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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ights & Motion - The World I Remember (Deep Elm, 2022)

스웨덴 멀티인스트루먼트 연주자 겸 작곡가 Christoffer Franzén의 포스트-록 프로젝트 Lights & Motion의 앨범.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L&M이 보여준 시네마틱 한 사운드 스케이프와 우울한 서정을 극적으로 표현한 멜로디는 해당 장르에서 보기 힘든 큰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물론이고 이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스코어나 트레일러에서도 그의 음악이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축적해온 해당 분야에서의 필모그래피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웅장한 사운드를 이용해 연출하는 영화적인 분위기와 우울한 정서를 바탕으로 완성된 서정적인 멜로디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L&M만의 유니크 한 특징을 완성하며, 여기에 치밀한 구성으로 이어지는 진행을 통해 만들어진 음악적 내러티브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음악이 대중적으로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충분하다. 특히 이번 앨범은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이 한참이던 2020년 말에 첫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 사태가 여전히 절정을 향해가는 듯한 현재에 발매되면서, 우울과 희망이라는 대비적인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의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앨범에서는 이전에 비해 더욱 다양한 사운드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일렉트릭이나 어쿠스틱 기타를 이용해 멜로디를 구성하고 이를 연결하여 스테레오의 음악적 정위를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한다. 물론 이와 같은 접근은 예전에도 자주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거의 전 트랙에 걸쳐 다양한 톤과 사운드의 기타를 중심으로 진행을 이끌어가고 있어 나름의 일관된 음악적 메시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짐작하게 한다. 물론 이번 작업에서도 L&M이 선보이는 세밀한 사운드 큐레이팅은 여전히 시네마틱 한 웅장한 서사를 완성하며, 동시에 이를 정교하게 레이어링 하며 풀어가는 음악적 내러티브는 충만한 서정을 경험하게 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이전 일부 작업에서 보여준 지나친 과잉이나 의도된 몰입을 적절히 우회하며 나름의 일관된 균형을 보여주고 있어 완성도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제공한다. 장엄한 공간과 매혹적인 시간이 공존하는 앨범이다.

 

202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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