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빈대, 인천 사우나 이어 전혀 예상 못한 곳에서도 출몰했다

2023-10-19 09:56

학생들 “전교생들 시위해도 학교 측은 할 말 없다”
앞서 인천 사우나서 발견…빈대 한국 공습 본격화?

빈대 자료 사진. / simon berenyi-shutterstock.com
빈대 자료 사진. / simon berenyi-shutterstock.com

인천의 한 사우나에서 빈대가 발견돼 행정당국이 조치에 나선 데 이번에는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빈대가 출몰해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를 앞둔 프랑스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빈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의 '핫게'에 달린 댓글들을 캡처한 사진이 디시인사이드 등 다른 커뮤니티에 급확산하고 있다. 에타의 자유게시판이 익명인데 그날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게시물을 ‘핫게’(핫게시물)라고 부른다.

게시글의 내용은 보이지 않지만, 댓글들로 미뤄 볼 때 국내 한 대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빈대 소동이 확실하다. 대구 소재 계명대 기숙사가 진원지였다.

이 대학 재학생들은 댓글창에 몰려들어 학교 측을 집단 성토하고 있다.

이하 대학 기숙사 빈대 공습. / 에브리타임·디시인사이드
이하 대학 기숙사 빈대 공습. / 에브리타임·디시인사이드
에브리타임·디시인사이드
에브리타임·디시인사이드
에브리타임·디시인사이드
에브리타임·디시인사이드

학생 A는 "얼마나 심각한지 알면 제발 휴교라도 하자"고 촉구했고, 학생 B는 "(학교 측이) 돈을 어디다 쓰는 거냐"며 "몸이 뭔가 계속 가렵다. 기분도 더럽고"라고 호소했다.

학생 C는 "우리 학교는 대학병원도 학교 건물이랑 붙어 있는데 조치 시원찮게 했다가 진짜 X 되는 수가 있다"고 우려했고, 학생 D는 "(학교 측이) 공지를 내면서 빈대가 아니라 벌레라고 적시했다"며 "남들이 보면 개미 하나 갖고 야단법석인 줄 알겠다"고 반발했다.

또 학생 E는 "살다 살다 빈대 때문에 걱정하게 될 줄 몰랐다"고 탄식했고, 학생 F는 "제발 제정신이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방역해라"고 요구했다. "이건 전교생들이 시위해도 학교 측에서 할 말 없다"며 "기숙사 관리를 어떻게 한 거냐"고 규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빈대 출몰의 원흉으로는 외국인들이 지목됐다.

한 학생은 "지난 여름방학 때 외국인들이 행사 때문에 기숙사로 들어왔었다"며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건진 모르지만 진짜 생각 없는 일처리였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핫게 댓글 캡처본을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한 글쓴이는 "에타를 대충 보니 핫게에 빈대 얘기밖에 없다"며 "빈대 사진도 올라오고 물려서 흉터 생긴 사람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름방학 때 진행한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이 원인이라고 학생들이 추정하고 있다"며 "언론사에 제보하는 학생도 있고 실제로 방송국에서 취재하러 기숙사로 갔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계명대는 19일 “최근 신축 기숙사 남자 동에서 빈대가 발견돼 어제(18일)부터 전체 기숙사를 대상으로 방역을 하고 있다”라고 시인했다.

학교 측은 JTBC에 “기숙사를 전수조사해보니 빈대는 해당 학생의 방에서만 발견되었다. 피해 학생이 거주하기 전에 영국 학생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사우나서 발견된 빈대 추정 벌레. / 유튜브 채널 '다흑'
인천 사우나서 발견된 빈대 추정 벌레. / 유튜브 채널 '다흑'

앞서 인천시 서구는 지난 13일 관내 모 사우나 업체를 점검한 결과, 찜질방 매트 아래쪽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을 1마리 씩 발견했다.

이번 점검은 최근 이곳 사우나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진행됐다.

서구는 이 업체에 경고 처분을 내린 뒤 추후 점검에서도 청결 유지에 문제가 있으면 영업 정지 등으로 처분을 강화할 방침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