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흑돼지는 스페인 이베리코흑돼지를 이길 수 있을까?

2020.08.12 11:08

우리흑돈. 농촌진흥청 제공

우리흑돈. 농촌진흥청 제공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는 스페인산 흑돼지인 이베리코돼지고기가 고급돼지고기로 취급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로 들어오는 이베리코돼지고기의 양은 연간 4900t에 이른다. 우리 국민이 이베리코돼지고기를 수입해다 먹는데 들어가는 돈은 연간 17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흑돼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흑돼지를 키우는 농가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 수입품종을 키운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흑돼지 18만9000여마리 중 87% 정도는 수입품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흑돼지를 키우는 우리나라 양돈농가에 고급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한국형 흑돼지 품종인 ‘우리흑돈’을 보급하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우리흑돈은 육질과 고기 맛이 뛰어난 우리나라 재래돼지와 생산성이 좋은 외국 품종(두록)을 교배한 것이다. 재래돼지의 우수한 육질을 유지하면서도 성장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우리흑돈은 근내지방의 비율이 4.3%로 일반 돼지보다 1.3%포인트 정도 높다. 이른바 고기의 ‘마블링’이 좋다는 얘기다. 전문가 시식 평가에서는 우리흑돈의 맛이 일반 돼지 품종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사육일수는 180∼190일로 일반 돼지(175∼185일)보다 약간 길지만, 재래돼지의 230일보다는 40일 이상 짧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농진청은 우리흑돈 종돈(씨돼지)을 8월부터 강원·경기·경북 등 7개도의 20개 농가에 400마리 정도 보급할 예정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고급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고급 국산 품종의 보급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우리흑돈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이베리코돼지고기의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최동순 축산자원개발부장은 “우리흑돈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사육농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우리흑돈을 세계인의 입을 사로잡는 ‘K-흑돼지’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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