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벌릴 때마다 ‘딱’ 소리…뭐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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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면 혈관 수축으로 턱관절장애 발생 빈도 증가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입을 벌릴 때마다 지속적으로 턱관절에서 '딱' 소리가 나서다. 급기야는 '달그락' 하는 소리에 두통까지 더해졌다. 불안한 마음에 치과를 찾은 박씨는 턱관절장애 진단을 받았다. 턱관절장애는 턱관절을 구성하는 뼈 또는 근육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정진우 교수는 "특히 날이 추워지면 혈관 수축, 근육의 긴장도 증가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입 벌리거나 씹을 때 통증 있거나 두통 호소

턱관절장애는 다른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20~30대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감소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경향을 보인다. 정 교수는 "젊은 연령층에 빈발하는 이유는 저작근의 근력이 높아 관절에 힘을 많이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개 턱관절장애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적인 양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원인은 이갈이나 이 악물기, 한쪽으로만 음식물 씹기 등이다. 증상은 종류별로 다양하다. 턱관절장애는 크게 관절원판(디스크)장애, 관절염, 근육장애로 나뉘는데 관절원판장애의 경우 가장 흔한 턱관절장애로 꼽힌다. 턱관절의 관절원판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빠져나온 상태로 입을 벌릴 때 소리가 나기 시작해 증상이 더 진행되면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입을 조금밖에 벌리지 못하는 개구 제한 증상을 겪게 된다.

골관절염은 턱관절의 뼈가 마모되거나 손상된 상태다. 뼈 표면의 염증으로 관절뼈의 모양이 변형되거나 마모로 인해 턱관절 뼈의 길이가 짧아지게 된다. 심한 경우 부정교합이나 안면 비대칭이 발생할 수 있다. 근육장애라면 입을 벌릴 때 턱 전체로 뻐근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으로 지속하면 두통도 함께 겪는다.  

턱관절장애는 구강 내 장치 치료,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치료한다. 이중 구강 내 장치 치료는 턱관절의 근육과 하중을 줄여주고 턱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방식이라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구강 내 장치 치료를 하면 주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장치를 제대로 조정하는 게 좋다.
 

턱 괴고 엎드려 자는 습관 자제해야

턱관절장애를 예방하려면 식사하거나 말 하는 등 정상적인 턱 사용 외에 불필요하게 턱을 비틀거나 턱에 힘을 가하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 특히 평소 무의식중에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려 있는지를 확인해보자. 보통 윗니와 아랫니는 서로 미세하게 떨어져 있는데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맞물릴 수 있어서다. 이때는 얼굴에 힘을 빼면서 턱관절과 근육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턱을 옆으로 틀면서 움직이게 하는 질기고 딱딱한 음식은 자제한다. 턱을 자주 괴거나 엎드려 자는 습관, 음식 한쪽으로만 씹기도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정 교수는 "턱관절장애를 난치병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만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고 올바른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의 약 80%가 완쾌할 수 있다"며 "두통과 목·어깨의 동통 같은 증상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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