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전국에 ‘독사(毒蛇)주의보’…갑자기 왜?

2023.08.06 09:41 입력 2023.08.06 16:01 수정

맹독을 지닌 독사인 쇠살모사. 국립공원공단 제공

맹독을 지닌 독사인 쇠살모사. 국립공원공단 제공

극한호우를 몰고 왔던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찾아온 후 등산로 등지에 뱀의 출몰이 잦아지고 있다. 올 여름 길었던 장마에 한 곳에 오래 웅크리고 있던 뱀들이 체온 조절을 하려고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출몰하는 뱀의 상당수는 맹독을 품은 독사여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독사를 포함한 뱀이 자주 출몰하는 계룡산 등 전국 주요 국립공원 일대 등산로 등에 ‘뱀 주의’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6일 밝혔다. 일부 야영장 주변에는 야영객 보호를 위한 ‘뱀 그물’도 설치했다.

독사인 유혈목이. 국립공원공단 제공

독사인 유혈목이. 국립공원공단 제공

실제로 산행이나 도심 하천 변 산책 중에 뱀을 본 사람도 늘고 있다. 지난달 계룡산에 다녀온 김모씨(30)는 “등산을 하다 뱀을 두 차례나 만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박모씨(56)는 “아침에 도심 하천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뱀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장마 이후 왜 뱀의 출몰이 왜 잦아진 것일까.

국립공원연구원에 따르면 뱀은 외부 기온이 체온보다 높으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외부 기온이 체온보다 낮으면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 체온 유지하는 습성이 있다. 뱀의 체온은 종별로 다르지만 보통 25~30도다. 열대지역, 사막에 서식하는 경우 40도에 이르기도 한다.

송재영 국립공원연구원 박사는 “긴 장마 기간 활동할 수 없었던 뱀들이 장마 후 체온을 높이기 위해 볕이 잘 드는 곳으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30도가 넘는 고온에서 일광욕을 하던 뱀들이 적정 체온이 되면 다시 그늘로 몰리면서 등산로 등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사인 까치살모사. 국립공원공단 제공

독사인 까치살모사. 국립공원공단 제공

계룡산 등 국내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뱀은 유혈목이,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누룩뱀, 구렁이, 능구렁이, 대륙유혈목이, 비바리뱀, 실뱀, 무자치 등 약 11종이다. 이 가운데 유혈목이,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등은 맹독(猛毒)을 품고 있는 독사다.

독사에 물리게 되면 피부 괴사, 가슴 통증, 심근경색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독사인 살모사. 국립공원공단 제공

독사인 살모사. 국립공원공단 제공

전문가들은 뱀과 마주치면 보통 뱀이 먼저 도망가기 때문에 잠시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일부러 뱀을 치우려고 하다가 오히려 물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뱀에 물린 경우에는 119나 국립공원공단 등에 신고해 도움을 청해야 한다. 여의치 않으면 상처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물린 부위에서 5~10cm 위쪽을 손수건 등으로 살짝 묶은 뒤 빨리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등산로나 야영장 주변에서는 뱀을 만날 수 있는 만큼 주위를 늘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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