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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솔이 Nov 18. 2021

슬픔의 강, 사막

사막 - 이성복

<그 여름의 끝 중 - 사막>

사막 - 이성복

세상은 온통 내가 모르는 것들로 가득찼습니다 나는 자꾸 슬퍼졌습니다 당신은  잘못만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아니면 어찌 세상이 슬퍼졌겠습니까 큰길로 나아가 소리 높여 통곡하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의 어깨가  뽑힌 새처럼 파닥거렸습니다 그는 나를 보고 아들아, 사막으로 가자…… 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달아났습니다 달아날수록 사막은 가까웠습니다 다가갈수록 사막은 당신을 닮아갔습니다 당신이 아니라면 어찌 내가 사막을 보았겠습니까 


시를 한편 읽어달라 하자 잠깐만. 하고 이 시를 읽어주었다. ‘세상은 온통 내가 모르는 것들로 가득찼습니다… 당신이 아니라면 어찌 내가 사막을 보았겠습니까’.

이내 나도 물기로 가득 찬 마음이 되어 당신이 본 사막을 본다. 슬픔의 만들어낸 사막엔 번개처럼 금이 간 얼굴이, 사랑처럼 슬픈 순이의 얼굴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당신이 아니라면 어찌 내가 사막을 보리.


#이성복 사막 #윤동주 소년 #김수영 사랑 #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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