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9일 토(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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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 조선일보

오피니언 오피니언

2015년 8월 29일 토요일 통일이 미래다

과잉 진료중국 부추기는 열병식實損보험 <실손>

올 5월 9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시계가

전문기자 칼럼 10시를 가리키자 양파 모양 지붕을 인 성

바실리성당 앞으로 두 깃발이 등장했다. 2차 대전 승리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과 김 철국기를 중 든 기수대가 절도 있게 걸 러시아 어 붉은 광장 1만6000여 군인들 복판에 의학전문기자 도착했다. 러시아 승전 70주년 열병식이 최근 시작됐다. 병원에서 야르스 있었던 미사일을 일이다. 고등학 그렇게 비롯 생이 축구를 하다뽐내는 무릎을동안 다쳐단상에선 정형외과 한 최신 무기들이 를 찾았다.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귀엣 위해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보자고 했다. 말을 나누며 ‘밀월’을 과시했다. 그러자 학생은첫어디서 뭘 들었는지, ▶중국에서 열병식이 열린 것은입원 건 을 시켜달라고 했다. 의사는 당장 수술할 국을 선언한 1949년 10월 1일이었다. 항 것도 아니고 검사를 위해 입원은 불필요 일 전쟁과 국공(國共) 내전을 끝내고 출 하다고 했다. 그랬더니 학생은 민간 보험 범한 신(新)중국의 첫날 톈안먼광장에 1 회사 실손보험에 가입돼 톈안먼 있는데,2층 입원을 만6400장병이 도열했다. 주 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입원을 고 석대에 선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 집했다. 그리고는오늘 어딘가에 전화를선포 해보 중앙인민정부가 성립됐다”고 더니 다른 병원에서는 다 해준다며 나가 하자 광장이 박수와 함성으로 뒤덮였다. 버렸다는 것이다. 주더(朱德)가 소련제 인민군 총사령관 “실손보험 가입돼 있나요?” 요즘 병원 지스110 승용차를 타고 들어서자 마오가 에서 환자들에게 꼭 물어보는 말이다. 실 모자를 벗어 화답했다. 중국 열병식은 사 손보험은 질병이나 상해로 발생한 의료 비 중 환자가 직접 내는 금액을 보상해주 는 밴쿠버 민간 의료보험이다. 실제 손실을 보장 한다고 해서 이렇게 불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입자는 2800만여명이다. 전 편집부 편집장 권민수 편집기자 윤상희 기자 문용준·박준형

회주의 그대로 본떴다. 국민 두종주국 명 중 소련 한 명것을 이상이 가지고 있다. ▶중국본인이 지도자들의 열병식은 나 환자는 내야 하는 진료비그들 중 10% 름의 시대적 의미를 담고실손보험이 있다. 세 번내는 실 만 내고 나머지 90%는 각 끝에 집권한 덩은 1984년 건국 35주 식이다. 다음 달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 년에 탄도미사일을 되지자체 않는개발한 진료비대륙간 부분(비급여)은 가입 자가 20% 내도록 올렸다. 병₩의원이 환자들에게 실손보험에 가 입돼 있느냐고 묻는 것은 그 질문 하나로 환자가 진료비 부담을 어느 정도 느끼는 지 간단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스라 면, 의사 측은“진료비 부담 걱정 덜고, 치 료나 잘 해보자”는 말이 된다. 환자 측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것저것 다 해보겠 다”는 뜻이 된다.무더기로 환자 측에서 의사에게 비롯해 신무기를 공개했다. 그 “선생님, 제 상태를 차트에 어떻게 기록 가 선택한 ‘개혁·개방 노선’이 옳았음을 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나요?” 라며기노 안팎에 자랑했다. 1999년 건국 50년 골적으로 물어보는 경우도 흔하다. 병원 념식에서 장쩌민은 훙치(紅旗) 자동차에 은 환자 접수엷은 기록란에 실손보험 올라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유무를 덩의 표시해놓고, 어디까지 검사나 그늘을 벗어나 실질적 일인자가치료를 됐음을받 으면 실손보험이 즐기는 듯했다. 적용된다고 친절히 안 내하기도 한다. 이러다 ▶세계 최대라는 중국조만간 열병식사달이 뒤엔 병나 지 싶을 정도로 실손보험을 둘러싸고 사들의 피땀이 있다. 평균 키 178㎝ 늘씬환 자와 의사 간에 의료행위 과잉 조장과 영 리화가 심하다. 가입 실적 올리기에 급급 했던 일부 보험회사 영업 직원들도 여기 에 가세해 고객 관리 차원에서 거꾸로 의 료행위 남용을 부추기기도 한다. Editorial Editor in Chief Minsoo Kwon Editor Sang Hee Yoon Staff writer Yong joon Moon ·Jun hyung Park

한 여군들이 허리를낸꼿꼿이 T 이미 보험료를 가입자세우려고 입장에서는 자형 나무 자를 줄마다 생각은 17명 보험금을 많이 등에 타야 댄다. 유리하다는 이당연하다. 긴 대나무를 목에 줄을 부작용이 맞춘다. 하지만 그차고 과정에서 집총하는 병사들의 땀이 개머리판을 타 심각하다. 외래에서 해도 될 검사를 굳이 고입원해서 떨어진다.하려 장군들도 훈련으로 몸 한다. 고된 환자들은 더 오래 무게가 5㎏씩 빠졌다. 열병식을 주로 10 입원하려 하고, 의사들은 더 고가의 의료 월를1일 국경절에 하다실손보험 올해는 9월 3일 ‘항 제공하려 한다. 가입자들은 일적극적인 전쟁과 세계 전쟁 승리 70낮 건강반파시스트 증진을 통해 의료비를 추려는연다. 절박한 이유도 없다. 문제는 그렇 주년’에 45년 일본이 미주리함에서 게 들어간 진료의 상당수는 국민건강보 항복서에 서명한 날이다. ▶시진핑 집권 속에서열병식에는 이뤄져 건보 재정에서 부담하 후험처음인 중국과 11개국 장 의료비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점이다. 병는1만2000여 명이 나선다. 조기경보기, 심하게 말하면 실손보험에 들지 않은 공중급유기, 전략미사일을 비롯해 100%사 람이 실손보험 가입자의 과잉 비용 중국산 무기가 총동원된다. 이 중진료 84%가 을 대주는 꼴이다. 신무기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49개 국민건강보험의 메우 국 지도자가 참석해 부실한 러시아보장성을 전승절 때의 려고 도입된 것이 실손보험이다. 갑자기 두 배가 넘는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미국 들어가는 부담을 줄여주니 과목돈 어깨를 나란히의료비 하는 초강대국으로 섰 요긴하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을굳이 축내 음을 보여주려 한다. 하지만 중국이 고, 합리적 의료 주고, 힘을 자랑하려 하지이용에 않을 때악영향을 비로소 초강 건강 증진 활동 의욕을 떨어뜨리고 의료 대국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용을지해범 부추기는 것은 우려스럽다. 국가 논설위원·동북아시아연구소장 주도 단일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나라에 서 민간 실손보험이 이렇게 막대한 영향 을 미치도록vanChosun 놔두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Media 의료 영리화는 안 된다고 다들 그러는데, 실손보험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The Vancouver Chosun Daily is published by Vancouver Korean Press Ltd. at 331-4501 North Rd. Burnaby. B.C. Canada V3N 4R7.

몰카보다 셀카가 더 치명적이다

광고부 부장 장지년·이기중 디자인 한은경·송수진·김수아 동서남북 회계 강미진

Advertising Sales

침실, 욕실Brian 등에서 애플 아이폰으로 스스 Manager Jang·Ken Lee 로 찍었던 셀카 이미지였다. Design Eun kyoung Han·Su jin행위가 Song·Sua Kim 기술 문제는 셀프인포머 디지털 온라인 마케팅 김종욱 Accounting Mijin Kang 에 대한 무지 때문에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우병현 점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 Online Marketing Jong wook Kim 조선경제i 취재본부장 면서 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생산한 정보는 개 기기나 제3의 장소에 저장 Copyright 2015. Articles may not동시에 be reprinted 밴쿠버 조선일보는 Vancouver Korean Press 여러 without permission from the publisher. Ltd.가 발행합니다. 밴쿠버 조선일보 기사는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26일 수 되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런 점을 발행인 허락 없이 금지돼 있습니다. 영장, 워터파크 등재발행이 물놀이장의 여성 샤워 잘 모르고 있다. 할리우드 여배우들도 자 장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최모씨를 붙잡 신의 은밀한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 았다. 이 여성은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보 면 개인 스마트폰에만 저장되는 줄 알았 이는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불특정인의 다. 하지만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사진을 샤워 장면을 촬영해 돈을 받고 브로커에 애플의 데이터센터에 자동으로 보관하는 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기능(아이클라우드₩iCloud)을 장착하고 악용해 개인 사생활을 침해한 사건이다. 있다. 해커들은 배우의 스마트폰이 아니라 나의 은밀한 사생활이 첨단기술에 노출돼 아이클라우드를 해킹했던 것이다.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다. 모바일 메신저,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몰카와 같은 범죄가 발생하면 해킹, 개 공간을 사적인 공간으로 착각하는 점도 인정보 유출 등 제3자에 의한 사생활 침 위험하기 짝이 없다. 주변을 둘러보면 휴 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하지 가 등 자신의 행적 정보를 자발적으로 발 만 디지털 시대에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 신하고 미성년 자녀의 사진을 소셜미디 는 최고 위험 요소는 자신의 사생활을 스 어에서 수시로 공유하는 사람이 숱하다. 스로 기록하고 발신하는 이른바‘셀프 인 이런 행위는 잠재적 범죄 소재를 온 동네 포머(self-informer)’행위다. 지난해 9 에 뿌리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월 터졌던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셀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에 대 카 사진 유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 지나친 의존은 자기 발등을 찍을 수 인터넷에 유출된 사진들은 여배우들이 있다. 지난 5월 청와대 행정관 3명이 내

☎(604)877-1178 부 밴쿠버 감찰조사를 받고 옷을 벗었는데, 사적 북미주고받은 toll free ☎ 1-855-348-1178 으로 뒷담화성 카카오톡 문자 한국 ☎ 070-4498-1939 가 문제가 됐다. 대부분의 카카오톡 사용 일반 문의 자들은 매일 수백줄씩 쌓이는 카톡 메시 info@vanchosun.com 지를 지우는 것을 귀찮게 여겨, 스마트폰 제보 남기고 있다. 에 기사 고스란히 news@vanchosun.com 스마트폰을 24시간 휴대하고 다니면서 광고 문의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시대다. 혹시 닥 ad@vanchosun.com 칠지 모르는 디지털 재앙을 피하려면 먼 저 스마트폰으로 생산한 개인 정보는 무 한 복제될 수 있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 울러 누군가와 공유를 한 개인 정보는 이 미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디지털 공간은 공적 공간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공간임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제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 보안 가이드를 만들어 스마트폰 첫 사용자부터 교육을 시키는 사회적 운동을 벌여야 한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신독(愼獨)’을 중시했 다. 신독은 다른 사람이 보거나 듣지 않는 곳에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지 않는 마음과 태도 를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 잠재적 재앙에 서 자유롭기 위해서 디지털 기술을 정확 하게 이해하고 아울러‘디지털 신독’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제29438호

2015년 8월 29일 토요일

A27

“남북합의 소중히 이어가자”는 겗 김정은 발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8₩25 남북합의에 대해 “화(禍)를 복(福)으로 전환시킨 합의”라며“소중히 여기고 풍 성한 결실로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 이 28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자리 에서“파국에 처한 남북 관계를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고도 했다. 이어“우리가 주동(主動)적으로 고 위급 긴급 접촉을 열고 무력 충돌로 치닫던 일촉즉발의 위기를 타개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북은 지난 20일 바로 이 회의를 열어‘준(準)전시상태 돌입’ 을 선포했다. 당 중앙군사위원과 군 고위 간부 수백명이 참석하 는 이 확대회의는 김정은 집권 이후 자주 열리고 있으며 여기서 결정된 사항도 바로 외부에 알리고 있다. 북이 일주일 만에 이 회의를 다시 열었다는 것은 자신들의 지뢰 도발에서 시작된 남 북 군사 대치 사태를 자신들이 주도해서 협상으로 종결시켰다고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의 최고 권력자가 남북협상이 끝난 직후 직접 나서서 그 성 과를 평가하고‘결실을 맺자’고 제안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 북측 대표로 나섰던 황병서 군 총정치 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도 일제히 공개석상에 나와“남북 관 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북이 당분간 대남 정책 의 방향을 대화 쪽으로 잡았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이다.

물론 북은 언제든 입장을 정반대로 바꿀 수 있는 집단이다. 김 정은 집권 이후만 봐도 2013년 9월 추석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 했다가 불과 나흘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번에도 노동 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전후한 시기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 사 등 어떤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 김정은 역시 작년과 올해 신년사에서 거듭‘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했지만 단 한 번도 이 제안을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우리 측은 28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접촉을 9월 7일 열자고 제안했다. 함경북도 나선 홍수 피해 복구도 얼마든지 지 원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런 대북 제안과 대화들을 통해 서로의 의도를 확인하고 신뢰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 하다. 지난해 2월 마지막 이산 상봉 행사 이후에만 4800여명이 세상을 떠났을 만큼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이산 상봉 재개야말로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현재 남북 관계에서 가장 큰 현안이 북의 천안함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발동된 5₩24 대북 제재 문제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풍성한 결실’은 5₩24 제재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재 등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북은 이번에야말로 천안함 폭침, 금강 산 관광객 총격 살해 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 속을 해야 한다. 북이 이 결단만 내린다면 남북 간 경제 협력과 교 류로 나아가는 남북 관계의 새 장(章)이 열리게 될 것이다.

정명훈 같은 예술가를 내치는 나라 정명훈씨가 서울시향 예술감독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서 울시향 직제(職制)에 예술감독이 상임지휘자를 겸하게 돼 있어 예술감독 사의(辭意)는 두 자리 다 그만두겠다는 뜻이다. 정씨는 내년까지 예정된 연주는 청중과의 약속인 만큼 지휘하되 지휘 료를 모두 시향 단원 복지와 인도적 사업에 쓰겠다고 했다. 정씨는 작년 말 서울시향 대표의 폭언 논란이 자신의 고액 연 봉 시비로 번져 곤혹스러워해 왔다. 일부 시민단체가 정씨를 업 무비와 항공료 횡령 혐의로 고발해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정씨의 부적절한 처신은 서울시향의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아들 부부가 쓰게 했다는 것쯤이다. 시민 세금으로 꾸리는 교향악단 책임자로서 잘못된 행동이다. 정씨는 그러나 다른 의혹에 대해 선“왜 이런 오해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해 예술감독 급여와 지휘수당으로 11억원을 받았 다. 세계적 지휘자들 연봉은 20억원 안팎이다. 정씨는 연봉이 너 무 많다는 비판이 일자“왜 많이 받느냐고 묻지 말고 그만큼 일 을 잘하는지 따져달라”고 했었다. 서울시향은 정씨가 지난 10년

이끌면서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정씨가 2005년 예술 고문으로 영입되기 전 39%였던 티켓 판매율은 작년 92%까지 치 솟았다. 시향 단원 103명은 올 3월“정 감독의 음악적 역량과 시향 에 대한 기여에 모든 단원이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며“정 감독 에 대한 악의적 비판과 공격, 왜곡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정씨는“세계적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달라고 해놓고 왜 발목 을 잡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작년 말엔“서울시가 약속했던 전 용 연주 홀은 소식도 없고 3년 전부터 예산이 20% 깎였다”며“이 대로 가면 결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정명훈은 근대 100년 한국 음악계가 배출한 최고 스타다. 서울시향의 역량을 끌어올 린 데 그치지 않고 나라 밖에서는 대한민국의 문화 위상을 보여 주는 간판이다. 정명훈에게 들어가는 돈이 정 아깝다면 다른 값 싼 지휘자를 쓰면 된다.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아무 흠결 없는 완 벽한 인간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이런 식으로 내쳐도 된다. 그 대신 세계적 오케스트라를 키워 아름다운 화음(和音)을 즐겨보 고 싶다는 꿈은 접어야 한다.

설악산 케이블카 승인, 다른 山은 검증 거쳐 검토해야 국립공원위원회가 28일 강원도와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케 이블카의 설치₩운행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2017년까지 460억 원 예산을 들여 오색~끝청하단(해발 1480m) 3.5㎞ 구간에 6개 의 지주(支柱)를 세워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양양군은 대청봉에 서 1.4㎞ 떨어진 상부 정류장에 목도(木道) 산책로를 설치하고 케이블카 이용객이 설악산 기존 등산로로 연계 등반을 하지 못 하도록 통제한다는 계획이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찬반(贊反)이 팽팽했던 사안이다. 대표 적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같은 인공 시설물은 곤란하다는 환경단 체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도 상당수다. 반면 노약자₩장애인에게 도 설악산 경관을 즐길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찮았고, 케이블카가 지역 경제에 활력이 될 거라는 주민들 기대도 무시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989년 덕유산 케이블카 허가 이래 26년 동안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를 금지하면서 지역의 개발 욕구가 더 누르기 힘든 수준에 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생태₩경관의 훼손을 최소화하려다 보니 동해 바다와 공룡능선, 천불동 계곡 등의 핵심 경관을 거의 감상할 수 없는 오색~끝청하단 구간으로 낙착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어차 피 설치하는 것이면 설악산 일대 최고 경관을 조망(眺望)할 수 있는 위치에 했어야 외국인 관광객들도 감탄하는 명품(名品) 케이블카로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1 시간 동안 산책만 하다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이 용객이 찾아줄지도 문제다. 설악산 케이블카 허용을 계기로 지리산₩속리산₩소백산₩월출 산 등 다른 국립공원 구역에서‘우리도 케이블카를 승인해달 라’는 요구가 분출할 것이다. 정부는 설악산 케이블카를 몇 년 운행해보면서 국립공원의 케이블카가 정말 지역 경제에 도움 이 되는 것인지, 생태₩경관 파괴를 억제하면서 운행이 가능한 지 충분히 검증(檢證)해본 후 다른 국립공원 케이블카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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