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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chi Sep 24. 2018

부엌의 불빛

이준관

부엌의 불빛은
어머니의 무릎처럼 따뜻하다
저녁은 팥죽 한 그릇처럼
조용히 끓고
접시에 놓인 불빛을
고양이는 다정히 핥는다
수돗물을 틀면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
부엌의 불빛 아래 엎드려
아이는 오늘의 숙제를 끝내고
때로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이 등유가 되어
부엌의 불빛을 꺼지지 않게 한다
불빛을 삼킨 개가
하늘을 향해 짖어대면
하늘엔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첫 별이
태어난다


#0922 #부엌의불빛 #이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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