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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공연 2월호 - 연극 해롤드앤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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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 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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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공연 2월호

연극 해롤드앤모드






매일 자살 소동을 벌이는 19살 소년 해롤드와

만년 소녀같은 80세 할머니 모드의 이야기


해롤드앤모드







19살 소년 해롤드는 매일 죽음을 시도한다.

유일한 취미는 장례식장 가기.


평소처럼 찾은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모드를 만난 후

그녀의 일상에 뛰어 들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 마리 새처럼, 새의 깃털처럼, 떠도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모드.

모드는 도심 속의 나무가 안타까워 나무를 뽑아 숲에 옮겨 심기도 하고

동물원에 있는 바다표범을 집으로 데려와 씻겨 주기도 한다.


이유는 도심의 공기는, 동물원의 물은 깨끗하지 않으니까.

그만큼 타인의 시선이나 규칙은 신경 쓰지 않고 때로는 제멋대로다.


그녀의 집만 보아도 모드의 캐릭터를 알 수 있는데

버려진 것을 다시 주워오고, 금방이라도 망가질 것 같은 잡다한 물건들 사이에서

모드는 누구보다 풍요롭고 행복하다.


그녀의 대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해롤드가 그랬던 것처럼

위로 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녀의 삶이 부러워 지기도 하는데

특히 집 앞에 핀 꽃들을 쓰다듬으며 했던 대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 세상에 의미가 없는 건 하나도 없단다. 똑같이 생긴 것도 하나가 없지.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현재의 삶 그 자체를 사랑하는 모드.


모드의 모습이 본래 그런지, 살아온 날들의 상처 끝에 만들어진 모습인지,

죽음을 앞둔 노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죽는 순간까지 그녀는 참 예뻤다.


그러니 19살 소년 해롤드도 60살의 나이차이를 넘어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게 아닐까.


'죽음도 삶의 일부야. 죽음은 남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거든'


그녀는 떠났지만 그녀로 인해 해롤드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 왔다.

아마 해롤드는 더이상 자살소동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엔 하루 하루가 너무 아까울 테니까.







연극이 끝나도 여전히 모드로 남아 있던 배우 박정자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드 그 자체였는데  

원숙한 배우는 눈빛부터 달랐다.







그리고 참 반듯한 배우 강하늘.

드라마 미생이 끝나고 떠오르는 신예 배우로 주목받을 때

배우 강하늘은 CF 대신 연극을 선택했다.


그리고 80세 할머니에게 사랑에 빠지는 19살 소년의 모습을

나무랄 데 없이 잘 보여줬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연극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참 다양하면서도 올곧다.

몇 십년 뒤에 누군가 '강하늘'을 검색했을 때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앞으로의 연기도 응원하고 싶다.







연극의 대부분을 자유로움과 천진함으로 채워준 모드와

점점 모드화 되어가는 해롤드의 바보 같은 웃음에 반한

연극 해롤드&모드


해롤드앤모드를 완성해준 모든 배우 분들에게도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연극 속 대사처럼.


'고마워요, 멋진 날을 선물해줘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 중구 장충동

전화



INFORMATION

월간공연 2월호 <연극 해롤드앤모드>


- 일시 : 2015.1.9 ~ 2015. 3.1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 연출 : 양정웅

- 배우 : 강하늘, 박정자, 우현주, 홍원기, 김대진, 이화정 


소소한 Tip.

​ν 달오름극장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지만, 앞열에 앉지 않으면 대사 전달이 조금 아쉽다.

ν 자리는 2층이라도 다른 대극장보다는 잘 보이는 편!

ν 19세 소년이 80세 모드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모드 자체의 매력에 집중하면 중화되는 듯 하다.

ν 누적 관객 1만 명 기념, 도네이션 공연도 했던 참 따뜻한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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