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풍산개, 외국 개 보다 야생성 더 강해

2018.01.10 11:04 입력 2018.01.10 14:48 수정

눈이 자주 내린다. 개의 해를 맞이한 개들이 살판이 났다는 듯 흰 눈 위를 뛰어다닌다. 진돗개도 있고, 치와와도 있고, 차우차우도 있다. 저놈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저놈들의 뿌리는 어디인가.

농촌진흥청은 이런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 진돗개·풍산개 등 우리나라의 토종개를 포함한 개 33품종 2258마리의 DNA를 분석,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진돗개(백구). 농촌진흥청 제공

진돗개(백구). 농촌진흥청 제공

그 결과, 우리나라의 대표 토종개인 진돗개, 풍산개, 경주개동경이 등은 야생 늑대를 공통 조상으로 하고 있지만 각각의 독특한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며 한반도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토종개의 DNA는 외국 품종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농진청 관계자는 “한국 토종 개는 중국 개와 일본 개의 아류가 아니라 늑대를 조상으로 하면서 유전학적으로 독창성을 갖는 집단으로 한반도에 유입·정착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토종개들은 중국의 샤페이·차우차우, 일본의 아키타·시바개와 상대적으로 혈통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농진청은 덧붙였다.

풍산개(백구). 농촌진흥청

풍산개(백구). 농촌진흥청

진돗개, 풍산개, 경주개동경이 등 토종 개 3품종은 털의 색과 질은 물론 체형 등이 비슷하고 유전적인 특성이 연구대상 33품종 가운데 가장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 관계자는 “진돗개, 풍산개, 경주개동경이 3품종의 ‘유전적 근연 관계’가 매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전적 근연 관계는 품종이나 집단 간에 서로 공유하는 유전자형에 따라서 유전적 거리가 가까운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 토종개는 다른 외국 개 품종에 비해 개과 야생종인 늑대·코요테 등의 유전자형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한국 토종개들이 야생성을 더 많이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우리나라 토종개 중 야생 늑대의 유전적 특징은 풍산개, 경주개동경이, 진돗개 순으로 더 많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경주개동경이. 농촌진흥청 제공

경주개동경이. 농촌진흥청 제공

경주개동경이, 진돗개, 풍산개는 체형적으로 모두 추운지방에서 잘 적응하는 북방견으로서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으며 몸의 크기는 풍산개, 진돗개, 경주개동경이 순으로 나타났다. 체형상의 가장 큰 차이점은 꼬리의 길이였다. 경주개동경이는 꼬리가 짧지만, 진돗개와 풍산개는 꼬리가 길었다.

농촌진흥청 박범영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의 개 품종들 사이에서 한국 토종개의 유전학적인 정체성과 독창성을 정립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토종개는 후대에 물려 줄 소중한 생물학적 자연유산인만큼 앞으로 체계적·과학적으로 관리·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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