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지렁이, 年 1억4000만t 곡물 생산…토양 생물다양성 중요"

땅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렁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스티븐 폰테 제공)
땅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렁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스티븐 폰테 제공)

[ESG경제=연합뉴스] 지렁이는 농약 등을 쓰지 않는 건강하고 비옥한 땅의 상징적인 존재다. 이러한 지렁이가 세계 곡물 생산량에 기여하는 비중이 6.5%에 달하며, 지렁이 덕분에 증가하는 세계 곡물 생산량이 연간 1억4,000만t이나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스티븐 폰테 교수팀은 27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지렁이의 세계 식량 생산 기여도 분석 결과 매년 세계 곡물 생산량의 6.5%, 콩류 생산량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렁이는 땅속 활동을 통해 토양 구조를 개선하고 물이 잘 저장되게 하며 유익한 유기물이 잘 섞이게 해 식물들의 양분 흡수와 성장을 돕는다. 또 식물 성장 촉진 호르몬 생성을 촉진하고 식물이 토양 병원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이를 통해 전체 식물 생산성을 약 25%까지 높인다는 추정치도 있다.

연구팀은 지역별 지렁이 풍부도, 토양 특성, 비료 사용률, 작물 수확량 지도 등과 문헌에 나타난 지렁이-작물 수확량 관계 등을 종합 분석해 지렁이가 전 세계 주요 작물의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폰테 교수는 "내가 아는 한 이번 연구는 한가지 토양 생물 다양성이 지구 전체 수준에서 인류에 제공하는 가치를 양적으로 밝히려는 첫 시도"라고 말했다.

지렁이, 곡물생산량 기여도는 아프리카 10% 남미 8%로 북반구보다 높아

분석 결과 지렁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곡물 생산량 10%,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 곡물 생산량 8% 등 전 세계 남반구 곡물 생산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폰테 교수는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 농민은 북반구 등 다른 지역 농민들보다 비료와 살충제 등이 부족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렁이 서식에 유리한 거름 등 유기물을 더 많이 사용하므로 지렁이의 기여도가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렁이의 농작물 생산 기여도는 쌀·옥수수·밀·보리 등 곡물 작물의 경우 세계 생산량의 6.45%(1억2,800만t), 대두·완두콩·렌틸콩 등 콩류는 2.3%(1,6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연간 1억4,400만t의 곡물이 지렁이 덕분에 더 생산되고 있는 셈이라며 이는 세계 4위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가 매년 생산하는 곡물의 양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폰테 교수는 "토양 생물 다양성은 역사적으로 저평가돼 왔는데 이번 연구로 건강한 토양이 농작물에 얼마나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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