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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이름을 불러주면 수술들이 반갑게 손짓을 한다. 앙증스러운 "#애기똥풀"*¹ 꽃이 산하를 노랗게 물들이더니만 어느새 씨앗을 보고 있다. 초록의 씨앗이 빠르게 커 오른다. 빛이 닿는 곳이면 어디건 씩씩하게 자란다. 애기똥풀은 건조한 날씨라도 개의치 않고 튼실하게 자란다. 네 잎 노란 꽃을 피우더니만 꽃도 지기 전에 씨앗이 불쑥 솟아올랐다. 마음이 바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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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를 잘라보면 노란 수핵이 금세 큰 방울이 되어 뚝뚝 떨어진다. 애기 똥처럼 순수함이 깃든 샛노란 색깔이 마음을 편안케 한다. 그런데 이름과 달리 그 노란 수액은 독성을 품고 있다. 독기가 서려서인지 해충들이 없다. 국화잎 모양의 잎이나 줄기 그리고 꽃까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완벽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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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애기똥풀 꽃이 지기도 전에 무엇이 바쁜지 암술 씨방이 가운데서 작은 녹색의 콩 꼬투리처럼 생긴 씨방이 자라 오른다. 어느 정도 크면 노란 꽃잎은 떨어져 버린다. 꽃잎은 제 몫을 다 한 다음에도 씨앗이 커가는 모습을 본 후에 진다. 노인네가 손자 학교 다니는 것을 보는 듯 애절한 바라 봄을 보면서 계절이 또 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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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의 씨앗이 기다란 콩 꼬투리처럼 생겼다면, 물봉선의 씨앗은 나비의 입을 둥글게 말아놓은 모양처럼 콩 꼬투리를 말아놓은 것처럼 생겼다. 민들레 꽃이나 취꽃 등은 하얀 우산을 쓴듯한 밑에 씨가 달려있다. 병아리꽃나무의 흰 꽃이 지면 4개가 한 쌍으로 반질반질한 녹색의 새끼손톱만 한 씨들이 시간이 감에 따라 반짝이는 검정 진주로 변한다. 이렇듯 모든 꽃들과 그 결실인 열매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곤충의 용화나 우화처럼 한 몸이 변신을 한다. 사람의 탄생도 그럴지언데 눈에 보이는 것이 실체인 양 단정하는 오류에 대한 시사점을 되새기며 애기똥풀의 씨앗이 또 다른 생명체의 탄생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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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운 2019.5.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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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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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애기똥풀" 학명은 Chelidonium ajus var. asiaticum. 양귀비과의 두해살이식물로 두 자 정도까지 자란다. 흰 털이 나있다. 산형^山形꽃차례로 꽃이 핀다. 수술이 여러 개이고 암술이 하나다. 열매는 삭과^朔課이다. 말려서 백굴채로 만들며 진통이나 진정제로 쓴다. 꽃은 비슷한데 수액이 붉은 피처럼 자른 줄기에서 흐르면 "피나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