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너머

선종필 승인 2023.09.18 21:23 의견 0

모닥불 너머

ㅅㅈㅍ

시들지 않는 꽃이 없나니
바래지 않는 사랑이 세상에 있으랴만
사랑이여
오늘은 더 또렷해지는 고독과
꽃잎 지고더 짙어진 그리움은 단풍 들고
가을의 숨통을 끊었던 마지막 폭설 속에
모닥불 너머 너울거리는 불멸이겠습니다

사랑이여
노을 처럼 져버린 그대를 두고
한순간 오롯이 다 타고 재가 된 불티 처럼
횃불을 내내 담고 살던 내 두 눈을 이제 끄고 나면
눈부시게 환한 달 한 척
은하수 한 켠 서러운 집시처럼 돛을 폅니다

그리움은 말이 없나니
아주 먼 내가 이미 져버린 노을을 두고
내내 지지않는 풍경같은 눈물이 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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