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년간 토종동백꽃을 품은 제주 신흥리 동백마을 동백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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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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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계절 겨울을 붉게 수놓는 동백꽃은 제주 겨울을 대표하는 이미지입니다.

사계절 꽃이 풍성한 제주는 매화를 시작으로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동백꽃은 마지막 계절을 알려주며, 제주에 얹힌 특별한 스토리도 많습니다.

300여 년 간 제주 토종동백꽃 숲을 가꾸며 보존하고 있는 신흥리 동백마을 동백숲에 다녀왔습니다.

신흥리 제주동백마을

그리고 "동백숲"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신로531번길 17 / 신흥2리 노인회관 주차장

제주 신흥리 동백마을은 돌담길을 따라 아기자기한 집들과 감귤나무,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을 지키고 있는 동백나무가 제주의 정겨움과 소박함을 담고 있습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좁은 마을길을 따라 주차를 하다 보니 방문객이 많은 경우 혼잡했는데 지금은 신흥 2리 노인회관에 널찍한 주차장이 조성되어 마을이 혼잡하지 않아 좋았어요.

2011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이후 동백마을 방문자센터를 중심으로 동백을 이용한 특산물을 판매하거나 동백꽃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동백비누 만들기, 동백음식 체험 등), 방문자 센터 내 숙박시설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최근 방문자 센터는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어요.

새롭게 단장될 동백마을 방문자센터를 기대하며 동백숲으로 이동합니다.

제주에 폭설이 내린 후 찾은 동백숲은 아쉽게도 동백꽃이 한창 피기 시작할 무렵인데도 꽃이 피다가 얼어버린 상태이지만 동백숲, 동백마을 자체로도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 듭니다.

동백숲

소요시간 : 10분 내외

신흥리 동백마을 동백숲이 특별한 이유는 300여 년이라는 세월을 품고 있는 동백숲입니다.

1706년(숙종 32년) 방풍림 용도로 식재된 이후 1973년 4월 3일 제주도 지방기념물 23호로 지정되었고 동백나무 고목 외에도 제주의 대표적인 참식나무, 생달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숲길은 잘 정비돼 있어서 짧은 시간에 구경할 수 있고 걷기에도 무리가 되지 않아서 노약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휠체어나 유모차도 통행할 수 있는 무장애 길입니다.

눈 덮인 설경에도 빨간 열매가 또렷한 자금우와 천남성 등 다양한 식물이 식생하며 보호수 팽나무 고목 3주가 있습니다. 한낮인데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찬 고목 사이로 햇살이 살포시 스며들어 신비롭습니다.

무심한 듯 아무렇게 뻗은 숲은 마치 밀림처럼 보여도 마을 주민들이 심혈을 기울여 가꾼 덕분에 '2009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숲지기 상을 수상할 만큼 자연과 친화적인 숲이랍니다.

청량한 공기와 피톤치드 듬뿍 받으며 제대로 힐링을 느끼는 순간 발견한 커다란 야생 귤은 제주 여름 감귤인 하귤이에요.

초창기 때부터 동백나무와 함께 재배된 하귤은 겨울인데도 탱글탱글 탐스럽고 서귀포에서는 가로수로 많이 보이는 감귤입니다.

그리고 제주도 밭담(제주 밭의 경계를 이루는 담)을 닮은 돌무더기 통시(제주 화장실)도 있었어요. 300여 년 전 제주 숲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 놓아서 데크로 조성된 길만 제외한다면 옛 모습 그래도 보존하고 있었어요.

*** 토종동백꽃은 나무 꼭대기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숲을 나와 마을길을 걸으니 동백꽃이 아니더라도 제주 마을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했어요.

제주 동백꽃의 의미

제주에서 동백꽃은 특별합니다.

제주로 유배됐던 추사 김정희가 아내에게 썼던 '안사람(아내)'라는 편지글,

"동백이 붉게 타오르는 이유는 당신 눈자위처럼 많이 울어서 일 것이오".라는 가족에게 유배로 인한 심경을 담은 편지글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제주 출신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가 1992년 세상에 공개되면서 동백꽃을 제주 4.3사건의 상징으로 각인됐어요.

동백꽃이 지는 순간의 모습이 송이째 툭 떨어져 처연함을 느끼게 하면서 4.3사건 때 이유 없이 쓰러져 간 사람들의 죽음을 상징하게 되었어요.

애기동백꽃과 토종동백꽃

그리고 동백꽃의 종류를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에요.

제주 유명한 동백꽃 명소마다 식재된 대부분 동백꽃이 토종통백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여온 애기동백꽃이라는 사실입니다.

토종동백꽃은 12월에서 4월까지도 붉은색 꽃을 피우며, 잎사귀는 단단하고 광택이 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꽃잎이 반쯤 벌어지며 꽃이 질 때는 꽃이 시들지 않고 붉은 꽃봉오리가 통째로 툭 떨어집니다.

그에 반해 애기동백꽃은 11월에서 12월, 1월 초까지 꽃이 피며, 개화기에 찬 공기에 노출되면 꽃잎이 하나씩 떨어져 바람에 날리며, 잎 뒷면의 맥과 씨방에 털이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꽃이 거의 수평으로 펼쳐져 활짝 벌어집니다.

제주에 대해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제주의 상징과도 같은 토종동백꽃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아쉽게도 일제에 의해 강제로 심어졌다는 애기동백꽃이 제주 동백꽃 명소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묵묵히 300여 년 간 토종동백꽃을 지키며 동백숲을 가꾸는 신흥리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2월이면 토종동백꽃으로 만발할 신흥리 동백마을 동백숲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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