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북한 '정권수립 73주년'... 열병식 개최 전망

지난해 10월 1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해 10월 1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 73주년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8일자 노동신문 1면은 9.9절 관련 시리아와 파키스탄,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축전과 라오스 베트남 등 북한 주재 외교단의 화환 전달 소식으로 가득 찼다.

평양 곳곳에서 열린 다양한 기념행사 소식도 이어졌다.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중앙예술선전대가 전날(7일) 평양 낙랑구역에서 경축 공연을 했고, 옥류전시관에서는 제2차 전국 조각∙공예 축전이 개막했다.

또 조선직업총동맹은 정권수립 업적을 칭송하는 시∙노래 모임을 개최했다.

그 외에도 러시아와 노르웨이, 네팔,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 해외에서 정권수립 73주년을 기념하는 토론회와 사진 전시회 등이 이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규모 열병식 준비 동향 관측

북한이 9.9절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준비 상황이 포착된 것.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단계, 행사 당일 등을 포함해 면밀히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전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 당국 간 긴밀한 공조 아래 다가오는 열병식과 같은 북한의 대규모 행사 준비 동향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1일 오후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고고도정찰기 U-2S가 임무를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북한은 전날 밤 당 대회를 기념하는 군 열병식을 실시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 1월 11일 오후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고고도정찰기 U-2S가 임무를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북한은 전날 밤 당 대회를 기념하는 군 열병식을 실시했다

앞서 미국은 전날 오전 주한미군 정찰기(RC-12X) 3대를 동원해 대북 정찰 비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영태 동양대학교 석좌교수는 BBC 코리아에 "군 열병식은 주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한 북한의 대표적인 과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권력의 힘을 과시하는 동시에 내부 단합과 결속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정영태 교수는 "지난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천명한 이후 5년 단위로 관련 계획이 잡혀 있을 것"이라며 "2022년을 앞두고 그동안 발전시킨 새로운 군사 수단을 과시하려는, 특히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제고하는 하나의 기회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 10년 차, 보여줄 것은 이것뿐?

전문가들은 올해가 김정은 체제 10년이 되는 해로, 북한이 정치적 상징성을 찾기 위해 열병식을 진행할 것으로 이미 예측됐다고 지적했다.

올해가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도 아니고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제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체제 10년을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군사적 분야 밖에 없다는 것.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그동안 실질적인 전략무기를 많이 공개했고, 또 두 번씩이나 열병식을 개최하면서 선보일 새로운 무기는 사실상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많은 부분이 이미 예측된 만큼 열병식에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등장한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놀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김정은 체제 하에서 구축해온 주체무기들을 중심으로 내부 단합을 강조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열병식을 야간에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선 허접한 부분을 가리기 위한 것으로 "밤에 조명을 받으면 무기가 근사해 보이고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당일 새벽 열병식을 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8차 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을 진행했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하고 신형 ICBM 추정 무기를 공개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북한이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하고 신형 ICBM 추정 무기를 공개했다

신형 SLBM 등장 가능성?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SLBM으로 추정되는 '북극성-5호'를 공개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도 SLBM 등 전략 무기와 전술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SLBM 시험발사는) 2019년 북극성-3호 시험발사가 마지막"이라며 "지난해 10월, 올해 1월 열병식에서 SLBM 4호, 5호를 각각 형상(껍데기)만 보여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사일 개발을 목적으로 크기와 직경을 키우려면 로켓 모터도 함께 키워야 한다"며 "비용이 상당한 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SLBM을 선보인다면 새로 개발한 잠수함에 탑재가 가능하게끔 SLBM의 크기나 직경을 설계했을 확률이 제일 높다"며 "아직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지만 수중 사출까지는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사일을 완성한 것과 그 미사일을 쏘아 올려서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