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21>子夏曰, 大德이 不踰閑이면 小德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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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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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子張’의 제11장에서 子夏는 大德과 小德을 구별하여 사람이 먼저 큰 것을 확립하면 작은 일이 간혹 이치에 맞지 않더라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大德은 三綱五常(삼강오상)의 인륜을 말하니 大節(대절)이라고도 한다. 小德은 일상에서의 應待(응대)와 進退(진퇴) 등 작은 예절이니 小節이라고도 한다. 踰는 넘어섬이고, 閑은 출입을 막는 欄(란)이나 檻(함)과 같다.

유학은 大節이든 小節이든 모두 예법과 준칙에 맞아야 한다고 여기므로 子夏의 말은 유학의 가르침과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 그래서 옛사람은 ‘말에 폐단이 없지 못하다’고 했다. 자기 자신의 規律(규율)을 위주로 해서 말한다면 자하의 말은 疎漏(소루)할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을 쓸 때 큰 장점만 취하고 작은 결점은 무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하의 말도 옳을 듯하다. ‘衛靈公’편에서 공자는 ‘躬自厚而薄責於人(궁자후이박책어인)’하라고 가르쳤다. 자책은 후하게 해도 남에 대한 책망은 적게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공자는 ‘衛靈公(위령공)’에서 ‘君子는 不可小知而可大受요 小人은 不可大受而可小知也니라’라고 했다. 군자는 작은 일을 맡게 할 수는 없어도 중대한 일은 받게 할 수 있고 소인은 중대한 일은 받게 할 수 없어도 자잘한 일은 맡게 할 수 있다. 군자는 중대한 일을 전담해야 하기에 작은 일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朴世堂이 말했듯이 大德과 小德을 모두 갖추기 어렵다면 세세한 것을 살피느라 큰 것에서 잘못을 저지르느니, 차라리 큰 덕목을 세우고 작은 것은 버려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完人을 自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보면, 자하의 말은 소루하다기보다 매우 친절하다고 생각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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