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약재 산책] 씀바귀-삶이 쓰다

문화 / 최미선 한약사 / 2022-04-18 00:00:05

들판이 온통 초록 초록하다. 이때 즈음 우리 집 밥상은 더욱 초록 초록해진다. 봄에 먹을 수 있는 나물 반찬들이 한꺼번에 올라오기 때문이다. 봄 갓김치, 씀바귀김치, 엄나무 순 무침, 두릅 숙회 등… 그중 내 최애 반찬은 씀바귀 김치다. 씀바귀는 종류가 다양하다. 어머니가 김치로 담그는 씀바귀는 토끼풀이라고 한다. 전라도에서는 씨앗동이라고도 하는 녀석이다. 지천에 가장 흔하게 보는 풀 중 하나다.

 


씀바귀는 쓴맛이 특징이다. 그 중 씨앗동으로 불리는 이 씀바귀는 비교적 쓴맛이 적어 뿌리까지 전초를 모두 김치로 담기에 적당하다. 쓴맛을 지닌 풀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소화기 계통에 작용해 식욕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농진청과 원광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씀바귀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의 활성을 높이고 침 분비를 늘려준다. 봄이 되면 식욕도 없고 입도 마르는 어르신들이 쓴 익모초나 씀바귀, 고들빼기, 민들레 등을 드시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쓴맛을 지닌 약들은 주로 열을 내리고 소염의 효능이 있기 때문에 간염이나 폐렴 또는 종기, 종창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쓰인다. 대표적인 것이 포공영이라고 불리는 민들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대부분 찬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어서 평소에 체열이 낮은 사람은 장복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바람에 살랑거리면서 꽃잎이 실려 오는 볕이 좋은 날이다. 들판에 나가 쓴맛을 보리라.


최미선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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