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2017.07.03_3일차_스카프타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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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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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3 (월)

      다른 행성으로의 초대 [스카프타펠 빙하투어]      






3일차







아이슬란드를 한층 더 유명하게 만든 것 중 하나가.

바로 영화 <인터스텔라>이다.

내가 항공권을 예약하고 아이슬란드는 어디가 유명해? 라고 묻는 친구들에게.

인터스텔라 촬영지라고 하면 대부분 '아. 그곳~'하곤 했으니.

물론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꽃보다 청춘' 때문에 훨씬 더 유명해졌지만.;;;

어쨌든 아이슬란드 여행을 결정하고 일정을 짜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인터스텔라 촬영지인 이곳 '스카프타펠'이었다.





<자료 출처=네이버 영화>  


 

<자료 출처=네이버 영화>


바로 저 곳이. 스카프타펠이다. 

만 박사(맷 데이먼)가 쿠퍼(매튜 맥커너히)를 속이고 지구로 돌아가려고 열라 싸우던 곳.

영화를 볼 때만 해도 저 배경은 CG인가 했는데.

실제 아이슬란드에 존재하던 곳이었다. 


나는 지금 그 '스카프타펠'로 간다.

 


​비크에서 스카프타펠까지는 꽤 먼 거리여서 시간적 여유를 좀 두고 나왔는데도.

디르홀레이와 레이니스파라를 찍고. 중간에 또 풍경에 이끌려 몇 번을 멈췄더니.

시간이 완전 촉박해졌다.

원래대로였다면. 투어하기 전 간단히 식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식사는커녕 예약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은. 아 오늘도 빡센 3일차 일정이여. ;;;;




     # 01. 스카프타펠 빙하투어      




빙하투어는 여행 오기 전 '가이드 투 아이슬란드(https://guidetoiceland.is/ko)'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비용은 94달러에 등산화 대여를 추가로 요청했다.

1시에 투어가 시작하므로 15분 전에는 투어 집합 장소에 도착해야 하는데.

열심히(미친듯이) 달려 12시 40분쯤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했으나.

투어 집합장소가 보이지 않아 막 헤맨 것이 문제였다.

왜 늘 정작 찾는 곳은 눈에 보이지 않는건지.ㅠ

시간이 12시50분이 넘고. 막 똥줄은 타고. 정신은 없고.

지나가는 어떤 아저씨를 붙잡고 투어사무실들이 있는 곳을 물어 겨우 찾은 시간은 12시 55분. 

​땀을 찔찔 흘리며 도착해서. 미안해. 길을 못찾았어.

좀 늦었는데 투어 참석 가능해?​​ 라고 물었더니.

투어 진행 언니는 너무도 쿨하게. 당연하지! 아직 2명도 안왔어. 라고 답해주었다.

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늦었다고 하면 아예 포기하고 3시꺼 다시 예약해야지 했는데.

감사하게도. 출발준비는 꽤 느긋하게 진행됐다.ㅋㅋㅋㅋ

나보다 늦은 중국인 2명이 온 뒤에도. 한참 더 지나 1시반이 넘어서 출발했으니.

미친듯이 뛴게 서운하네.ㅋㅋㅋㅋ

 

드디어 출발하는구나.

우리의 투어를 진행할 가이드 이름은 '헬기'.

웅? 이름이 헬기?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투어를 할 곳은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l)'로.

스비나펠스요쿨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산맥인 스카프타펠의 일부이다. 

'인터스텔라' 뿐만 아니라 '왕좌의 게임', '오블리비언' 등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촬영되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다.





 

​트래킹화를 신고 있었는데. 거기엔 특수 아이젠을 걸기 어려워.

꼭 등산화를 신어야만 한다.

나는 투어 신청할 때 미리 신청해서 사이즈 확인하고 받았다.

 

​집합장소에서 스카프타펠 투어지역까지는 차로 약 15~20분 이동.

이때부터 막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이곳에 오다니!!! 




아이젠 장착 중.


예전 화산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쌓여 마치 흙처럼 보일 뿐.

지금 서있는 이곳도 분명 빙하 위. 아이젠으로 바닥을 몇 번 차보면 바로 얼음이 보인다.

아이젠이 절대 풀리지 않도록 요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생각보다 어려워.ㅋㅋㅋㅋㅋㅋ

빙하지역인만큼 안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젠 신는 법, 도끼처럼 생긴 T자형 스틱 사용하는 법, 빙하 위를 걷는 법 등

투어하기 앞서 여러가지 투어방법과 안전준수 사항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설명해 주었다.




아이젠을 신고 빙하 위 걷는 법을 설명중인 가이드.

우리 투어는 스페인 남자 2명, 중국인 가족 3명, 중국인 부자 2명, 그리고 나.

이렇게 8명에 가이드 2명까지 총 10명이었다.

가이드는 시작하기 전부터 ▲ 항상 한줄로 이동할 것 ▲ 스틱은 오른손에 쥐고 이용할 것

▲ 이동할 때는 사진찍는 것에 주의할 것 ▲ 항상 아이젠을 바닥에 찍듯 걸을 것 등

여러가지 주의사항과 지켜야 할 것 들을 알려주었는데.

정말 내가 같은 동양인임이 부끄러울 정도로 중국인들은 말을 안들었다.

1분만 지나도 한줄서기는 흐트러지고. 막 앞서 걷다 넘어진 것도. 

사진 찍을 시간을 따로 주었음에도 이동 중에 사진 찍던 것도 모두 중국인이었다. 하.....  

나중에 스페인 아저씨 한 명이 내게 '너도 저 사람들과 일행이야?'라고 물었는데.

나도 모르게 완전 정색하며. '아니야!! 쟤들은 중국사람, 나는 한국사람이야'라고 외침.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다른 팀은 한줄로 잘 다니는데.

가이드가 말하고 5분만 지나면. 나를 앞지르려는 사람처럼.

내 양옆으로 중국인들이 서있었다.;;;;  한줄서기 좀 합시다!!! 좀!!!




​여기도 까만 흙과 돌들이 덮여 있지만.

역시 이곳도 모두 얼음빙하 위.

고여 있는 물은 산 위에서 녹은 빙하수들이 흘러 내려온 것이다.




곳곳에 이런 모래성같은 흙더미가 보였는데.

이것은 빙하와 빙하 사이에 끼어있던 흙들로.

빙하가 녹으면서 마치 사람들이 쌓아놓은 저런 모양을 가지게 되었다고.  

어느 것 하나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없는. 모두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여름이라 겉의 얼음이 많이 녹아있는 상태. ​ 

빙하 위를 걷기도 하고. 등산 스틱으로 얼음을 깨보기도 하고.

겨울에도 물론 위험하지만. 여름엔 빙하가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한다.

아울러 빙하의 모습도 겨울에 더 푸른 빛을 더 띄고 있어.

이곳만큼은 겨울에 오면 좋다고.... 아.... 겨울에 다시 와야하나.;;;;  



 



거대한 모습에 비해 사진은 너무 평면적으로 나왔는데.

실제로 걸을 때는 훨씬 더 경사도 심하고 걷기 힘들었다.

그리고 아이젠을 얼음에 박듯 걷다 보니 무릎이 나갈 지경.ㅠ


저 빙하 사이에 있는 틈이 '크레바스'인데.

자칫 저 틈에 빠지면 천 년 후에나 건져질 수 있다는.ㅋㅋㅋㅋㅋㅋ

행여. 천 년 냉동에 들어갈까. 가이드 뒤를 졸졸 열심히 쫓아다녔다.

그 와중에 중국인들은 줄 안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지금까지의 여행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낯선 풍경이다.

여행 정보를 찾으며 사진으로 본 '스카프타펠'의 모습과.

실제 내가 걷고 있는 느낌은 완전 다른.

다른 여행자들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와 있다고 하는 얘기가. 이런 느낌이구나.

그리고 뼛속까지 파고들며 차갑게 부는 바람과 발끝에 느껴지는 얼음이.

왜 이곳의 이름이 'ice land'인지 매순간 깨닫게 해주었다. 춥단 얘기.ㅋㅋㅋㅋㅋ





 




 




 


















빙하수는 그냥 마셔도 된다며. 손수 시범을 보이며. 힘자랑 중인 가이드 헬기.

꼭 그리 마셔야 합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요거 한 입 할께요.ㅋㅋㅋㅋㅋㅋㅋ

오드득오드득. 물도 안가져왔는데 갈증해소엔 그만이네요.

이후 목도 마르고 배고 고프고.

계속 얼음 주워먹다가. 추워서 중단.ㅋ 



혹시해서 챙겨온 장갑이 신의 한수!!

저거 없었으면 완전 눈물 흘릴뻔 했다.

가뜩이나 바람도 세게 부는 데다 등산용 스틱이 메탈 재질이라 엄청 차가웠다.

실제 우리 팀 중에서 장갑이 없던 스페인 아저씨는.

스틱에 찍힌건지 손에 상처가 나기도 하고.

우연히 본 중국인 아줌마의 손은 빨갛게 얼어있었다. 


원래 투어하기 전 챙겨온 핫팩도 하나 붙이려고 했는데.

시간에 늦는 바람에 붙일 타이밍을 놓친.

한 3시간 정도 빙하 위를 걸으니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너무 추웠다.

순간 뒤돌아서 몰래 붙일까 고민하기도.ㅋㅋㅋㅋㅋ

그나마 안에 여러겹 껴입고. 히트택도 2개나 입어서 이 정도였지.

역시 빙하는 빙하였다. 너무 추워.ㅠ





 

이때가. 아마 배고픔의 절정이었던 것 같다. 얼굴이 딱 그래.ㅋㅋㅋㅋㅋㅋ

풍경은 너무너무 멋진데. 배는 고프고. 날은 춥고. 오래 걸어 다리는 아프고.

헬멧 뒤로 묶은 머리는 엉키고 난리도 아니고.

그 와중에 사진 찍겠다고 웃었으나 밝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인증샷 찍었으니 됐다며.ㅋㅋㅋㅋㅋㅋ

어느 풍경 하나도.

노치지 아늘거예요~





그렇게 3시간을 훌쩍 넘긴 빙하투어가 끝이 났다. 이때 거의 5시가 다됐으니.

아이젠을 신고 빙하를 걷는게 다리가 좀 아팠지만. 난이도 '보통'의 투어라.

모두가 풍경을 충분히 즐기면서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

정작 날 힘들게 한건 배고픔이었다는.ㅋㅋㅋㅋㅋ 배고팡 ㅋㅋㅋ;;;



 




​마지막으로 같이 투어를 진행해준 언니와 한 컷.

언니 너무 밝은거 아니예요?ㅋㅋㅋㅋㅋ 역시 젊네 젊어. 이 언니 ㅋㅋㅋㅋㅋㅋㅋ

미스타 헬기씨하고도 찍으려 했으나.

오빠 열심히 정리하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발이 그냥 식당으로.ㅋㅋㅋㅋㅋㅋ

미안해. 너무 배가 고파서 그만.ㅋㅋㅋㅋ


 

이번 포스팅은 참 주절주절 말이 많았다.

워낙 기대치도 컸고.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만족도도 높았던 곳이어서 그런 듯하다.

​아이슬란드는 단순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해준 것뿐만 아니라.

내가  갈 수 없을 것 같은 곳,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들을 하게 해준 곳이었다.

스카프타펠이 그 중 하나여서. 나름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여행지로 기억될 것이다.


아이슬란드를 다니면서 슬슬 걱정이 하나 생겼다.

과연. 이곳을 뛰어넘을 최고의 여행지가 또 있긴 한걸까?

 



지도스카프타펠

아이슬란드 Svartifoss Trail
스카프타펠



 

 

미더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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