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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꽃중의 왕’ 모란으로 담아내는 행복의 메시지


입력 2021.03.05 13:48 수정 2021.03.05 13:48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설렘, 한지에 채색, 20호, 2020 ⓒ갤러리K 제공

‘부귀’의 상징으로 19세기 조선사회에서 대유행을 불러왔던 모란도. 현시대까지도 꾸준하게 부귀는 많은 사람이 누리고자 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부귀의 상징 모란도라고 해서 늘 사랑받아 왔던 것만은 아니다.


유교적 덕목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인 화가들의 주요 소재였던 사군자(매, 난, 국, 죽)의 유행 시기에는 부귀의 상징 모란은 항상 조심하고 경계해야 했던 소재였고, 모란도의 회화적 존재감은 미미했다.


시간이 흘러 19세기에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찾아왔다. 굳건하게 지켜왔던 계급사회의 틀이 무너지며 유교적 사상의 기준은 와해 되었고,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당시 모란도는 큰 열풍을 일으켰고,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가 살아가며 추구해야 할 가치로서 인정받으며 부귀 지향적 성향을 지속하고 있다.


환희, 한지에 채색, 10호, 2020 ⓒ갤러리K 제공

모란도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속에 밝고 희망적인 꽃을 피우는 김경희 작가는 부귀의 상징 모란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현대의 ‘모란화’로 재해석한다.


작가에게 모란은 추억의 소재이자, 정겨움을 불러일으키는 향수 같은 존재다. 화폭 속에서 표현되는 주요 소재를 통해 예로부터 전해져온 상징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작가 개인의 옛 추억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보자기는 조금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저 펼쳤을 땐 평면의 천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물건들을 수용하는 보자기의 포용성에 대해 김경희 작가는 “복을 싸둔다”라는 의미로 보자기를 ‘복’의 맥락으로 해석해 풀어내고 있다.


또한, 색동 속에 표현되는 오방색과 금색, 간색의 다채로움은 명쾌한 색채로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에게 행복의 감정을 그려내게 하며. 보자기, 색동, 나비, 자연과의 배치를 통해 추억에 소재에서 더해지는 소소한 행복과 복스러움을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 김경희 ⓒ데일리안DB

작가가 고집하는 ‘행복’과 ‘복’의 키워드는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색채 조합들을 통해 한층 더 완성도를 이루고 있다. 밝은 오방색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차분한 톤의 조화는 편안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재탄생 되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경계에서의 작가만의 표현 영역을 구축했다.


“그림을 보며 잠시나마 행복해지는 마음과 포용력 있는 삶을 꿈꾸길 원하며 오늘도 또 다른 모습의 모란을 피워 본다.”


기쁨, 한지와 천에 채색, 50호, 2020 ⓒ갤러리K 제공

김경희 작가가 피워내는 모란은 형상을 넘어 본질에 가까운 고유함을 담아내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전통적으로 계승돼온 모란도를 현대적 조형언어로 해석해내고 있다.


줌으로 당겨낸 듯한 모란을 뒤로하고, 화려한 색동과 보자기를 중첩 시켜 기존 동양화에서 고집해오던 동양적 구도론을 과감하게 없앴다. 작가의 화폭 속 공간을 무한한 상상의 공간으로 확장 시킴과 동시에 작가가 공간 구조 해석 능력에서 탁월한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현대적 감성을 녹여내 동양회화에서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김경희 작가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작가 김경희/ 200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1987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현재 한국미술협회, 춘추회, 여백회, 유연회, 동방예술연구회, 홍익여성한국화회 회원. 홍익대, 강릉대, 인천대 강사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춘추미술상(백송화랑) 외 개인전 및 단체전 다수.


글/ 갤러리K 남재희 큐레이터 wogml7358@naver.com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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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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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onard 2021.03.06  12:44
    하느님의 종교인 수천년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의 정체성을 확실히하고, 하느님과 별개의 철학인 도교,불교를 이해하는것도 어느정도 필요합니다.도교는 유교처럼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天生蒸民)하신 점에 주안을 두지 않고, 후대에 갈수록 불교의 보살같은 용어도 사용하여, 동아시아 세계종교로 수천년 이어진 유교의 하느님(天).공자님과 맞지는 않습니다. 불교는 원래부터 창조신 브라만에 항거하여 부처가 새로 만든 후발신앙으로 브라만을 섬겨온 인도에서도 다시 배척받게 된 인도발 신앙입니다. 창조신보다 높다는 Chimpanzee류의 부처를 받드는 무신론적 Monkey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불교와 섞인 후대의 중국 도교도 그런 위험을 가지고 있는 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철학.민속적으로만 접근해야 합니다.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나, 서유럽의 세계종교인 가톨릭의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절대적 초월자이십니다. 
    
    @ 공자님의 시호.
    
    공자님의 시호. 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 참고로 하면, 공자님 아버지 시호는 계성왕(啓聖王)이시고 공자님 어머니 시호는 계성왕 부인(啓聖王夫人)이십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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