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물봉선화 꽃말과 이름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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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19.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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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우리가 알던 봉선화는 아이러니 하게도 인도가 고향이다. 오늘 소개할 꽃은 우리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토종 꽃, 물봉선 종류중의 하나인 노랑물봉선화. 이름 그대로 봉선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이다. 꽃의 생김새가 봉황새를 닮아 봉선화라는 이름을 얻었다는데, 다 피어나기 전의 꽃봉오리를 보면 왠지 물고기를 닮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노랑봉선화의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주로 8~9월에 피어난다.


▲뒷마당에 피어난 노랑물봉선화

우리동네에서는 여름이 끝날무렵 슬그머니 피어나는 노랑물봉선화. 주로 물가에서 서식한다는 물봉선이 우리집 마당에 핀 것을 보면, 근처에 흐르는 개울의 영향을 받긴 하는가보다. 하긴..응달에서도 잘 자라니 최적의 환경일수도 있겠다.

▲벌 대신 파리가 앉아버린 ㅎㅎ

약 40~60cm키높이로 자라는 물봉선화. 물봉선은 색깔레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데, 그 중 우리집에 피어난 것은 노랑물봉선화. 흰색. 진분홍색. 노랑색까지 확인된 것은 총 세가지 색상이다. 야봉선, 물봉숭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같은 맥락이니 굳이 구별할 필요는 없겠다.

가지끝에 두송이정도 피어나는데, 꽃잎이 아래를 향해 벌어져서 서서 보면 꽃의 정면을 보기가 힘들었다.

▲물고기 같기도 하고...펜던트를 연상케하는 자태

전원주택으로 이사오며 봄,여름,가을,겨울에 피어나는 야생화들과 함께 지내니, 저절로 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해 부터는 예초기를 돌릴때 미리 모르는 꽃의 자태가 보이면 그 부분을 피하곤 했다.

노랑물봉선화도 분명 작년에도 피었을텐데 올해 처음 발견한 듯 한 느낌이다. 꽃봉오리가 위 사진처럼 자그마하게 맺히고 차츰 입을 벌리는 모양새로 피어나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혹자는 아귀같다고 하고, 나는 "니모를 찾아서" 애니메이션을 떠올렸다. 어쨌거나 물고기를 연상케 한다.

▲노랑물봉선화 이름의 유래

꽃의 생김새가 봉황새를 닮아서 봉선화라 불리운다는 물봉선화 이름의 유래. 위 사진처럼 앞 부분이 넓고, 뒤로 갈수록 가늘어지며 마치 꼬리가 말리듯 빙글, 말려있는 모양이 제법 귀엽다.

물봉선, 그러니깐 오늘 소개하는 노랑물봉선화의 속명은 임페티언스(Impatiens) 라고 하는데, "참지 못하다" 라는 뜻이다. 살짝만 건드려도 톡 터지는 열매 때문에 얻은 이름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다 익은 물봉선의 열매는 바람만 불어도 사방으로 퍼져나갈 정도로 예민하기 때문.

▲절대 생식은 금물

한방에서는 야봉선, 가봉선이라 부르며 생약으로 쓴다. 잎과 줄기는 해독작용이 있어 뱀에 물렸거나 종기를 치료할때 사용하고, 뿌리는 강장효과가 있고 멍든 피를 풀어주는데 이용된다.

허나, 물봉선을 생식해서는 안된다. 유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뜨거운 물에 데쳐 여러날 동안 독을 우려낸 다음 조리해야 한다. 가급적 민간요법으로 조리하는것은 비추천. 생채 나물....절대 금물이다.

▲자줏빛 줄기를 발견하면 꺽지마세요

전원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은, 야생화 다수를 뽑거나 꺾는 만행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5월 쯤 새싹이 돋아나고 6월 무렵 이미 피어있는 꽃을 제외하고는 이녀석이 잡초인지 꽃인지 먹는 풀인지 알 수가 없으니 예초기로 싹 밀어버렸던 탓이었다.

올해는 나름 궁리 끝에, 일단 모르겠다 싶으면 꽃이 필때까지 기다려보았다. 그렇게 살아남은 꽃 중 하나가 바로 이 노랑물봉선화였다.

▲물봉선의 전설

올림푸스 신전에서 신들의 잔치가 있던 날, 황금사과 한개가 없어졌다. 어느 신의 괜한 장난이었지만 불행히도 한 여인이 누명을 쓰게 되어 쫓겨난 일이 있었다. 나는 결백하다 주장했지만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아, 그 여인은 누명을 쓴 채 죽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바로 봉선화.

봉선화의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라는 이유는, 그 여인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톡 건드리면 속을 뒤집어 보이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봉선화도, 물봉선도 양쪽 다 같은 의미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수도 있는 꽃

노랑물봉선을 올해로 두번째 본것은 맞지만 작년을 떠올려 보면, 처음에는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다가 꽃망울이 너무 작아 꽃인지, 잡풀인지 모를만도 했다. 노랑물봉선화가 피어나는 시기는 8월에서 길게는 10월까지. 전원생활에서 예초기를 돌리는건 6월에서 8월까지.

꽃은 없고 파릇하기만 해서 잡초인줄 알고 뽑았던 꽃이 꽤 많다. 내년에는 벽돌로 경계를 표시하고 그 안으로 꽃을 이동시켜야겠다.

▲맛있는 풀인가...?

민달팽이, 애벌레 등등 노랑물봉선화 주변에는 갉아먹기의 선수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유독성분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미리 몰랐더라면 꽤 맛있어보인다는 느낌이었긴 했다.

잎이 서로 벌어져보이지만 노랑물봉선은 위쪽은 작은꽃잎, 아래쪽은 큰 꽃잎으로 이루어진 통 꽃이다. 깔때기 모양으로 점점 좁아지며 끝이 살짝 말려있는 부분은 꿀주머니.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호박꽃 속으로 꿀벌이 들락거리듯 작은 날벌레들이 오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비온 뒤 떨어진 꽃 한송이

노랑물봉선화. 가녀린 자태 그대로 비만 온 뒤에은 톡, 건드리기만 해도 떨어져버린다. 그냥 꽃을 따는건 내키지 않아 바닥에 한송이 떨어진 꽃을 주웠다. 손가락 두마디에 쏙 들어오는 꽃송이는 귀엽고, 어여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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