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가의 땡꼴

작성일
2017-10-17 09:25
조회
1218

마당가의 땡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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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꼴이 마당가에서 자라고 있었다.

낭월에겐 이 아이가 땡꼴이었다.

쨍쨍 뜨거운 한 여름....

어려서 두엄자리 부근이나 텃밭언저리에서

마구 자라던 땡꼴.

열매가 달리면 따먹고, 그래서 입은 시커멓고.

깔따구에 뜯겨서 긁다가 헐면

특히 오금쟁이.... 정말 쓰리다.

그때에도 어머니께서는 쇠절구통에 땡꼴잎 넣고

질근질근 찧어서 척척 붙여주던...

그래서 또 잠시 따갑다가 이내 잊어버렸던 땡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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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땡꼴을 보니 새삼 옛생각이 떠오른다.

이 녀석은 뭘 하다가 이제서야 꽃이 피느라고...

아마도 산새들이 어디에서 먹고는 씨를 옮겨 왔나보다.

그래 그런데, 원래 이름이 땡꼴일까?

그래서 이름 검색에 들어갔다.

그랬더니..... 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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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멀구, 가마종, 까마중, 먹때깔, 먹딸, 깜두라지가 등장하고,

수가(水茄), 흑성성(黑星星), 천천가(天天茄), 야가자(野茄子)에다가,

생약의 이름으로는 용규(龍葵)라고 한다는 것까지....

생긴 것보다 이름도 참 다양하군. 의외....

가짓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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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밭으로 가서 가지 사진을 찍었다. 비교해 보려고.

그러고 보니 가지를 닮은듯.... 안 닮았군....

닮은 것은 색깔이고, 안 닮은 것은 형체로다.

그런데 가지도 동그란 것이 있기는 하지....

꽃은 고추꽃을 닮은 듯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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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밭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잎도 그렇고 꽃도 그렇고 언뜻 봐서는 비슷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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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꽃이랑은 또 닮은 듯 안 닮았다.

고추도 가짓과이기 때문에 비교해 보는 것이다.

가지의 한자는 가자(茄子)란다.

땡꼴의 한자 이름에 가(茄)자가 보이는 것도 우연이 아니군.

생긴 모양은 우스워도, 깔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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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꼴의 약리작용을 보면 말이다.

만성기관지염, 소화기암, 폐암, 피부병, 칼에 베인 상처, 습진, 뾰루지,

가려움증, 악성 두드러기, 종기등에 효능이 있다니 대단하군.

항염증, 혈압저하, 기침, 가래, 혈액순환, 강장약, 피로회복, 만성기관지염,

신장염, 고혈압, 황달.......

저마다 해결하는 조제법은 다르지만 원료의 효능이 이렇단 말이네....

마당가에 뛰놀다가 새까맣게 익은 땡꼴을 따먹던 생각....

깔따구 물린데 이겨붙이던 잎사귀가 모두 건강약이었고,

염증치료와 가려움증치료제였네. 참 신기하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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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아침 햇살이 해맑기도 하다.

땡꼴을 생각하다가 가지 밭에 다녀 오는 길에 만난 햇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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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모든 것이 행복을 뿜어내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