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가지마다 화살 깃 달린 화살나무, 공원에 많이 자라요

입력 : 2015.02.05 03:05 | 수정 : 2015.02.05 09:14
잎이 떨어져 나뭇가지가 앙상해지면 특징이 더욱 잘 드러나는 나무가 있어. 나뭇가지에 화살 깃처럼 생긴 날개가 두서너 줄씩 쭉 달린 화살나무야. 나뭇가지 모양이 아주 독특하니, 한 번 보면 이름을 꼭 기억하게 될 거야. 화살나무를 쉽게 볼 수 있느냐고? 그럼! 단풍도 곱고, 붉은 열매는 새들을 불러 모으기 때문에 공원에 흔히 심는 나무지. 아, 눈이 펑펑 올 때는 화살나무 가지에 소복이 쌓이는 눈꽃도 참 예쁘지.

가까운 공원에서 화살나무를 찾았다면 이번 봄에 잘 지켜봐. 3월 말쯤엔 잔털이 송송 나고 껍질에 분홍빛을 띠는 새순이 나와. 5월쯤 잎겨드랑이에서 자잘한 꽃들이 피지. 잎겨드랑이란 가지와 잎이 붙어 있는 부분의 위쪽을 말해. 부르는 이름이 참 재미있지?

화살나무
/그림=공혜진(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겨울 열매')
화살나무는 꽃잎, 각각 갈라져 있는 꽃받침, 수술이 모두 4개씩이야. 암술대만 딱 하나지. 10월엔 열매가 빨갛게 익어. 자줏빛 열매껍질이 벌어져 오그라지고 남은 붉은 씨앗이 겨우내 달렸기도 해. 지금 볼 수 있는 겨울눈도 멋져. 밑에 날개까지 두고 보면, 마치 인디언 추장의 머리 장식 같아.

우리나라 어디서나 보기 쉬운 화살나무는 아무 땅에서나 쉽게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라고, 추위에도 잘 견뎌. 화살나무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 가지, 잎은 약으로 쓰이기도 해. 가장 신기한 건, 살에 가시가 박혔을 때 화살나무 날개를 태워 그 재를 바르면 가시가 쏙 빠져나온다는 거야.

벌써 1월이 훌쩍 지나 2월이네. 그래서 '시간이 화살처럼 쏜살같이 흘러간다'고 하나 봐. 시간이 없다고 느껴져 발을 동동 구르게 될 땐, 화살나무 날개 사이사이 루비처럼 반짝이는 붉은 열매가 달렸던 걸 기억하렴.

박윤선 생태 교육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