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79년까지)

고교얄개(76년) 한국 하이틴 코믹 영화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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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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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얄개

1976년 한국영화

감독 : 석래명

원작 : 조흔파

각본 : 윤삼육

촬영 : 정일성

음악 : 최창권

출연 : 이승현, 김정훈, 하명중, 강주희

진유영, 정윤희, 한은진

특별출연 : 장현(현이와 덕이)



70년대 인기를 모았더 하이틴 영화는 크게 두 축이 있었습니다.  임예진, 이덕화 콤비가
출연한 '진짜 진짜...'시리즈와 그 유사작품들은 청소년기 남녀의 청춘과 사랑을 다룬
진지하고 아픈 이야기들이었고,  다른 한 축은 '이승현'으로 대표되는 '얄개 시리즈'와
그 유사작품으로 진유영, 김정훈, 강주희 같은 하이틴 스타들이 출연하였습니다.

즉 임예진과 이덕화가 있었다면 이승현과 강주희로 대표되는 다른 인기 커플이 있었던
것입니다.  임예진 이덕화가 하이틴 영화 답지 않게 좀 성숙한 분위기라면 이승현,
강주희는 전형적인 철부지 10대 처럼 발랄하고 톡톡 튀는 분위기였습니다.

아역배우 출신 이승현은 '고교얄개'라는 영화를 통하여 일약 하이틴 영화 스타로
떠올랐는데,  이 '고교얄개'가 단관극장 시절 엄청난 히트를 하며 장기상영되면서
유사작품들이 계속 나왔습니다.  속편격인 '얄개 행진곡'이 1년뒤 등장했고, 이어 유사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승현 주연의 '고교 우량아'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 '고교 유단자'
'우리들의 고교시대' 등의 작품들이 2-3년 동안 쏟아졌습니다.  얄개라는 제목이 붙은
영화들도 많았는데 '고교얄개'와 '얄개행진곡'외에도 '여고얄개' '대학얄개' 심지어는
'신입사원 얄개'라는 영화까지 등장했습니다. 


 

말썽장이 얄개 두수

국머선생으로 출연한 하명중

왼쪽부터 이승현, 진유영, 김정훈



'고교얄개'라는 영화의 히트가 얼마나 이후의 영화들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조흔파 원작소설을 석래명 감독이 연출했고, 윤삼육 각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석래명 감독은 그다지 많은 작품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교교얄개'
이후로 '여고얄개' '얄개행진곡'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 '우리들의 고교시대'등 하이틴
영화를 전문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우리들의 고교시대'는 '진짜 진짜 시리즈'를
연출한 문여송 감독, '여고졸업반' '푸른 교실' '고교 우량아' 등 역시 하이틴 영화를
많이 연출한 '털보 김응천 감독'  그리고 '고교얄개'의 석래명 감독 3명이 함께 연출하여
70년대 하이틴 전문 감독 3인이 모여서 만든 영화이기도 합니다.

'고교얄개'의 시작은 다소 뻔한 유머처럼 시작하는데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말썽만 부리던 얄개 두수(이승현)가 철이 들고 훌륭한 일을 하게 되면서 점차
재미와 감동이 느껴지고 훈훈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전형적인 '고교 명량 영화'
입니다.   70년대 하이틴 영화는 '진짜 진짜...'로 울리고 '얄개'로 웃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승현의 누나로 나오는 정윤희

당시 23세의 미모가 절정이던 시기였다.

두수는 백선생의 하숙집을 찾아갔다가

가게집 딸 인숙을 만나서 반하게 되고....

인숙을 만나러 일부러 가게에 갔다가

물건만 잔뜩 사게 되어 용돈이 털리는 두수


단짝 친구이면서 나란히 낙제생인 두수와 용호(진유영), 그들은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말썽장이로 기독교 학교에 다니면서 외국인 교장선샌님의 골머리를 썩게 합니다.
이들은 공부는 잘하지만 입이 가벼운 호철(김정훈)을 골려주는 것이 일상입니다.
두수의 아버지가 아끼는 후배인 백선생(하명중)이 부임해 오면서 두수의 아버지는
백선생에게 두수의 지도를 전적으로 부탁합니다.  하지만 두수는 딴생각만 하고
백선생이 하숙하는 구멍가게 집 딸 인숙(강주희)에게 눈독을 들입니다. 

이렇게 말썽만 부리고 부모와 선생 속만 썩히던 얄개 두수가 개과천선하고 착한
일을 하게 된 계기는 호철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이후부터 입니다.  눈이 나쁜
호철을 골려주기 위해서 두수는 호철의 안경에 붉은 칠을 하고 안경이 망가진
호철은 우유배달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칩니다.  호철의 집을 찾아온
두수는 너무 가난한 호철이 자기 때문에 다리까지 다치게 되자 깊이 반성하고
호철대신 몰래 우유배달을 하고 진심으로 호철의 쾌유를 걱정합니다.  결국 이런
두수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마무리가 되는 영화입니다.

얄개 두수 역의 이승현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당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청소년 스타였는데 TV 어린이 연속극 '꺼꾸리와 장다리'를 통해서 브라운관에서도
인기를 누렸고, '고교얄개'가 영화에서 히트를 치자 드라마 제목을 빌려와서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으로 영화화 했습니다.  드라마는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였지만
영화는 '고교'를 배경으로 각색을 한 것이지요.  이렇게 이승현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하이틴 스타로 많은 인기룰 누렸습니다.
 

'현이와 덕이'로 활동했던 가수 장현 출연모습

당시 21살의 풋풋한 청년이었다.


두수는 가게집 딸 인숙을 좋아하고

백선생은 두수의 누나 두주를 좋아하고



이승현의 누나로 70년대 트로이카 여배우로 활약한 정윤희가 등장하는데 정윤희
역시 이 영화 이후로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TV와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하면서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미녀 배우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이승현과 함께 출연한 하이틴 스타들을 빼놓을 수 없는데 우선 '꼬마신랑'으로 유명한
김정훈이 호철로 출연합니다.  이승현과 61년생 동갑내기인 김정훈은 하이틴 스타이기
보다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나 '꼬마신랑' 같은 영화를 통해서 아역으로 탄탄한 인기를
누린 전형적인 '초등학생 아역배우'였습니다.  어느덧 청소년이 되어서 고교생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이승현과 함께 출연한 것이고, 둘은 이후 여러 편의 영화에서
함께 출연했습니다.  김정훈은 '고교얄개' 출연 이전에 이미 100여편의 영화에
등장할 정도로 활발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두수가 좋아하는 구멍가게집 딸 인숙으로 출연한 강주희는 임예진과 함께 70년대
많은 인기를 누린 하이틴 여배우입니다.  71년 아역으로 데뷔하여 82년 '대학얄개'를
끝으로 활동을 접을때까지 25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였고, '해뜨는 집' 같은 대표작을
남겼습니다.  역시 61년생으로 이승현, 김정훈 또래입니다. 두수의 단짝 말썽쟁이 용호로
출연한 진유영은 이들보다 4살많은 57년생으로 '고교얄개'에 출연했지만 아역배우가
아닌 성인배우로 많이 활동하였습니다.  80년대 인간시장 시리즈에서 장총찬 역으로
화끈한 역할을 한 것으로 많이 기억되는 배우입니다.
 

말썽부리다 맨날 혼나는 두수와 용호

결국 백선생도 두수에게 참지 못하고....

호철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어 반성하는 두수

"낙제생은 필요없어"



몇년간의 잠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승현, 김정훈, 강주희 등이 함께 했던 하이틴
영화들을 당시 청소년 관객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이 61년생 동갑내기 배우들은 아역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결국 성인배우로 성공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강주희 같은 경우는 결혼후 미국으로 건너가서 우리나라
팬들과 빨리 이별을 한 셈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반가운 의외의 얼굴도 볼 수 있는데 바로 가수 '현이와 덕이'로
유명했던 장현이 잠깐 출연하기도 하는데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휴식을 갖던
장면에서 기타를 치며 멋지게 노래를 하는 장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번안곡인
'노란리본 그 아가씨'라는 노래입니다.  당시 21살의 신선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안까깝게 세상을 떠난 장현, 장덕 남매에 대한 아련한 생각이 드는 장면입니다.


여러가지 추억거리와 오락적 재미, 웃음, 감동을 함께 주는 영화가 바로 석래명
감독의 '고교얄개'입니다.  이승현, 강주희, 김정훈 같은 아역스타, 진유영, 장현
같은 청춘스타, 그리고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대배우 하명중, 정윤희, 한은진 등
여러 반가운 배우들을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굉장히 순수한 내용이고
착한 영화입니다.  하명중과 정윤희의 결혼식,  그리고 향후 앞날을 기약하는
이승현, 강주희의 모습이 보기 흐믓합니다.  
 

착한 소년이 된 두수
 

강주희의 깜찍한 모습

당시 임에진과 함께 하이틴 스타로 인기를 누렸다.


훈훈하게 흘러가는 후반부

 




"구멍가게 여자라도 괜찮아?'하면서 살짝 웃는 강주희는 지금처럼 조건따지고
서로 재고 하는 시대와는 달리 남녀간의 순수한 '필링'으로 맺어지는 상쾌함이
보이기도 합니다.  역시나 음악을 하는 미모의 고명딸역의 정윤희가 한옥집
단칸방 하숙을 하는 교사 하명중과 결혼하고 집안에서도 일찌감치 사위감으로
점지되는 것을 보면 학벌, 외모, 조건 따지다가 결국 독신의 길을 갖게 되는
요즘 시대와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얄개'의 원조는 50년대 잡지에 연재한 소설가 조흔파의 명랑소설입니다.
이 이야기가 1965년 처음 '얄개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고 그 작품에서는
중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당시 아역배우로 활동하던 안성기가 얄개역을 했는데
이후 11년만에 다시 고교를 배경으로 영화화 되어 크게 히트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이렇게 많은 인기를 누렸던 하이틴 영화는 많지 않았을 정도로 '고교얄개'는
70년대를 넘어서 한국 영화사에서 대표적으로 꼽힌 성공한 하이틴 코믹 영화입니다.

ps1 : 허드슨 교장으로 출연한 외국 배우 한국말을 참 잘하는데 특유의 그 외국인
       억양이 재미있었습니다.  걸핏하면 기도부터 하는 전형적인 기독교인 역할인데
       당시에도 이렇게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 있었네요.  아니면 성우가 어눌하게

       목소리를 넣은 것인지.

ps2 : 이승현, 강주희에 비하면 임예진은 그래도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한 셈입니다.  물론 청소년기처럼 폭발적 인기는 아니었지만, 50대가 된
       지금도 조연배우로 드라마에서 모습을 비칠만큼 평생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ps3 : 거슬리는 한 장면은 백선생이 두수에게 따귀 4연타발은 시전하는 장면입니다.
       선생이 학생 따귀를 너무 쉽게 때리던 당시의 시대상이 묻어나는 장면입니다. 

ps4 : 장현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노란리본 아가씨'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 학창시절 놀러가서 함께 놀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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