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윤 사진 글쓴이


독초인 지리강활, 천사와 함께 하다

 

  국립생물자원관 이병윤 과장      
   

 
 



   천사가 소개하고 보호하는 Angelica 식물
 
 

 
    ㅣ 바디나물 (소백산).
 
   리강활은 산형과(미나리과), Angelica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Angelica라는 이름은 천사(Angel)가 수도승의 꿈에 나타나 흑사병을 고칠 수 있는 재료로 이 속에 속하는 식물을 소개했다는 전설을 따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Angelica는 거룩한 하느님의 뿌리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약용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식물이며, 만병의 근원인 악, 마귀, 분노를 이겨내는 존재로써 대천사 미카엘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서양에서는 믿고 있다. Angelica 식물은 유럽에서 오랫동안 소화불량, 만성 기관지염, 발진티푸스, 여성의 부인병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4,000여년 이상 약재로 여러 종류의 Angelica식물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Angelica 식물

 

 
    ㅣ 지리강활 (지리산 거림골 세석).

 

    사의 꽃인 Angelica속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도 여러 종들이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 지리산 일대에 자란다하여 이름 붙여진 지리강활은 7월초부터 커다란 흰 꽃이 지리산 능선을 따라 피는데, 뿌리에 맹독성의 물질을 가지고 있는 독초다. 이러한 지리강활의 맹독이 주변의 악한 것들을 물리치는데 이용되는지는 몰라도 잎의 생김새가 식용인 바디나물과 비슷하여 바디나물로 오인하고 뿌리를 먹는 중독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Angelica속에 속하는 당귀, 천궁, 구릿대(백지), 강활, 바디나물(전호) 등의 한약재와 처녀바디, 궁궁이, 잔잎바디, 개구릿대, 왜천궁 등도 우리나라의 산야에서 자란다. 이들은 잎이 갈라지는 모양이나 꺾이는 정도, 꽃색, 열매 유관의 모양 및 수 등에 의해 분류되지만 전문가들도 쉽게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자연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리강활과 혼동되는 Angelica 식물


 

 

   리강활은 지리산에 주로 자라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학술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만주, 러시아의 연해주 및 사할린 지방과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고산지역에 무리지어 살고 있는 동아시아 고유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지리강활과 개구릿대를 많이 혼동하는데, 개구릿대는 잎을 감싸고 있는 엽초의 바깥 표면에 미세한 잔털이 빽빽하게 있으며, 한반도 중남부 지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종이다.

이름이 비슷한 강활은 전혀 다른 종류로 전체에 털이 거의 없으며, 잎줄기가 무릎처럼 수차례 꺾이는 형상을 보이는, 강호리라고 불리는 식물이다. 이와 달리 줄기가 대부분 자주색이며, 흰색의 꽃이 피고, 잎이 모이는 곳에 붉은 색의 반점이 있으면 지리강활로 식별하고 있다. 또 많이 혼동하는 바디나물은 꽃이 자주색인 특징을 보인다.

일부 자료에 의하면 지리강활의 뿌리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고 하는데 악취가 나지 않는 지리강활도 많으며, 잎이 모이는 곳에 붉은 색의 반점이 돌지 않는 지리강활도 간혹 산림에 있으니, 흰색의 꽃이 피는 천사 닮은 Angelica속 식물들은 식용하지 않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지리강활 (대암산).


   신상명세


 

국명  지리강활
다른 이름  개당귀, 남당귀
영명  unknown
학명  Angelica amurensis Schischkin in Schischkin & Bobrov, Fl. URSS. 17: 19. 1951.
분류  산형과(미나리과), 당귀속
분포/현황  백두대간 고산지역을 따라 지리산 능선까지 주로 분포하는 다년생 식물로 개체수가 충분히 많아 멸종의 염려가 없음.
중국 흑룡강성, 요령성, 길림성, 내몽고 지역 및 러시아 연해주와 우리나라의 백두대간에 주로 분포하고 있음. 러시아 사할린 지방에 분포하는 Angelica sachalinensis와 동일한 종으로 추정되나 이를 학술적으로 밝힌 논문은 발표되어 있지 않으며, 일본에서는 Angelica anomala(개구릿대)와 동일한 종으로 보고 있어 이들 종에 대한 지리 분포학적 연구가 필요함

  
 


 당귀 (선자령).

  지리강활 (대암산).

 

 

 

 

 

 

 

 

 

 

 

 

 

 

 

 

 

 

 

 

 

 

 

 

 

 

 

 

 

 


   
 

 

 

 

 

 

 

 

 

 

 

 

 

 

 

 

 

 

 

 

 

 

 

 

 

 

 

 

 

 

 

지리강활은 Angelica 속의 다른 식물과 어떻게 다른가?

● 지리강활은 줄기가 대부분 자주색이며, 흰색의 꽃이 피고, 잎이 모이는 곳에 붉은 색의 반점이 있으며, 비교적 고산지역에 생육하고 있다.

● 꽃이나 잎의 모양으로 지리강활을 식용인 바디나물과 구별하는 것은 전문가도 혼동이 있으므로, 자신의 주관에 따라 지리강활을 식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지리강활의 뿌리에 맹독성의 약용성분이 있어 극소량을 섭취하면 항암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멀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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