전투 의지가 식는다. 나한테만 절실한 문제였구만.

으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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