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의 흔적·추모공간 없앤다고 중국의 인권운동 사그라들지 않을 것”

2017.07.16 22:56 입력 2017.07.16 23:29 수정

‘류샤오보의 동지’ 후자 인터뷰 “한국 정부 침묵에 상당히 유감”

“류샤오보의 흔적·추모공간 없앤다고 중국의 인권운동 사그라들지 않을 것”

중국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가 한 줌의 재가 됐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이틀 만인 지난 15일 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함을 바다에 가라앉혔다. 당국은 인터넷 검색 등을 모두 통제하며 ‘류샤오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추모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류샤오보와 부인 류샤의 친구로서 반체제 활동을 함께했던 인권운동가 후자(胡佳·43·사진)는 1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은 류샤오보를 기념할 공간마저 없애버렸다”면서 “하지만 그와 함께 활동해온 이들이 있으며 인권운동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민주화와 인권·환경보호를 위해 활동해온 후자는 2008년 ‘인권 노벨상’이라 불리는 유럽의회의 사하로프상을 수상했다. 류샤오보와 함께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수차례 거론된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다. 현재 베이징에서 살고 있지만 공안(경찰)이 자택 주변을 24시간 감시하고 있어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이날 미국에 서버를 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9시간 동안 수십차례 음성 및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인터뷰를 했다.

후자는 당국이 류샤오보의 시신을 화장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하다”면서 “중국 어디에도 그의 묘지는 존재하지 않게 됐고 그를 기념할 공간도 사라져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노벨 평화상 수상자 중 화장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느냐”며 “공산당은 중요한 정신적 지도자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이 류샤오보 사망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는데, 한국 정부가 이번에 어떤 논평도 발표하지 않은 점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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