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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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불안을 이기는 뇌는 몸에서 만들어진다
“걱정하지 않으려고 해도 최악의 상황만 떠올라요.”
“늘 신경이 곤두서 있어요. 불안해서 주위를 자꾸 살펴요.”
불안과 걱정에 일상을 빼앗기면 몸은 항상 피곤하고, 마음은 집중하지 못하고 떠돈다. 무언가 잘못되었지만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불안을 제때 풀지 못하면 하나둘씩 삶에서 포기하는 것이 많아진다. 변화와 도전, 새로운 관계 맺기 자체를 회피한다. 이때부터 불안은 자존감, 가족, 직장, 인간관계, 여가생활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고개를 들이민다. 삶을 뜻대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그 자체로 무력감과 불안을 악화시킨다. 용기를 내어 상담실을 찾은 한 내담자는 이렇게 말한다. “불안이 모든 것을 힘겹게 만든다.”
‘불안 해법’을 알려준다는 콘텐츠 대다수는 인지적 접근에 집중한다. “생각을 바꿔라, 마음가짐의 문제다, 멘탈을 키워라.” 그러나 굳어진 생각을 바꾸기란 쉽지 않으며, 설령 ‘강철 멘탈’을 얻더라도 효과는 일시적일 뿐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높은 비용과 낮은 접근성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를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자체가 점점 사그라드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반드시 불안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것도 빠르게, 동시에 근본적으로 말이다. 해답은 다름 아닌 우리 ‘몸’에 있다. 몸에는 인지적 접근만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불안의 씨앗이 새겨져 있다. 아무리 멘탈을 길러도 자꾸만 반복되는 불안이 ‘몸’에 집중하면 진정으로 치유되기 시작한다. 내가 나약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 불안을 부추기고 지속시키는 패턴을 파악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 책은 불안을 쉽고 빠르게 달래고, 동시에 불안의 뿌리를 찾아 일상을 회복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현실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작가정보
Michele Blume
심리치료학박사PsyD. 임상심리치료사, 소매틱경험치료사SEP 자격이 있다.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MDR 치료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발달기 트라우마의 치유, 자기감의 회복과 심화를 위해 몸과 마음을 통합시키는 치료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레돈도비치에서 개인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목차
- 머리말: 불안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 ◦ 7
1장.
내 마음이 늘 불안하고 초조한 진짜 이유 ◦ 15
몸을 놓치면 불안이 시작된다 ◦ 21
뇌를 이해하면 불안이 보인다 ◦ 27
우리 몸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 28
뇌의 세 가지 기본 구조 ◦ 31
불안에 빠진 뇌, 불안을 이기는 몸 ◦ 39
2장.
지금 당장 불안을 다스리는 법: 몸의 소리 듣기◦ 43
몸의 소리 듣기란 무엇인가? ◦ 45
몸의 소리 듣기는 어떻게 불안을 잠재우는가? ◦ 46
내 몸의 감각을 느낄 수 있나요? ◦ 50
SOAR: 불안을 달래줄 네 가지 마음 도구 ◦ 55
감각하기: 내 몸과 가까워지는 시간 ◦ 57
관찰하기: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 60
표현하기: 지금 어떤 기분이 드나요? ◦ 62
돌아보기: 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면 ◦ 65
3장.
나는 왜 몸과 멀어졌을까 ◦ 71
몸과 마음이 멀어지는 이유 ◦ 79
유년기와 불안의 상관관계 ◦ 80
몸적 자아에 다시 다가가기 ◦ 85
호흡하기: 일단 숨을 쉴 것 ◦ 86
자원 활용하기: 나는 혼자가 아니다 ◦ 89
그라운딩: 두 발로 단단히 버티기 ◦ 91
주변 살피기: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중할 것 ◦ 93
4장.
나의 공포 대처 유형부터 파악하라 ◦ 97
공포 반응을 알아야 한다 ◦ 100
공포 반응의 생리적 증상: 몸의 변화 ◦ 101
공포 반응의 행동적 증상: 투쟁, 도피, 얼어붙기 ◦ 105
공포 반응의 인지적 증상: 부정적 생각 패턴 ◦ 109
불안을 부추기는 과도한 결합 ◦ 110
공포 반응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 113
심층 탐구: 외수용성감각, 고유수용성감각, 내수용성감각 ◦ 115
5장.
불안한 마음도 습관이다 ◦ 127
유년기의 상처가 만든 잘못된 생각 패턴 ◦ 133
불안을 낳는 핵심 믿음 끊어내기 ◦ 135
6장.
머릿속 불안에 속지 않는 법 ◦ 153
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한다면 ◦ 156
걱정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 158
이중 알아차림: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다 ◦ 164
7장.
버거운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 ◦ 175
나와 너 모두를 지키는: 내부 경계와 외부 경계 ◦ 179
인간관계 속 네 가지 경계 설정 유형 ◦ 182
몸과 마음은 건강한 경계를 원한다 ◦ 192
8장.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 벗어나기 ◦ 203
애착의 뇌과학: 공동조절과 사회참여 시스템 ◦ 205
효과적인 공동조절의 조건들 ◦ 210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 ◦ 218
9장.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면 ◦ 229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마음의 비밀 ◦ 232
놀면 불안한 사람들 ◦ 239
놀이하는 능력과 공동조절의 상관관계 ◦ 241
삶의 보람과 즐거움에 다가가는 법 ◦ 242
10장.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치유의 법칙 ◦ 251
참고문헌 ◦ 263
책 속으로
몸적 시각을 통해 관점이 바뀌면 몸적 기억 또는 암묵기억에 새겨진 불안의 근원이 드러난다. 과거의 어느 시점에 몹시 무섭고 버거운 사건이나 환경에서 자신이 안전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신체적·정신적 감각을 잃을 정도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무의식적으로 몸적 기억 체계에 저장되어 있다가 현재와 미래에 벌어지는 일들을 해석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 되살아난다. 나쁜 일이 또 생기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남는다. 내 몸은 과거에 대체 어떤 일을 경험했기에 나쁜 일이 벌어지거나 일이 틀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일까? 그 일을 내가 제대로 감당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이 질문의 답을 찾아 여행을 떠날 것이다.
_ 1장 | 내 마음이 늘 불안하고 초조한 진짜 이유
공포에 반사적으로 반응할 때에는 공포에 대한 생각과 공포감각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달리 말해 나 자신이 곧 공포인 상태, 곧 나의 몸과 마음이 생각과 지각을 장악하여 불안을 지속시키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잠시 멈춰 주관적 평가를 배제하고 의도적으로 의미 있는 느낌에 주의를 기울인 다음, 그 감각들을 찬찬히 살펴본다면 공포에 대한 생각과 공포감각 사이의 거리가 명확해진다. 생각과 감각을 구분하면 공포의 원인은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그저 공포를 경험하고 있을 뿐이다. (중략) 정리하자면 몸의 소리 듣기는 좌뇌와 우뇌의 통합을 촉진하여 의미 있는 느낌을 깨닫는 능력과 이성적 사고를 조화시키며, 반사적이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몸의 소리 듣기는 당장의 불안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불안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을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우리는 몸의 소리 듣기를 통해서 암묵기억에 접근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공포나 위압감을 느꼈던 근원적 경험, 곧 불안의 원인이 된 사건(이 경험은 여러 개일 수도 있다)이 벌어졌던 당시에 느꼈던 행동충동·몸감각·감정적 반응의 파편들을 지닌 암묵기억과 몸을 연결할 수 있다.
_ 2장 | 지금 당장 불안을 다스리는 법: 몸의 소리 듣기
어린아이의 신경계는 어른이 곁에서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주지 않는다면 커다란 감정이 가져오는 정서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다. 아이의 정서적 자아를 보듬으며 상황을 납득시켜줄 어른이 없거나 아이 곁에 있는 어른이 외려 평정을 잃고 허둥거린다면 아이는 오롯이 혼자 힘으로 큰 감정들을 감당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몸과의 연결을 차단하거나 주의를 분산시키는 행동은 감정의 홍수 속에서 평정을 되찾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이런 유년기 경험은 몸속 깊은 곳에 단단히 얽혀 있어 감정의 파도를 조절해야 할 때 가장 먼저 발동하는 기본 기제로 자리 잡는다. 그리고 이 경험은 어른이 되고 나서도 공포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순간마다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어른이 되면서 쌓은 삶의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이성적인 지각을 구축했으면서도, 뭔가 나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비이성적 공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_ 3장 | 나는 왜 몸과 멀어졌을까
공포 반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내면세계와 외부 환경으로부터 전해진 감각정보를 감지하고 해석하는 몸과 마음의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공포 반응을 이해하려면 몸의 감각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주변 환경에서 정보를 감지하고 인식하는지, 그리고 위협이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몸의 감각 시스템이 정보들을 어떤 독특한 방식으로 행동적·인지적·정서적 반응으로 변환하고 통합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_ 4장 | 나의 공포 대처 유형부터 파악하라
현재나 미래에 과거의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하다 보면 불안한 생각 패턴과 지각을 강화하는 부정적인 피드백 고리가 생기고, 이미 형성된 과도한 결합을 더욱 강화한다. 이 때문에 우리 몸과 마음은 불안을 지속시키고 현실을 새롭게 경험할 수 없게 만드는 공포 중심 서사에 갇히고 만다.
(중략) 하지만 공포 반응을 떼어내 몸과 마음을 억죄고 있던 파편들을 분리하고 나면 새로운 정보들을 받아들일 길이 활짝 열린다. 경험했던 일들과 자기 자신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게 된다. 이는 지각을 바꾸고 기존의 서사를 재구성할 기회로 이어진다. 의식적인 분리를 통해서 긍정적인 경험을 더 강조하는 쪽으로 자기서사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내 안의 강인함과 회복탄력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생각과 믿음을 변화시키면 불확실한 미래도 기꺼이 맞이할 수 있다.
_ 5장 | 불안한 마음도 습관이다
이중 알아차림은 두 개의 장소를 동시에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이 그때 그곳의 경험을 간직하고 있으며 암묵기억이 작동 중이라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동시에, 우리가 발 딛고 있는 곳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며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는 불안으로 인해 과거와 미래로 주의가 분산된 마음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중 알아차림은 현재의 경험이다. 현재에 떠오른 과거를 단순히 알아차리되, 현재는 과거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중략) 이중 알아차림은 이런 방식으로 좌뇌와 우뇌를 협력시켜 새로운 지각을 만들고, 세상을 바라보던 낡은 시각을 바꾼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중 알아차림은 우리의 객관적 지각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의미 있는 느낌과의 연결도 유지시킨다.
_ 6장 | 머릿속 불안에 속지 않는 법
우리는 경계 안에서 진정한 주체적 자아를 드러낼 수 있다. 경계는 위압감을 느끼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하고, 타인이 내뿜는 해로운 감정의 찌꺼기를 흡수하지 않게 막는다. 창의력을 펼치고 자아를 확장하고 표현하려는 신성한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방패막이 되어준다. 스스로를 믿으며 효과적이면서도 분명한 경계를 세운다면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고, 장애물이나 방해꾼이 나타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휘둘리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또한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내 경계 안쪽 마음속 깊은 곳으로 들어올 수 있거나 들어올 수 없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인생의 주도권을 갖는다.
_ 7장 | 버거운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
인간관계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신경계를 침착하고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일컬어 공동조절coregulation이라고 한다. 공동조절에 필요한 신경계의 자원은 사회참여 시스템social engagement system이다. 사회참여 시스템은 부교감신경계에 속하며 몸과 마음의 주요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미주신경vagus nerve에서 발생한다. 미주신경은 중간에서 몸과 뇌 양방향으로 감각정보를 전달하며 생리적 상태를 조절한다. 사회참여 시스템은 미주신경의 중재를 통해 타인과 교류하면서 나타나는 안전신호나 위험신호를 찾아내 불안을 감소시킨다. 예를 들어 타인과 함께 있을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이 상대방의 몸짓·표정·목소리의 높낮이·눈 맞춤 등을 안전한 신호로 받아들이거나 그 사람에게서 호감이나 마음이 잘 통하는 느낌을 경험한다면, 그때부터는 신경계가 경계를 늦추고 불안도 가라앉는다.
_ 8장 |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 벗어나기
신경계가 유연하고 활동적일 때, 인생의 기복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때, 좌뇌와 우뇌가 단단하게 협력할 때, 생각하고 느끼고 직감적으로 알아차리는 능력이 생겼을 때 우리는 비로소 매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불확실한 미래를 기꺼이 맞이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과 효능감, 안전감을 얻는다. 이때 우리는 희망을 느낀다. 심지어 나의 타고난 기개와 기량을 시험하고 눈앞에 닥친 과업을 통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놀이는 유연함, 회복탄력성, 기쁨과 희망을 키운다. 공포를 조절하고 불안을 완화하며, 앞으로 잠재력을 펼쳐갈 내적 자원을 키운다. 이것이 바로 놀이의 놀라운 힘이다.
_ 9장 |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면
치유의 길을 걷다 보면 당신의 지각이 모든 노력이 헛되니 포기하자고 속삭이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치유의 핵심 법칙들을 새기고 변화의 중심에 있는 역동적 모순을 똑똑히 기억한다면 피로와 의심은 결과의 지표가 아닌 치유 과정에 겪는 증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는 자체로 완벽하고 동시에 매 순간 완벽해지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지금 걷고 있는 곳이 옳은 길이다.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우리 안에 있다.
_ 10장 |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치유의 법칙
출판사 서평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이 태도가 되어버린 사람들
몸은 불안을 알고 있다. 우리가 이 순간 경험하는 느낌과 감정, 생각 총체를 ‘의미 있는 느낌(felt sense)’이라고 하는데, 이 감각은 끊임없이 불안에 관한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뻣뻣해진 근육, 두근거림, 밭은 호흡 등 몸적 신호는 “내가 무엇을, 왜 이토록 불안해하는지”에 관한 중요한 단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의미 있는 느낌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극소수다. 몸이 불안 치유의 열쇠라면, 왜 우리는 평소에 ‘몸’을 불안과 연결하여 바라보지 못할까? 우리는 왜 몸에서 멀어졌을까? 불안의 씨앗이 무의식적 차원의 ‘암묵기억(implicit memory)’에 새겨지기 때문이다. 암묵기억이란 몸에 저장된 과거의 감각과 단편적인 사고의 파편이다. 이 암묵기억은 신체활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몸 안팎의 위험신호에 반응하며 현재의 행동과 사고체계에 영향을 끼친다. 과거 경험이 충격적이거나 강렬했다면 암묵기억의 영향력도 커진다. 머리가 판단하기 전에 이미 몸이 생존모드에 돌입하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몰라”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같은 부정적 생각을 끊을 수 없는 이유다. 결국 불안이 곧 나 자신이 되고, 불안한 기분이 곧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된다.
지금 당장, 가장 빠르게 확실하게 불안을 달래는
SOAR 연습 : 감각하고, 관찰하고, 표현하고, 돌아보라
단순히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면, 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답은 몸의 소리 듣기(mindful somatic awareness)다. 몸의 소리 듣기란 몸이 내보내는 불안 신호를 알아차리고, 암묵기억 속 불안의 단서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어렵게 들린다면 걱정하지 마라. 이 책의 저자이자 수많은 내담자를 상담해온 심리상담전문가 미셸 블룸은 상담실이 아니더라도 ‘몸의 소리 듣기’를 언제 어디서든 쉽게 시도할 수 있는 SOAR 연습을 개발했다. SOAR 연습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감각하고, 관찰하고, 표현하고, 돌아보라.
지금 바로 불안을 달래주는 SOAR 연습
감각하라: 불안 때문에 멀어졌던 내 몸에 다가가기
관찰하라: 내가 공포에 반응하는 방식 파악하기
표현하라: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말할 수 있는가?
돌아보라: 순간의 불안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불안 탐구하기
감각하기(sensing)란 몸에 주의력을 집중해 현재 솟아나는 의미 있는 느낌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머리가 묵직하지는 않은지, 얼굴이 붉어지거나 목이 메지 않는지, 평상시 놓치던 몸감각에 주목한다.
관찰하기(observing) 단계에서는 알아차린 느낌들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무엇을 느끼든 당신이 옳다. 무엇이 느껴지는지, 색깔, 크기 등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핀다.
표현하기(articulating) 단계에서는 관찰하기를 통해 파악한 느낌을 입 밖으로 직접 소리 내어 표현해본다. 이를 통해 내가 공포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한다.
돌아보기(reflecting)란 자리에 앉아서 지금까지 경험한 의미 있는 느낌을 사색해보는 일이다. 감각이 내게 말을 건다면 어떤 말을 할지, 유독 강렬하게 떠오른 생각이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때 내 몸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찬찬히 반추한다. 이를 통해 불안의 근원과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1장에서 4장에 걸쳐 몸의 소리 듣기의 개념과 방법을 소개한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더라도 ‘잠시 멈추고 감각하기’ ‘발바닥에 닿는 지면 느끼기’ ‘호흡 회복하기’ ‘주변 살피기’ 등 일상에서 따라 할 수 있는 활동과 쉽고 친절한 설명을 통해 몸의 소리 듣기를 차근차근 익힐 수 있다. 특히나 SOAR 연습, 곧 감각하기, 관찰하기, 표현하기, 돌아보기 4단계만 기억한다면 특별한 도구 없이도 불안에 휩싸인 바로 그 순간, 그 장소에서 불안을 가라앉힐 수 있다.
불안에 빠진 뇌, 불안을 이기는 몸:
가장 근본적인 불안 치료법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몸에 집중하면 당장의 불안을 해소하더라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 않을까?” 불안에 관한 강연과 책을 보다 보면 늘 ‘유년기 기억’이나 ‘트라우마’가 등장한다. 과거의 경험을 살피는 작업은 불안 치유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무작정 ‘머리로만’ 과거를 반추한다고 해서 불안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불안은 애써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할 때 비로소 사라진다. 이것이 바로 몸중심 심리치료, 곧 소매틱 치료의 핵심이다.
소매틱 치료는 몸 하나만을 챙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좌뇌와 우뇌, 몸과 마음 모두의 통합과 균형을 지향한다. 신경계가 불안에 짓눌리면 부정적인 생각이 점점 핵심 믿음(core belief)으로 굳어진다. 불안을 지속시키는 낡은 사고방식과 대처법을 스스로 습관화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이중 알아차림(dual awareness)이다. 몸의 소리 듣기를 통해 이중 알아차림이 가능해지면 순간적으로 몰려오는 공포는 과거의 산물이라는 사실과, 나는 그때와는 다른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알아차릴 수 있다.
이 책의 5장과 6장에서는 이처럼 불안과 연결된 인지적 패턴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나아가 7장에서는 낡은 관계 맺기 패턴에서 벗어나 건강한 경계(boundary) 세우기를 연습하고, 8장에서는 유년기 애착과 효과적인 공동조절(co-regulation) 경험의 중요성을 탐색하며 나의 관계 맺기 방식을 더욱 깊이 이해한다. 9장에서는 놀이를 통해 삶의 여유를 즐기는 법을 배우고, 마지막 10장에서 치유의 법칙을 되새긴다.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치유의 길
불안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현재의 감각이며, 미래 예측에 끊임없이 영향을 끼친다. 불안 자체는 공포와 불안은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온 진화적 선물이다. 문제는 우리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불안이 도리어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시작된다. 몸적 시각을 통해 불안을 치유하는 과정은 곧 현재의 삶에 충실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지나간 과거에, 오지 않은 미래에 휘둘리지 않게 나를 적극적으로 지키고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
극도로 불안정한 오늘날, 누구나 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생계나 직업, 인간관계 등 무엇하나 보장되지 않으며, 점점 잔혹해지는 범죄는 공동체 전체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 나아가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역설적이게도 불안은 그만큼 우리 몸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증거다. 솔직한 태도로 용기와 인내를 가지고 불안의 여정을 시작하라. 불안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으로 나아갈 열쇠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40706754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1월 08일 | ||
쪽수 | 264쪽 | ||
크기 |
140 * 211
* 23
mm
/ 48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Mindful Somatic Awareness for Anxiety Relief/Blume, Michele 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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